1. 서 론
2. 연구대상지
3. 연구 방법
선택실험법
선택실험법을 이용한 다이빙 연구
국내 다이빙 관리방안 문헌
선택실험법 설계
분석 모형
여가전문화
설문 구성
4. 결과 및 토의
자료 수집 및 기초 통계
계량 모형 분석
한계지불의사액 추정
5. 요약 및 결론
1. 서 론
산호 서식지는 생태, 사회, 문화, 경제적 가치를 포함하여 여러 가지 혜택을 제공하는 보호가치가 높은 자연 자원이다(Pendleton 1995). 경산호(硬珊瑚, hard corals)는 수심이 얕으면서 깨끗하고 따뜻한 물에 서식하며, 산호초(coral reef)를 생성하여 탄산칼슘을 공급하고 해안을 보호한다(Pendleton 1995). 부드럽고 유연한 구조를 띤 연산호(軟珊瑚, soft corals)는 전 세계 산호초 서식지에 나타나며, 조간대부터 심해까지 걸쳐 서식한다(Bryce et al. 2018). 연산호는 플랑크톤을 먹이로 삼고 물살이 센 곳에서 번성하지만(Fabricius and Alderslade 2001), 생태적 특성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Bryce et al. 2018). 그동안 경산호는 면적이 클수록 어류가 많이 모이는 반면에 연산호는 구조가 약하고 방어 화학물질을 분비하기 때문에 다른 생물이 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Epstein and Kingsford 2019). 그러나 최근 조사(Epstein and Kingsford 2019)에 따르면 연산호 면적이 클수록 어류 종이 다양해지며 연산호 지역도 어류 쉼터, 먹이 제공 등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호 서식지는 대체로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그와 동시에 스쿠버다이빙(이하 ‘다이빙’)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장소이다. 다이빙은 생태계를 보전하면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활동이기 때문에 많은 해양보호구역에서 다이빙을 허용하고 있다(Day 2002; Portman 2007; Roman et al. 2007). 수중 경관을 감상하며 주관적 만족을 얻는 스쿠버다이버(이하 ‘다이버’)는 해양 생태가 잘 보존된 곳에서 다이빙을 하기 위해 여행비와 입장료 등의 경비를 지출한다(Dearden et al. 2006). 다이버의 효용은 생물다양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어업인이나 여가낚시인 등 다른 이해관계자에 비해 다이버는 규제 성격의 관리제도에 찬성하는 태도를 보인다. 예를 들어 해양보호구역 내 채취금지구역 설정에 찬성하고(de Andrade and de Oliveira Soares 2017), 미흡한 관리제도를 생태계에 위협이라 인식하며(Stevenson and Tissot 2013), 해양보호구역 지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Suman et al. 1999).
그러나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다이빙 활동도 해양생태계에 위협이 될 수 있다(Harriott et al. 1997; Rouphael and Inglis 2002; Walters and Samways 2001). 인도 서해안 말반(Malvan) 해양보호구역은 지정된 지 30년이 넘었지만 적절한 관리 수단의 부재로 산호를 만지고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는 등 무분별한 다이빙 활동이 이루어져 산호 훼손이 심각하다(De et al. 2020). 우리나라도 과거에는 다이버가 작살을 이용하여 어류를 포획하는 등 파괴적인 행동이 일상적으로 일어났으나, 최근에는 국외 선진 다이빙 문화를 접한 인구가 증가하면서 보전 인식이 증가하여 파괴적인 행동은 급감하였고 보전적인 행동을 이끌 관리방안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personal communication 2021).
동일하게 다이빙을 즐기는 집단 내에서도 관리방안에 대한 선호도가 달라지기도 한다. 다이버를 나누는 기준으로 여가전문화(recreational specialization)라는 개념이 있다. 여가전문화란 여가 활동의 일반적인 참여자가 특별한 참여자로 변화하는 행동의 연속과정이다(김과 오 2018; Bryan 1977). 다이빙 전문화에 따른 관리방안 선호도를 살펴본 선행연구는 일반적으로 통일된 결과를 보여주지는 않지만(Lucrezi et al. 2013) 다이버의 태도와 행동 그리고 새로운 관리 정책 선호나 지지 등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많은 연구에서 사용하였다(Anderson and Loomis 2011; Kirkbride-Smith et al. 2013; Oliveira et al. 2015).
제주도 서귀포 무인도서인 문섬과 주변 해역은 우리나라 최대 연산호 군락지이며, 생태계의 특이성과 다양성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해양보호구역 등으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적절한 관리제도의 부재는 다이빙 등의 레저활동으로 인한 생태계 훼손을 초래하였다(국토해양부와 해양환경관리공단 2012; 해양수산부 2004).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방문 인원 제한, 환경수용력 조사 등 여러 관리방안이 제안되었으나(국립공원연구원 2018; 씨캠 2016; 해양수산부 2004) 제도화되지 않고 있다. 소득 증대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내 다이빙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다이빙 활동지와 해양보호구역이 중첩되는 것을 고려했을 때 향후 다이빙 활동이 해양보호구역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다. 다이빙 활동으로 인한 해양보호구역 훼손을 방지하면서 동시에 다이빙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해양보호구역 내 다이빙 활동에 대한 관리제도 도입이 시급하다. 그러나 관리제도 도입을 위해 관리방안의 우선순위를 제시하거나 이용자의 수용성을 타진하는 연구는 부족하였다. 따라서 이 연구는 기존에 제안된 관리방안을 검토하고, 다이버를 대상으로 선호도와 수용성을 조사하고자 한다.
연구 목적은 문섬 해역 해양보호구역의 다이빙 활동으로부터 연산호 서식지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다이빙 가능 구역과 출입 제한구역을 구분하는 구역제를 중심으로 여러 관리제도를 제안하고, 이에 대한 다이버들의 선호도와 경제적 가치를 추정하여 수용성이 높은 제도 설계하는 것이다. 다이빙 관리제도는 다이버에게 이용 가치로 볼 수 있지만, 시장 가격이 형성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비시장재화 가치평가법인 선택실험법을 선정하였다. 이 연구는 다이버를 대상으로 선택실험법을 적용한 국내 첫 연구이며, 다이버를 해양 환경과 생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역할자로 보는 관점의 연구이다. 이 연구는 해양보호구역 보전을 위한 관리제도와 다이빙 활동을 잇는 연구라는 점에서 다이버를 주로 여가 참여자 관점에서 수행했던 국내 연구(강과 오 2015; 이와 홍 2018; 임 2018)나 전국민을 대상으로 연산호의 보전가치와 복원가치를 추정한 연구(박 등 2018a, 2018b)와 다른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 연구대상지
연구대상지인 문섬 해역은 연산호 군락지를 비롯하여 다양한 해조류와 저서무척추동물, 어류가 서식하여 생물다양성이 높은 곳이다(고 등 2008). 1988년부터 문섬의 수중관광이 보편화되었으며(좌와 이 2000), 특히 독특한 해중경관을 보기 위해 많은 스쿠버 다이버(이하 ‘다이버’)가 방문하고 있다. 문섬에는 연산호 분홍바다맨드라미(Scleronephthya gracillimum), 보호해양생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인 해송류와 금빛나팔돌산호(Tubastraea coccinea)가 서식한다. 고 등 (2008)은 문섬 암반 조하대에서 112종의 저서무척추동물이 서식하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서남해안 3개 섬과 비교했을 때 문섬에 서식하는 저서무척추동물의 개체 밀도와 생체량이 가장 높았다. 최 등 (2013)은 문섬에서 91종의 어류를 확인하고, 앞으로 아열대 어류의 출현빈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문섬 해역은 생태적 중요성을 인정받아 여러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해양수산부는 2002년 문섬, 범섬, 섶섬 일대 해역 약 13.7 km2의 연산호 및 해조류 군락 서식지를 체계적으로 보전 및 관리하기 위해 해양생태계보호구역으로 지정하였으며(이하 ‘문섬 해역 해양보호구역’) 이를 Fig. 1에 나타내었다. 지정 후 해양수산부는 관리기본계획을 2회 수립하고 해양보호구역 조사・관찰 및 국가해양생태계종합조사에 따라 산호 생태계를 조사하고 있다. 그 외에도 문섬 주변 해역은 문화재청 천연기념물, 서귀포해양도립공원,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중복 지정되어 있다. 그러나 생태계 조사 외에 체계적인 관리체계는 부재하며, 생태계 훼손을 줄일 수 있는 다이빙 활동으로 유도하는 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는 않다. 최근에는 해중경관지구로 선정되어 관광 진흥과 레저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이 2019)와 환경 문제 악화에 대한 우려(자연환경국민신탁 2019)를 동시에 받고 있다.
3. 연구 방법
선택실험법
비시장재화 가치추정법(non-market valuation methods)은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가치를 추정하는 방법으로 자연환경의 가치 및 관리제도의 가치를 추정할 때 사용한다. 진술선호법은 가상의 상황을 상정하여 대상 재화나 서비스의 가치를 응답자에게 직접 질문하여 답을 얻는 방식이다. 진술선호법에는 조건부가치측정법(Contingent Valuation Method, CVM)과 선택실험법(Choice Experiment, CE)이 있다. 조건부가치측정법은 추정하고자 하는 재화나 서비스를 하나로 묶어서 평가하는 반면에 선택실험법은 여러 속성으로 나누어 평가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Johnston et al. 2017). 선택실험법에서 응답자는 여러 가지 속성으로 구성된 대안 2–3개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연구자는 각 속성의 수준 변화에 따른 응답자의 선호를 알 수 있으며, 그 결과는 정책이나 관리제도에 활용할 수 있다(Emang et al. 2017).
선택실험법을 이용한 다이빙 연구
다이버를 대상으로 선택실험법을 적용한 국외 연구는 다수 있다. 선행연구는 해양보호구역이나 해양공원 관리에 따른 다이버의 선호(Emang et al. 2017; Sorice et al. 2007)나 기후변화의 영향(Rodrigues et al. 2016), 산호초의 경제적 가치(Parsons and Thur 2008)를 알아보기 위해서 선택실험법을 적용하였으며 이를 Table 1에 정리하였다. 각각 4–6개 속성을 사용하였으며 여러 연구에 공통으로 쓰인 속성은 다이빙 비용, 해양생물, 다이버 수이다. 다이빙 비용은 해양보호구역 접근 비용, 입수료 등 추가되는 비용으로, 비용이 증가할수록 응답자는 선호하지 않았다. 해양생물은 산호의 증가나 감소 또는 해양생물 수나 종의 다양성으로 나타내었으며, 해양생물이 증가하는 것은 선호하고 감소하는 것은 선호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타났고 일부 연구에서는 유의하지 않았다. 동시 다이버 수는 감소하는 것을 선호하였으나 일부 연구에서는 유의하지 않았다. 그 외에 다이빙 가능 면적, 수중 감시, 입수 전 교육, 수중 쓰레기, 수중경관 요소, 투명도 등이 속성으로 사용되었다. 다이버들은 다이빙 활동을 제한하는 관리방안을 대체로 선호하지는 않았지만 해양생물이 증가하는 조건에서는 제한을 받아들였다(Sorice et al. 2007).
Table 1.
Study | Site |
Payment (level range) | Marine life | Number of divers | Other |
Sorice et al. (2007) | MPAs in USA | MPA fee ($0–30) | Trip expectation | Decrease |
Area open to diving, diver supervision, coral reef education |
Emang et al. (2017) |
Sipadan MPA, Malaysia |
Daily permit fee ($12–198) |
Coral cover, fish diversity |
Increase or decrease | Litter pollution |
Parsons and Thur (2008) |
Bonaire National Marine Park |
Dive tag ($25–500) |
Coral cover, Species diversity | Not used | Visibility |
Rodrigues et al. (2016) |
MPA of Medes Islands, Spain |
Diving price (€30–110) |
State of coral, presence of jellyfish | Increase | Underwater landscape |
국내 다이빙 관리방안 문헌
여러 연구에서 문섬 해양보호구역이나 다이빙 관리방안을 제언하였다. 문섬 제1차 관리기본계획(해양수산부 2004)은 문섬과 범섬 주위 50 m를 핵심지역으로 지정하고 다이빙을 금지하는 제도를 제안하였다. 제2차 관리기본계획(씨캠 2016)은 휴식년제, 다이버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과 수중해설사, 다이버 전문화에 따른 단계적 접근 지역 설정, 초보자를 위한 체험장 조성 등을 제안하였다. 조사・관찰 보고서(국토해양부와 해양환경관리공단 2012; 해양수산부와 해양환경관리공단 2014)는 다이빙 인원 제한과 자연 산호 다이빙 포인트를 대체하는 인공 포인트 개발을 제시하였다. 국립공원연구원 (2018)은 해양환경에 영향을 최소화하는 에코다이빙 캠페인을 제안하였다. 이상은 문섬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고, 전국을 대상으로 한 연구인 홍 등 (2012)은 다이빙 포인트 휴식년제 도입을 제도 개선방안으로 제시하였다.
선택실험법 설계
선택실험법의 속성은 문섬 해역 해양보호구역의 해양생태계 보전과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도입할 수 있는 관리제도로 설계하였다. 앞서 언급한 문헌을 검토하여 다수의 연구에서 사용한 속성으로 후보 속성 목록을 작성하였다. 이후 다이버 및 다이빙 사업자, 전문가 등과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특히 후보 속성의 필요성과 수준의 실현가능성과 정책 효용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였다. 다이버들은 해양환경보전을 위해 국내에 국외 선진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동의했으나, 다이빙 사업자들은 제도가 도입될 경우 방문자 감소로 매출이 하락할 것을 염려하였다. 전문가들을 통해서는 기존 문헌의 제안 사항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이상의 의견을 반영하여 사전 조사에 사용할 6개의 속성을 선정하였다. 각 속성(수준)은 구역제(없음, 있음), 보전 교육(없음, 15분, 30분), 수중 감시(없음, 있음), 생물다양성(동일, 20% 증가, 50% 증가), 포인트 추가(없음, 교육장, 교육장과 인공어초), 이용료(3, 5, 10, 20, 30천원)이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 5월 온라인으로 사전조사를 실시하였다. 대상자를 다이버로만 한정하기 어려워 일반인도 포함하여 조사하였다. 조사에 응한 158명 중 9개 선택문항에 모두 답한 98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구역제, 보전 교육이 정(+)으로 유의했으나 수중감시는 유의하지 않았다. 생물다양성은 50% 증가 수준만, 포인트 추가는 교육장 수준만 정(+)으로 유의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최종 속성과 수준을 확정하였다.
최종 속성은 구역제(섬 휴식제), 보전 교육, 일일 입수 인원 제한, 연산호 면적, 다이빙 입수료 등 총 5가지이다. 첫째, 구역제(또는 구역관리제, zoning)는 해양보호구역을 여러 구역으로 나누어 각 구역에 이용 가능 행위 및 시기 등을 지정하는 제도로, 호주 대보초해양공원, 미국 등이 시행하고 있다. 구역제는 여러 이용 행위가 한 곳에 집중되지 않도록 분산시키고 핵심 생태지역의 접근을 제한하여 생태계를 보전하는 효과가 있다. 여러 국내 문헌이 휴식제라는 이름으로 구역제를 다이빙 관리제도로 제안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제1차 문섬 관리기본계획과 사전 인터뷰 의견을 참고하여 구역을 섬 전체로 설정하지 않고 일부를 지정하여 일시적으로 접근을 제한하는 제도로 상정하였다. 현재 다이빙이 섬 주변에 집중하여 이루어지고 있는데 구역제를 실시하면 이용을 분산시켜 섬 주변의 환경을 보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준은 각 구역에 접근할 수 없는 기간으로 제시하였으며, 없음(현재 상태), 6개월 시행, 1년 시행 등 3가지이다.
둘째, 보전 교육은 입수 전 문섬 해역의 해양생태계와 주의사항을 내용으로 제작한 교육영상을 시청하는 것이다. 다이빙 전 교육은 생태계의 중요성을 알리고 해양보호구역 내에 허용되지 않는 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보전 행동을 유도하는데 효과적으로 알려져 있다(Camp and Fraser 2012; Krieger and Chadwick 2013). 문섬 제2차 관리기본계획도 교육을 제안하였고, 사전 인터뷰에 참가한 다이버도 일부 다이버의 생물 채취와 같은 잘못된 행태를 지적하며 교육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하였다. 선행연구 중에서는 Sorice et al. (2007)가 교육 속성의 수준으로 30분과 60분을 사용하였으며, 현재 하와이 하나우마베이(Hanauma Bay)에서는 9분 영상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수준은 사전 인터뷰 의견수렴을 거쳐 없음(현재 상태), 15분, 30분 등 3단계로 설정하였다.
셋째, 일일 입수 인원 제한은 구역별로 하루에 입수할 수 있는 최대 다이버 수를 제한하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해양보호구역에서 시행되고 있는 인원 제한의 목적은 환경의 자정능력 내에서 이용하기 위함이다. 인원 제한은 문섬 조사・관찰 보고서에서 제안하였고, 여러 선택실험법 선행연구에서 사용되었다. 현재 문섬의 이용 강도와 환경수용력이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수준은 제한 없음(현재 상태)과 제한 있음으로 나누었다.
넷째, 연산호 면적은 다이버 접촉에 따른 연산호 면적의 증가 또는 감소를 나타낸다. 여러 선행연구에서 산호 등 해양생물의 증감을 속성으로 사용하였으며 이 연구에서는 문섬 해역의 대표적인 생물인 연산호를 선정하였다. 수준은 현재와 동일, 제한된 접촉으로 연산호 면적 15% 증가, 과다한 접촉으로 연산호 면적 15% 감소 등 3단계로 나누었다. 다이버의 부주의한 접촉으로 인해 연산호 면적이 줄어들고, 접촉이 줄어들면 면적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마지막으로 다이빙 입수료는 다이빙할 때 1인당 하루에 지불하는 입수료이며, 이 수익금은 지역을 관리하고, 생태계와 경관을 보전하기 위해 사용된다고 설명하였다. 입수료는 Table 1의 선행연구와 해외 해양보호구역의 입수료를 바탕으로 한 사전 인터뷰 응답을 근거로 수준을 3,000원, 5,000원, 1만 원, 1만 5,000원, 2만 원 등 5가지로 정하였다. 이상을 Table 2에 정리하였다.
Table 2.
Attribute | Description | Level |
Zoning (temporal closure) |
Implementation of zoning to restrict the access around Munseom, Seopseom, and Beomseom (within a 100-meter radius) in turns |
The period of access restriction: none*; 6 months; 12 months |
Conservation education |
Watching a mandatory educational video about the marine ecosystem and precautions in Munseom waters before diving |
The length of the video: none*; 15 minutes; 30 minutes |
Daily permit | Limit the maximum number of divers per day | No limit*; limited |
Coral area | Extent changes of the soft coral area due to diver contact |
Same as present*; 15% increase; 15% decrease |
Diving fee (in KRW) | A daily entry fee per person for diving in the Munseom MPA |
(0*); 3,000; 5,000; 10,000; 15,000; 20,000 |
위의 속성과 수준을 바탕으로 효율설계(efficiency design) 프로그램인 Ngene®을 이용하여 선택문항을 생성하였다. 36개의 문항을 6그룹으로 나누어 응답자 한 명이 6개의 선택문항에 응답하도록 하였다. 각 그룹은 응답자들이 고르게 분포되도록 하였다. 설문지에서 사용한 선택 예시문항은 Fig. 2와 같다.
분석 모형
선택실험법은 확률효용모형(random utility model)에 기반을 두며, 응답(i)자가 여러(J) 개의 선택 대안 중 효용을 극대화하는 대안을 선택한다고 가정한다(Hanley et al. 1998). 간접효용함수 U는 연구자가 관찰할 수 있는 결정된 선호(deterministic preference) V와 관찰되지 않는 확률적 선호(stochastic preference) ϵ로 나타낼 수 있다. V는 속성 벡터 X와 속성의 추정계수 β로 나타낼 수 있다(수식 1).
응답자 i가 대안 j를 선택할 확률은 수식 (2)와 같다.
이때 모든 오차항이 제1형 극단값 분포(type I extreme value distribution 또는 Gumbel distribution)를 따른다고 가정하면(McFadden 1974) 수식 (2)는 수식 (3)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확률적 선호가 IIA (Independence of Irrelevant Alternatives)를 따른다고 가정하는 모형이 조건부로짓모형(conditional logit model)이다. 반면에 IIA 가정을 완화하고, 응답자를 고려하여 속성의 계수를 추정하는 모형은 혼합로짓모형(mixed logit model 또는 random parameter logit model)이다(Train 2009). 또한 조건부로짓모형은 응답자의 평균 선호만 반영할 수 있는 반면에 혼합로짓모형은 선호의 이질성(preference heterogeneity)을 고려하여 최근에는 주로 혼합로짓모형을 사용한다(Hess et al. 2005; Train 2009).
선택실험법을 적용하는 관리제도 각각의 속성이 초래하는 변화를 한계 가치로 추정할 수 있다. 한계지불의사액(Marginal Willingness To Pay, MWTP)은 k번째 속성의 모수 추정치 ()를 화폐속성의 모수 추정치()의 음(-)의 값으로 나눈 값이다(수식 4).
여가전문화
여가전문화를 측정하는 여러 방법 중 하나는 한 문항으로 구성된 자가 측정법으로 응답자가 적극적(committed), 활동적(active), 초보적(casual) 참여자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법이다(Scott et al. 2005, 이하 ‘자가 측정법’). 이에 반해 McIntyre and Pigram (1992)와 Scott and Shafer (2001)는 여가 참여는 행동차원, 기술과 지식은 인지차원, 헌신은 심리적 차원이라 하여 3차원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제안하였다(이하 ‘다차원 접근법’). 추가적으로 Sorice et al. (2009)는 두 방법으로 측정한 여가전문화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음을 보였다. 이 연구에서는 다차원 접근법을 사용하려고 하였으나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해외 다이빙 활동이 어려워져 여가 참여 일수인 행동차원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자가 측정법을 사용한 코로나19 이전 설문 조사 결과를 활용하여(unpublished data 2019) 자가 측정법 결과와 상관관계가 높은 인지차원 문항을 여가전문화 척도로 사용하였다.
설문 구성
설문은 다음과 같이 구성하였다. 첫 번째 부분은 다이빙 방문 지역과 경력, 연간 다이빙 일수, 다이빙 동행자, 여가전문화, 자격증 등 다이빙 관련 질문으로 구성하였다. 두 번째 부분은 문섬 해역 방문 여부,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아는지 묻고, 문섬 해역 해양보호구역을 설명하였다. 이어서 선택실험법 속성과 수준을 설명하고 6개의 선택문항에 답하게 했다. 마지막으로 성별, 나이, 소득 등의 인구통계 특성을 물었다. 설문 문구는 연구자와 다이버 인터뷰, 사전조사 의견을 참고하여 수정하였고, 응답자가 응답하기 용이하도록 지도와 사진, 예시문항 등을 활용하였다.
4. 결과 및 토의
자료 수집 및 기초 통계
이 연구는 다이빙 관리방안의 선호를 알기 위한 것으로 다이빙에 대한 사전 지식이 필요하여 본조사는 다이버로 대상을 한정하였다. 다이빙 자격증을 소지하고, 1년 이상의 경력이 있는 사람 중 만 19세 이상을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했다. 현장조사와 온라인조사를 병행했으며, 현장조사는 2020년 7월부터 11월까지 제주와 강원도의 유명 다이빙 활동지에서 진행하였으며, 응답자가 설문지에 직접 응답하는 자기기입식으로 이루어졌다. 온라인조사는 2020년 7월 다이빙 동호회에 링크를 배포하였으며 참여자가 직접 접속하여 응답하였다. 온라인 설문지는 서베이몽키(surveymonkey.com)를 이용하여 구성하였다. 설문에 응답한 사람은 현장조사 87명, 온라인 246명 등 총 333명이었다. 이 중 선택실험법 6개 선택문항과 성별, 소득, 다이빙 여가전문화 질문에 모두 응답한 296명을 최종 분석자료로 사용하였다.
분석에 사용한 응답자의 인구통계 및 다이빙과 관련한 특성은 Table 3과 같다. 296명 중 온라인 응답자는 209명, 현장 응답자는 87명이었다. 여성 24%, 남성 76%로 남성이 많았다. 평균연령은 42세였으며, 소득이 500만 원 이상인 응답자 비율은 41%였다. 거주지는 수도권이 50%로 가장 많고 전국에 분포했다. 이는 다이빙 활동이 다이빙 장소 근처 지역에서만 소비하는 재화가 아니라 전국에서 소비하는 재화임을 뜻한다.
Table 3.
Category | Sub-category | Obs (%) | Category | Sub-category | Obs (%) |
Gender | Male | 226 (76) |
Monthly household income (in million KRW) | Less than 1 | 8 (3) |
Female | 70 (24) | 1–2 | 25 (9) | ||
Ages | 20s | 27 (9) | 2–3 | 47 (16) | |
30s | 87 (29) | 3–4 | 52 (18) | ||
40s | 115 (39) | 4–5 | 44 (15) | ||
50s | 66 (22) | 5–6 | 35 (12) | ||
Residence region | Seoul | 61 (23) | 6–7 | 23 (8) | |
Gyeonggi/Gangwon | 86 (33) | 7 | 54 (19) | ||
Jeju | 30 (11) | Diving year | 1–3 years | 46 (16) | |
Chungcheong | 15 (6) | 3–5 years | 43 (14) | ||
Jeolla | 20 (8) | 5–10 years | 71 (24) | ||
Gyeongbuk | 18 (7) | 10–15 years | 47 (16) | ||
Gyeongnam | 31 (12) | 15–20 years | 26 (9) | ||
Company | Alone | 16 (6) | Over 20 years | 63 (21) | |
Friends | 84 (29) | Highest license | Open water | 16 (6) | |
Family | 22 (8) | Advanced | 75 (25) | ||
Club | 122 (42) | Rescue | 26 (9) | ||
Education center | 39 (14) | Master | 51 (17) | ||
Etc. | 4 (1) | Instructor or above | 128 (43) | ||
Diving skill | Lack | 61 (21) | Diving knowledge | Lack | 63 (21) |
Similar | 161 (54) | Similar | 159 (54) | ||
Outstanding | 74 (25) | Outstanding | 74 (25) |
다이빙을 위해 최근 방문한 지역은 제주 43%, 강원 33%, 경북 12% 순으로 나타났다. 누구와 주로 동행하느냐는 질문에 동호회가 43%로 가장 많았다. 다이빙 경력은 1년 이상 5년 미만 31%, 10년 미만 24%, 20년 미만 25%, 20년 이상 21%였다. 가장 높은 레벨의 취득 자격증을 묻는 질문에 오픈워터 6%, 어드밴스드 25%, 레스큐 9%, 마스터 17%, 강사 이상이 43%로 나타나 응답자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단, 선행연구(강과 오 2015; 이와 홍 2018)에서 어드밴스드와 레스큐 자격증이 약 50%, 강사 자격증이 약 10–15%로 분포하였던 것과 비교하면 이 연구의 표본에는 숙련자가 상대적으로 많음을 알 수 있다.
여가전문화 질문인 ‘귀하의 다이빙 실력/지식을 다른 다이버와 비교한다면 어떻습니까?’의 응답 분포는 실력과 지식 모두 부족하다 21%, 비슷하다 54%, 뛰어나다 25%로 나타났다. 이 중 본인의 다이빙 실력과 지식이 모두 ‘뛰어나다’고 응답한 사람은 모두 65명(22%)이었다. 문섬 일대에서 다이빙을 한 적이 있는 응답자는 71%였으며, 전체 응답자 중 62%가 문섬 일대가 해양보호구역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이 연구에서는 문섬 해역이 다이버에게 충분히 알려져 있는 지역이고, 방문하지 않은 다이버의 경우 미래에 방문할 수 있는 옵션가치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여 문섬 방문 여부와 상관없이 응답자 모두를 대상으로 실증분석을 수행하였다.
계량 모형 분석
계량 모형은 제3장에서 언급한 조건부로짓모형과 혼합로짓모형을 둘 다 분석하여 크게 차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 혼합로짓모형 결과만 Table 4에 보고하였다. 연구에 포함된 속성 외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분석모형에 대안특화상수(이하 ‘asc’, alternative specific constant)를 포함하였다. 대안특화상수는 대안 A 또는 대안 B를 선택할 경우 1, 두 대안 모두 선택하지 않을 경우 0으로 입력하였다. 분석은 계량분석 프로그램인 STATA 16.0®를 사용하였으며 Halton 추출법 500회를 적용하였다. 모든 속성은 입수료를 제외하고 현재 상태를 기저로 하는 더미 코딩을 사용하였다. 관리제도의 실행 특성상 연속형 변수보다는 더미 코딩으로 분석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하여 연속형이 아닌 범주형 변수로 설정하였다.
Table 4.
Attribute | Variable | Model 1 | Model 2 | ||
Coef (SE) | SD of coef | Coef (SE) | SD of coef | ||
Zoning | None → 6-month closure | 0.7169# (0.264) | 2.5592# (0.318) | 0.7142# (0.260) | 2.4763# (0.309) |
None → 12-month closure | 0.2505 (0.281) | 2.6298# (0.283) | 0.2608 (0.276) | 2.5332# (0.279) | |
Education | None → 15 min | -0.0996 (0.257) | 1.7327# (0.233) | -0.1160 (0.255) | 1.7141# (0.238) |
None → 30 min | -0.0108 (0.266) | 1.7491# (0.258) | -0.0140 (0.262) | 1.6634# (0.253) | |
Daily permit | None → limited | 0.2071 (0.192) | 1.5465# (0.245) | 0.1944 (0.187) | 1.4693# (0.237) |
Coral area | Current → 15% increase | 0.2274 (0.212) | 2.5108# (0.273) | 0.2111 (0.207) | 2.4210# (0.269) |
Current → 15% decrease | -1.8548# (0.324) | 2.6028# (0.336) | -1.8320# (0.325) | 2.6255# (0.329) | |
Diving fee (thousand KRW) | -0.0830# (0.014) | -0.0819# (0.014) | |||
asc | 0.9315* (0.405) | 1.8422# (0.476) | |||
Male × asc | -1.1186# (0.318) | ||||
Income × asc | -0.7380# (0.275) | ||||
Specialization × asc | 1.1031# (0.335) | ||||
Model fit |
N: 5,328 Log likelihood: -1581.656 Pseudo-R2: 0.1515 |
N: 5,328 Log likelihood: -1568.0787 Pseudo-R2: 0.1443 |
모형 1은 속성과 asc만 포함한 기본모형이며 모형 2는 사회・경제적 변수를 asc와 상호작용 형태로 추가한 모형이다. 추가한 사회・경제적 변수는 성별, 소득, 여가전문화이며, 각각 남성, 소득 500만원 이상, 다이빙 실력과 지식을 묻는 질문에 모두 ‘뛰어나다’고 응답한 사람을 1로 하였으며, 나머지 응답은 0으로 하였다. 모형 적합도를 나타내는 pseudo-R2의 값이 모형 1은 0.1515, 모형 2는 0.1443으로 나타났다. 표준편차 계수가 두 모형의 모든 변수에서 1% 수준으로 유의하여, 개인의 선호이질성을 고려하는 것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형 1을 분석한 결과, 입수료와 구역제 6개월 시행, 연산호 면적이 현재보다 15% 감소 변수가 1% 수준에서 유의했고, asc는 5% 수준에서 유의하였으나 다른 변수는 유의하지 않았다. 입수료 변수의 부(-)의 계수는 응답자에게 입수료가 증가할수록 효용이 낮아지는 것을 뜻하며 일반적으로 가격이 높을수록 효용이 낮아지는 상황과 같이 합리적이라 할 수 있다. 대안특화상수인 asc가 정(+)의 값으로 유의한 것은 응답자가 현재 상태보다 대안, 즉 관리 프로그램을 선호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각각의 속성을 살펴보면, 구역제 6개월 시행은 응답자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선호(+)하였으나 12개월 시행은 유의하지 않았다. 이는 구역제를 6개월 단위로 시행하면 다이빙 활동에 제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응답자는 제도 시행의 취지를 공감하고 있으며 응답자 효용의 총합은 증가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대체 다이빙 장소가 있기 때문에 다이빙 제한으로 인한 효용 감소가 크지 않을 수 있으며 폐쇄기간 이후 수중경관의 질이 높아질 것을 예상하여 효용이 증가했을 수 있다. 그러나 12개월 시행이 유의하지 않은 것은 폐쇄기간이 길어지면 다이버가 구역제를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산호 면적의 경우 응답자가 현재보다 15% 면적이 감소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면적 15% 증가 변수는 유의하지 않았다. 면적 증가보다 감소에 민감한 비대칭의 원인은 현재 상태의 산호 면적을 이미 보유한 것으로 생각하여 면적이 추가되는 것보다 손실되는 것을 회피하고자 하는 보유효과(endowment effect) 또는 손실회피(loss aversion)로 추측할 수 있다(Plott and Zeiler 2005). 또는 산호 면적이 현재 상태보다 증가하는 것이 응답자의 효용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은 현재 산호 면적이 충분하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보전 교육 속성은 15분과 30분 변수 모두 응답자가 선호하지 않았고(-)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일일 입수 인원에 제한을 두는 변수는 정(+)으로 나타났으나 유의하지 않았다. 두 관리방안은 수용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향후 도입을 고려한다면 교육 시간을 줄이거나 환경수용력 연구을 산정하여 입수 인원 제한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는 등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추가적인 방안 모색이 필요할 것이다.
모형 2를 분석한 결과, 모형 1과 동일한 변수의 경우 부호와 유의수준은 거의 동일하였고, 새로 추가한 세 가지 상호작용은 모두 1% 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계수를 해석하면 남성보다 여성이, 소득이 500만원 이상보다 미만인 응답자가 관리 프로그램을 선호하였다. 선행연구에서 성별이나 소득은 연구에 따라 유의하지 않거나 유의하더라도 부호가 다른 경우가 있었다(김 등 2021; Rodrigues et al. 2016; Sorice et al. 2007). 다이빙 전문화가 낮은 응답자보다 높은 응답자가 관리 프로그램을 선호하였다. 전문화가 높을수록 생물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친환경 행동과 태도를 보이며, 해양 생태 지식이 높아 관리제도를 지지한다는 선행연구 결과와 일치한다(Dearden et al. 2007; Ong and Musa 2012 등). 전문화가 높을수록 관리제도를 선호하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관리제도를 시행할 때 여가전문화를 고려하여 시행 전략이나 파트너십 등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반대되는 결과나 유의하지 않다는 연구도 있으므로(Lucrezi et al. 2013) 일반화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한계지불의사액 추정
한계지불의사액은 각 변수의 계수를 입수료 계수로 나눈 것으로, 응답자의 선호를 화폐단위로 나타낸 값이다. 각 한계지불의사액의 의미는 다른 속성은 변하지 않고(ceteris paribus) 해당 속성에 대해 응답자가 지불할 용의가 있는 금액이다. 모형 1과 모형 2의 한계지불의사액은 크게 다르지 않았으며 모형 1을 기준으로 6개월간 구역제 시행은 8,637원(95% 신뢰구간 497–16,951원), 산호 면적 15% 감소는 -2만 2,345원(95% 신뢰구간 -37,641–-7,114원)으로 나타났다.
구역제의 총지불의사액(aggregate WTP)은 한계지불의사액에 문섬을 방문하는 연간 다이버 수를 곱하여 계산할 수 있다. 공식 통계는 없으나 남 등 (2018)은 서귀포 해역 연간 방문 다이버 수를 2019년 기준 3만 명으로 추정하였고, 이 연구는 최(개인교신)의 의견을 따라 3만 명 중 90%가 문섬 해역을 방문하는 것으로 가정하였다. 1인당 약 8,637원의 한계지불의사액에 문섬 다이버 수 2만 7,000명을 곱하면 구역제의 총지불의사액은 연간 약 2억 3,320만 원이다. 총지불의사액의 크기를 가늠하기 위해 해양보호구역 예산과 비교하였다. 2019년 해양보호구역과 연안습지보호지역 총 28곳의 연간 관리사업 예산이 29억 5,000만 원이었다(박 등 2019). 보호지역 한 곳의 예산이 약 1억 원이라 할 때 총지불의사액의 크기가 작지 않음을 알 수 있다.
5. 요약 및 결론
이 연구는 문섬 해역에 일시적인 출입 제한구역인 구역제가 도입되었을 때의 상황을 가정하여 다이버의 선호를 선택실험법으로 추정하였다. 다이빙을 하기 위해 지불하는 입수료로 추정한 결과, 구역제 6개월 시행의 한계지불의사액은 1인당 약 8,637원, 연산호 면적 15% 감소는 -2만 2,345원으로 도출되었다. 구역제와 더불어 다이빙 관리제도인 보전 교육, 일일 인원 제한도 함께 선택실험법 속성으로 넣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다이빙 기술과 지식이 높을수록 관리제도 시행을 선호하였다. 이는 응답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제도가 구역제 6개월 시행이고 연산호 면적 감소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구역제 도입을 높은 우선순위로 제안할 수 있다. 다른 관리제도는 현재 다이버가 즉각적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으나 관리제도로 인해 연산호 면적 감소를 막을 수 있는 것을 보여준다면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이빙 숙련 정도에 따라 관리 전략을 다르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육상에서는 국립공원 휴식년제 및 제주 오름 입장 금지가 시행되고 있고, 갯벌에서는 최근 갯벌휴식구역 제도의 밑바탕이 마련되었다. 해양보호구역에서는 제5차 해양환경종합계획(해양수산부 2021)에서 필요성을 제안한 단계이다. 이 연구의 결과는 해양보호구역 내 출입을 시・공간적으로 제한하는 구역제가 도입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다이버는 문섬 해양보호구역을 이용하는 주된 이해관계자이자 입수료를 직접 지불해야 하는 주체이다. 이들이 선택실험법에서 구역제 6개월 도입을 선호했다는 것은 구역제가 타 관리방안에 비해 다이버에게 수용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그 외 이 연구에서 다루지 않았지만 제도 도입을 위해서는 지역 다이빙 사업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의 의견 청취가 필요할 것이다. 특히 이전에 섬휴식제 도입을 시도했을 때 다이빙 사업자가 구역제 도입으로 인한 수입 감소를 우려한 적이 있기 때문에(해양수산부 2004) 구역제를 시행하더라도 충분한 소통을 통한 의견 수렴과 지역 관광 수입을 유지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Brown et al. 1997).
이 연구를 통해 다이버가 구역제를 받아들일 만큼 인식이 높아졌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다이버는 산호 면적이 감소하는 것을 가치가 감소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도입하고자 하는 관리제도가 산호 감소를 막는다는 근거를 제시한다면 다이버의 수용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산호의 면적과 건강성을 유지하는 것은 다이버의 효용을 높일뿐만 아니라 해양보호구역의 목적이기도 하다. 따라서 향후 해양보호구역 관리정책은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성숙한 다이빙 문화가 정착하도록 유도하고 다이버를 정책 동반자로 규정하고 협력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연구는 다이버 효용에 초점을 맞추어 선택실험법을 설계하였기 때문에 지역주민과 낚시인 등 다른 이해관계자의 선호도와 의견이 반영되지 못하였다는 것과 일부 선택실험법 속성이 등간격이라는 한계가 있다. 또한 선택실험법의 일부 속성이 유의하지 않았는데, 이는 연구의 한계점인 동시에 선진 다이빙 관리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다이버를 설득할 근거가 더 필요함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