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2. 우리나라 연안침식관리 법제
연안침식관리구역의 지정
연안침식관리구역 내 행위제한
매수청구권
소결
3. 프랑스 연안침식관리법제
연안지역 보호를 위한 도시계획 차원의 단계적 관리
연안선 후퇴에 대한 영토 적응
소결
4. 프랑스 연안침식관리 법제의 시사점
5. 결 론
1. 서 론
해안선은 파도, 조류, 해류의 변화 또는 해수면 상승과 같은 자연적 요인과 연안지역의 인공구조물과 같은 인위적인 요인에 의해 끊임없이 변화한다. 최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온난화를 넘어 “지구 열대화(Global boiling) 시대가 도래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The Guardian 2023).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 연안침식이 활발해지고 따라서 해안선이 육지방향으로 후퇴하게 된다. 지구온난화는 해수면 상승뿐만 아니라 수온도 함께 상승시키기 때문에 태풍의 세력이 강해지고 파력과 파고의 증가로 연안침식이 급격히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변에 작용하는 파력을 감소시키기 위해 구조물(이안제 등)을 설치하고 있지만, 문제는 그 후면에 위치한 연안은 침식과 퇴적 작용이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연안지역에 침식을 막기 위해 설치한 구조물 외에도 연안경관을 누리기 위해 시행되는 무분별한 개발 역시 연안침식의 요인이 된다. 연안경관을 둘러싸고 세워진 인공구조물에 의해 연안의 지표가 깎이거나 모래 등이 유실되는 연안침식이 급격히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연안재해가 발생할 우려 또는 발생 빈도가 높아질 우려를 양산한다. 따라서 연안지역 주민의 안전 및 자연환경 보호를 위하여 도시계획적 차원의 체계적인 해안선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특히 삼면이 바다에 접하고 있어 해안선의 길이가 길고 국민의 27%가 연안역에 거주하고 있으므로 연안관리가 국토관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우리 정부는 연안통합관리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연안환경의 개선등을 위한 연안정비사업을 시행하게 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으로 연안을 보전·이용하기 위하여 1999. 2. 8. 「연안관리법(법률 제5913호)」을 제정하였다. 동 법률은 제정 당시 연안정비사업 즉 연안재해로부터 연안을 보호하고 재해로 훼손된 연안 정비, 연안 보전 및 개선, 그리고 친수공간 조성에 대해 규정하였다(법 제2조제4호). 그러나 이러한 연안정비사업만으로는 연안침식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국회는 2013년 동 법률의 개정을 통하여 연안침식이 심각한 지역을 연안침식관리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제20조의2) 지정구역 내 건축물 및 그 밖의 인공구조물의 신축·증축 금지, 공유수면 또는 토지의 형질변경 행위, 바다모래 규사 및 토석의 채취행위, 그 밖에 연안침식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제한하는 규정(제20조의5)을 신설하였다.
프랑스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해안의 도시압력 증가와 연안침식으로 인한 해안선 후퇴 문제를 겪고 있다. 프랑스 연안지역에 전국 평균 인구밀도의 2.5배가 밀집해있으며 해안의 22퍼센트에 해당하는 2만 킬로미터의 해안이 연안침식의 영향 아래 놓여있다. 프랑스는 이에 대처하기 위하여 자연해안 보전을 위해 만조수위선으로부터 최소 100 m 내에서는 건축물 신축을 규제하고 재해위험도가 높은 해안재산은 강제 수용도 가능하도록 하는 등 해안선 관리를 위한 강력한 정책 수단을 마련하는 한편, 해안선 후퇴에 적응하기 위한 새로운 유형의 임대차를 규정하기도 하였다. 해안선 후퇴 속도는 연간 평균 50 센티미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Secrétariat d’Etat Chargé de la Mer 2023).
이처럼 연안침식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연안침식구역에 한정할 것이 아니라 해당 지역의 도시계획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런데 선행연구는 주로 2013년 법률개정 전 연안침식관리구역 지정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한국해양수산개발원 2013)와 영국, 미국, 일본 사례에 한정되어 있다(한국법제연구원 2002). 한국해양수산개발원 2017년 연구는 프랑스 사례에 대한 언급이 있으나 그 내용은 프랑스 연안침식 대응정책에 관한 것으로서 프랑스 법제에 대한 체계적인 검토의 필요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와 프랑스의 연안침식 대응 법제를 검토함으로써 도시계획 측면에서 우리 연안관리법제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2. 우리나라 연안침식관리 법제
우리나라는 「연안관리법」제3장의2 ‘연안침식관리구역의 지정ㆍ관리 등’에 따라 연안침식이 심각한 지역에 대해 임의적 개발행위를 제한하기 위하여 연안침식관리구역으로 지정ㆍ관리하고 이에 대한 연안정비를 우선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연안침식관리구역의 지정
해양수산부장관은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역주민의 의견을 듣고,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한 후 중앙연안관리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연안침식이 빠르게 진행 중이거나 이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여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구역을 핵심관리구역으로 지정하고 이와 맞닿은 지역 등을 완충관리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법 제20조의2). 해양수산부장관은 관리구역을 지정한 때에는 지체 없이 해당 지역의 명칭, 위치, 범위, 그 밖에 해양수산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관보에 고시하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에게 통보하여야 한다(동조 제4항). 연안지역의 지방자치단체장은 관할 연안을 관리구역으로 지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 해양수산부장관에게 관리구역의 지정을 요청할 수 있다(동조 제5항). 이때 관리구역 지정은 연안실태조사 결과를 참고하여 (i) 연안침식으로 인하여 토지, 바닷가 또는 제방, 도로 등 시설물의 기능을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운지, (ii) 연안보전을 위한 연안정비사업 후에도 연안침식이 계속 진행되는지, (iii) 공유수면 매립을 수반하는 개발사업의 시행으로 장래에 연안침식 피해 발생이 우려되는지를 기준으로 파도, 조류, 해류, 바람, 주변지형 및 토사(土砂)의 이동 특성 등을 고려하여 지정한다(동법 시행규칙 제6조의2). 연안침식관리 구역으로 지정하였다 하더라도 연안침식에 따른 피해 발생 위험이 현저히 감소하거나 항만 건설사업 등 대규모 국책사업으로서 국가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공익상 필요한 지역 또는 군사상 불가피한 지역에 대해서는 관리구역 지정을 해제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
연안침식관리 구역으로 지정되면 해양수산부장관은 관리구역 내 침식 피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연안의 보전ㆍ이용 및 개발 실태조사, 관리구역 내 침식원인 및 피해조사, 침식방지 및 복구대책을 포함하는 관리계획을 수립ㆍ시행할 수 있다(법 제20조의4).
연안침식관리구역 내 행위제한
핵심관리구역으로 지정되면 동법 제20조의5에 따라 연안정비사업을 제외하고 (i) 건축물, 그 밖의 인공구조물의 신축 및 증축, (ii) 공유수면 또는 토지의 형질변경 행위, (iii) 바다모래·규사 및 토석의 채취행위, (iv) 입목(立木)ㆍ대나무의 벌채 또는 훼손, (v) 사구 식생(砂丘 植生)을 훼손 또는 변형하는 행위가 제한된다. 또한 완충관리구역에서 위 제한행위가 핵심구역의 침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동 행위를 제한할 수 있다. 다만 해안사방사업이나 자연재해의 예방 및 복구를 위한 활동 및 구호 등에 필요한 경우, 자연공원법에 따라 공원사업의 시행 및 공원시설의 설치가 필요한 경우 그리고 공익상 또는 군사상 불가피한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한 경우에 해당하고 해양수산부장관 또는 시ㆍ도지사의 승인을 방은 경우에는 핵심관리구역 내에서 위 제한행위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러한 제한은 국민의 재산권 제한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법률로써 명확히 규정하여야 한다. 완충관리구역 내 행위제한은 법률에서 대통령령으로 위임하고 있으므로 법률에 근거하고 있다. 「연안관리법」제20조의5 제2항에 따라 완충관리구역 내 행위제한을 하려는 경우에는 미리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협의하여야 하며, 행위제한을 한 경우에는 그 내용을 고시하여야 한다(동법 시행령 제10조의3). 관리구역 내 행위제한 위반 자에 대해서는 그 행위의 중지 및 원상회복 명령, 대집행,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법 제20조의6, 제20조의8, 제38조의2).
또한 해양수산부장관 및 지방자치단체장은 연안침식으로 인하여 인명ㆍ재산상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관리구역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일정한 기간을 정하여 출입을 제한할 수 있다(법 제20조의7).
매수청구권
「연안관리법」제34조의5는 토지등의 매수에 관하여 규정함으로써 관리구역 내 행위제한에 따른 재산권 침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연안침식관리지역의 보호 및 리스크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해양수산부장관 및 지방자치단체장은 관리구역의 연안침식을 방지하거나 침식된 해안을 복구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관리구역에 있는 토지ㆍ건축물, 그 밖의 물건 및 광업권ㆍ어업권ㆍ양식업권 등의 권리를 그 소유자와 협의하여 매수할 수 있다. 이때 매수가격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산정한 가격에 따르게 된다.
한편 연안침식관리 구역으로 지정되면 위 행위제한에 따른 재산권 침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국민의 안전 및 환경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하더라도 재산권 침해를 최소한으로 하는 수단을 선택하여야 하며 두 법익 사이의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따라서 관리구역에 있는 토지등의 소유자가 관리구역의 지정으로 인하여 토지등의 효용이 현저히 감소된 경우 해양수산부장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장에게 그 토지등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때 (i) 소유자(그 상속인을 포함한다)가 연안침식관리구역 지정 당시부터 연안침식관리구역 안에서 계속 소유한 토지등이고, (ii) 연안침식관리구역에서의 행위제한으로 해당 토지등을 사실상 사용 또는 수익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iii) 토지의 경우에는 토지의 매수를 청구할 당시 토지를 연안침식관리구역 지정 전의 지목대로 사용할 수 없어 매수를 청구한 날의 해당 토지의 개별공시지가가 그 토지가 있는 읍ㆍ면ㆍ동에 지정된 연안침식관리구역의 같은 지목의 개별공시지가 평균치(그 토지가 있는 읍ㆍ면ㆍ동에 지정된 연안침식관리구역에 같은 지목이 없는 경우에는 그 토지에 인접한 같은 지목의 개별공시지가)의 50퍼센트 미만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매수청구를 받은 해양수산부장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장은 이를 매수하여야 한다.
소결
「연안관리법」의 개정으로 연안침식관리구역 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연안침식관리구역의 지정과 해당 구역 내 건축을 포함하여 침식 유발 행위를 제한함으로써 연안침식에 노출된 구역에서 해안선 후퇴가 가속화되는 것을 예방하고 연안침식의 영향으로부터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연안관리법」 제34조의5 및 제34조의6에 근거하여 연안재해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연안재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연안재해위험평가를 매년 실시하고, 재해 발생 위험이 높은 토지를 국유화함으로써 해당 구역에 대한 보다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연안침식관리구역 즉 ‘연안침식이 빠르게 진행 중이거나 이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여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구역’의 지정기준으로 규정된 것은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연안침식으로 인하여 토지, 바닷가 또는 제방, 도로 등 시설물의 기능을 더이상 유지하기 어렵거나, 연안보전을 위한 연안정비사업 후에도 연안침식이 계속 진행되는 경우, 공유수면 매립을 수반하는 개발사업의 시행으로 장래에 연안침식 피해 발생이 우려되는 경우 등이 해당된다. 그리고 이러한 기준에 따라 핵심관리구역과 완충관리구역으로 나누고 있는데 구별기준 자체가 명확하지 않다. 즉 법문의 ‘빠르게’라는 표현은 상대적인 것으로 그 자체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할 수 없다. 또한 연안침식이 ‘빠르게’ 진행된다는 것이 어느 정도인지 법문의 표현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하위법령에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 따라서 비교적 근접한 또는 직접적인 재해 위험에 노출된 때에서야 연안침식을 예방하고 관리하게 되는데 이러한 사후관리 방식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물론 연안침식관리구역으로 지정하지 않더라도 자연해안의 효과적인 보전과 연안환경의 기능 증진 등을 위하여 중앙연안관리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5년 단위로 자연해안선의 길이 등 자연해안에 대한 관리목표를 설정하고, 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자연해안 복원사업을 실시할 수 있다(동법 제32조). 그러나 우리나라가 추진하고 있는 연안정비사업은 주로 침식방지기법 통하여 침식을 방지하자는 것(해양수산부, 2021)인데 이러한 방식은 인공구조물 후면에 발생하는 침식과 퇴적의 문제가 여전히 남게 된다. 연안구조물에 의한 침식방지 대책으로는 연안침식에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연안침식 및 해안선 후퇴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처를 위해서 도시계획적 차원에서 연안지역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3. 프랑스 연안침식관리법제
연안지역 보호를 위한 도시계획 차원의 단계적 관리
프랑스는 해안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과 연안침식 또는 해양침수로 인한 해안선 후퇴에 직면하여 1986년 1월 3일 「연안정비, 보호 및 개발에 관한 법률 제86-2호(Loi n°86-2 du 3 janvier 1986 relative à l'aménagement, la protection et la mise en valeur du littoral)」을 제정함으로써 연안 경관 및 해안선 보존과 경제발전을 조화시키고자 하였다. 다만 주의할 것은 동 연안법(loi littoral)의‘연안’은 법적 개념으로서가 아니라 지리적 실체로서 연안을 의미하는 것으로(Roland 1996), 동 법은 바다와 접한 1,200개 이상의 꼬뮌(프랑스 기초지방자치단체, 이하 같음)뿐만 아니라 큰 호수, 강어귀, 삼각지에도 적용된다는 것이다(Ministère de la Transition écologique et de la Cohésion des territoires, Ministère de la Transition énergétique 2022). 연안관리에 관한 기본법의 성격을 가지는 동 연안법은 제정 당시 연안 정비와 보호(제1장), 공유수면 및 하천 관리와 해변 규제(제2장), 해외영토에 적용되는 규정(제3장) 등으로 구성되었다. 현재는 많은 규정이 삭제되고 남은 규정은 「도시계획법전(Code de l'urbanisme)」과 「환경법전(Code de l'environnement)」에 편입되었다. 「도시계획법전」은 해안 근접도에 따른 단계적 보호를 규정하고 있다. 연안에 접한 꼬뮌 영토 전체는 도시의 무분별한 확산을 막기 위하여 기존에 도시화 된 지역과 연속성을 가진 범위 내에서 도시화 확장을 실현할 수 있다(제L121-8조). 그리고 해안에서 가까운 공간은 제한된 도시화 확장이 가능하다(제L121-13). 마지막으로 해안 100 미터 구역에서는 수역에 근접해야만 하는 활동을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건축이 금지된다(제L121-16조). 또한 동법은 연안지역의 주목할만한 공간에 대한 보호를 규정하고 있다(제L121-23조).
연안 접경 꼬뮌 : 밀집지역 ‧ 마을과 연속성을 가진 도시화 확장
「도시계획법전」제L121-8조 제1항은 연안에 맞닿은 꼬뮌(이하 연안꼬뮌이라 한다.)은 이미 존재하는 밀집지역(agglomération) 및 마을(village)과 연속성을 가지는 범위 내에서 도시화 확장 원칙을 정하고 있다. 제L121-8조 상의 밀집지역의 의미는 도심을 포함하여 상대적으로 인구밀도가 높은 중심지역을 구성하는 도시 특성 전체로 정의된다. 따라서 도시(ville)는 밀집지역에 해당되지만 마을 외곽에 위치한 아파트나 밀집도가 없는 마을(CE, 3 juillet 1996, N°137623), 마을 외곽에 흩어져 있는 건축물(CE, 26 octobre 2001, N°216471)들은 밀집지역에 해당하지 않는다. 마을은 전통적인 핵심지역을 중심으로 오랜 시간 동안 구성된다. 교회, 빵집, 식료품 가게 등의 상점, 공공서비스와 같은 마을 자체적으로 충분히 집단생활을 할 수 있는 장소들을 갖추고 있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프랑스 최고행정법원(Conseil d’Etat)은 캠핑이나 분양을 위한 마을은 ‘village’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CE, 3 juillet 1996, N°137623).
그런데 「주택, 개발, 디지털 변화에 관한 2018년 11월 23일 법률 제2012-1021호(Loi n°2018-1021 du 23 novembre 2018 portant évolution du logement, de l'aménagement et du numérique, loi ELAN)」제42조에 의해 신설된 동법전 제L121-8조 제2항은 여러 꼬뮌들 차원에서 공간 조직과 영토의 주요 개발 방향을 결정하는 도시계획 문서인 영토종합계획(Schéma de cohérence territoriale, SCoT, Cerema 2021)과 지역도시계획(Plan local d'urbanisme, PLU)에 의해 확인된 밀집지역과 마을 외에 ‘이미 도시화된 구역(les secteurs déjà urbanisés)’ 내에서 주거 ‧ 숙박, 공공서비스 개선을 위하여 건축 및 시설을 허가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연안꼬뮌 내 건축가능성을 확대하였다. 이미 도시화된 구역과 도시화되지 않은 구역의 구분은 도시화 밀집도, 연속성, 교통 경로 및 식수 ‧ 전기 ‧ 위생 ‧ 폐기물 수거를 위한 공공서비스 접근망을 기준으로 한다.
프랑스 하원의원들은 에랑법(loi ELAN) 제42조가 환경헌장 제1조, 제2조, 제5조의 환경권, 환경보호의무, 사전배려원칙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사전적 위헌법률심사를 헌법재판소에 제청하였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동조항이 아래에서 검토할 연안 100 미터 존 및 해안에서 가까운 공간에서의 건축 및 시설 허가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고, 기존의 건물을 확장하거나 용도를 변경하는 효과를 가져오는 허가를 배제한 점, 그리고 자연 ‧ 경관 ‧ 지형 데파르트망위원회(Commission départementale de la nature, des paysages et des sites)의 의견청취 절차를 두고 있으며, 해당 건축 및 시설이 환경이나 경관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경우 허가를 거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을 근거로 헌법에 합치한다고 판단하였다(Décision n°2018-772 DC du 15 novembre 2018).
한편, 최고행정법원(Conseil d’Etat)은 ‘도시화 확장(extension de l'urbanisation)' 개념과 관련하여 도시화되지 않은 구역 내에 건축을 개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도시화 된 지역의 유의미한 밀집도 증가(CE, 11 avril 2018, n°399094) 역시 도시화 확장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판례는 풍력발전기, 태양광판, 화력발전소 등을 도시화 확장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으며, 지역 외관의 변형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고 연안 경관의 보호를 목적으로 한다는 입장이다(Ministère de la Transition écologique et de la Cohésion des territoires 2021).
농업 ‧ 입업 ‧ 양식업에 필요한 건축 및 시설의 허가는 밀집지역 ‧ 마을과 연속성을 가진 도시화 확장 원칙의 예외로서 동 원칙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제L121-10조). 다만 이 경우에도 자연 ‧ 경관 ‧ 지형 데파르트망위원회 및 자연 ‧ 농업 ‧ 산림지역 보존 데파르트망위원회(Commission départementale de la préservation des espaces naturels, agricoles et forestiers)의 의견을 들은 후 국가 주무부처의 승인을 받아 허가할 수 있다. 또한 동조는 이러한 예외를 남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농업 ‧ 입업 ‧ 양식업에 필요하다고 하여 허가받은 건축 또는 시설의 목적을 변경하는 것은 금지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연안 근처 지역 : 제한된 확장
「도시계획법전」제L121-13조는 연안에 가까운 지역(espace proche du rivage)은 수역 근접성을 요하는 경제활동에 필요한 장소와 관련된 기준에 따라 지역도시계획(PLU)에 의해 도시화가 예견된 경우 건축 및 시설 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한다. 도시화가 영토종합계획(SCoT)이나 레지옹도시계획(schéma d'aménagement régional) 또는 해양개발계획(schéma de mise en valeur de la mer)에 부합하면 수역 근접성을 요하는 경제활동에 필요한 장소와 관련된 기준들이 적용되지 않고 지역도시계획(PLU)에 의해 정당화될 수 있다. 이러한 도시계획문서들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자연에 대한 도시화의 영향을 평가하는 자연 ‧ 경관 ‧ 지형 데파르트망위원회의 의견을 들은 후 도지사(préfet)가 동의하면 도시화를 실현할 수 있다.
그밖에도 동법전 제L121-6조는 연안 근처의 신규 도로 개설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다. 도로를 새로 개설하려면 연안으로부터 최소 2,000 미터 이상의 거리를 두고 신규 도로의 위치를 정하여야 한다. 또한 해변, 사구, 해안절벽에 도로를 신설하는 것은 금지되며, 연안에 새로운 도로를 세우거나 도로를 연장(지선 신설)할 수 없다.
100 미터 연안선 내 건축금지
바다의 만조수위선으로부터 100 미터 지점을 잇는 선을 ‘100 미터 연안선(Bande littorale des 100 m)’이라고 한다. 그리고 만조수위선에서 100 미터 연안선 사이의 구역이 100 미터 존이다(Fig. 1). 「도시계획법전」 제L121-16조는 만조수위선에서 100 미터 이내의 구역에서는 이미 도시화된 지역을 제외하고 건축 및 시설이 금지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연안지역을 도시화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최소한 100 미터 존 내에서 환경보호의 원칙을 개발원칙보다 우선시하고자 하는 것이다.
100 미터 존 내 건축금지원칙은 새로운 건물이나 시설의 금지뿐만 아니라 기존 건축 및 시설의 확장과 용도변경에도 적용된다. 프랑스 최고행정법원은 M. A가 자신이 거주하는 집을 확장하기 위하여 신청한 건축허가에 대해 Porto-Vecchio 꼬뮌시장이 허가한 건축허가를 Bastia 행정법원이 취소한 것의 적법성을 판단하면서, 「도시계획법전」제L146-4조 제3항이 새로운 건축 또는 시설과 기존 건축 또는 시설의 확장에 대하여 구별하고 있지 않으므로 이를 구별할 필요가 없다고 판시하였다(CE, 21 mai 2008, N° 297744). 또한「도시계획법전」 제L146-4조 제3항이 새로운 건축 또는 시설과 기존 건축 또는 시설의 확장을 구별할 필요가 없으며, 더 나아가 상업용 경량건물의 수리는 본래 용도를 유지하고 확장 없이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고 판단하였다(CE, 8 octobre 2008, N° 293469).
그런데 100 미터 존 내 건축금지원칙도 다음과 같은 예외가 존재한다. 첫째, 수역 근접성을 요하는 공공서비스에 필요한 건축이나 시설 또는 수역 근접성을 요하는 경제활동(제L121-17조 제1항), 둘째, 공공전기 송배전 또는 전기통신망 시설에 필요한 배관이 절대적인 기술적 필요에 의해 해당 지역에 위치해야 하는 경우(제L121-17조 제2항), 셋째, 해상과 항공 안전, 국방, 시민 안보, 비행장 운행, 요트항 외 항만서비스에 필요한 새로운 도로의 건설 및 공사에는 동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제L121-4조). 그러나 이러한 경우가 아니고 단순히 대중교통에 이용되는 새로운 도로는 해안에서 최소 2,000 미터 떨어진 곳을 지나도록 설계하여야 한다. 수역 근접성을 요하는 공공서비스를 위한 건축 또는 시설은 해양경비센터와 같이 해변 출입과 관련된 공중보건 또는 안전에 관한 것이다(CE, 8 octobre 2008, N° 293469). 판례는 수상레저를 위한 시설은 수역 근접성을 요하는 공공서비스에 필요한 시설로 판단하였다(CAA Lyon, 27 févr. 20001, N° 95LY01212). 그러나 「도시계획법전」은 캠핑장 개발이나 카라반 점거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제L121-18조). 또한 판례는 명시적으로 레스토랑(CE, 9 octobre 1996, N° 161555), 해수요법 치료시설(TA Nice, 17 décembre 1987, N° 157287) 및 숙소(CE, 8 mars 2004, N° 248079)에 대하여 수역 근접성을 요하는 경제활동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도시계획법전」에서 건축금지원칙이 적용되는 연안선 100 미터는 최소한의 거리이다. 동법전 제L121-19조에 따라 최소 30년 이내에 연안침식이나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해안선의 후퇴가 예견되는 경우에는 연안선을 만조수위선에서 100 미터 이상으로 설정할 수 있다.
주목할만한 공간의 보호
토양 이용에 관한 문서 및 결정은 주목할만한 연안공간(les espaces remarquables)을 보호하여야 한다(제L121-23조). 주목할만한 연안공간이란 자연유산의 성질을 가지거나 뛰어난 경관 그리고 생물학적 균형 유지에 필요한 환경을 의미한다. 주목할만한 연안공간은 유럽의 생물 다양성을 대표하는 여러 종과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지정된‘나뚜라(Natura) 2000’지역 또는 사구, 해안 숲, 습지, 갯벌, 곶, 무인도 등의 자연지역이 포함된 공간의 명부를 데크레(Décret)로 정한다. 데크레에 규정된 주목할만한 연안공간에서는 공간 관리, 경제적 이용, 대중에게 개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가벼운 시설 설치를 제외하고(제L121-24조) 건축이 금지된다. 또한, 이 공간의 보존 또는 보호를 위하여 수행하는 공사는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에 국민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공공조사(enquête publique)1)를 실시한 후 허가될 수 있다(제L121-26조).
연안선 후퇴에 대한 영토 적응
프랑스 2022년 4월 6일 국무회의에서 프랑스 해변의 1/5이 연안침식 지역에 해당되며 지금부터 2100년까지 최소 5만 채의 주택이 연안침식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을 확인하였다. 연안침식의 영향을 받는 지역 및 활동들에 대한 조정이 필요한 상황임을 재차 강조하고, 해안선 후퇴에 직접 노출된 토지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하여「해안선 후퇴에 노출된 연안지역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관한 오르도낭스 제2022-489호(Ordonnance n°2022-489 du 6 avril 2022 relative à l'aménagement durable des territoires littoraux exposés au recul du trait de côte)」를 발령하였다. 오르도낭스는 프랑스 「헌법」 제38조 제1항에 의해 인정되는 프랑스 특유의 법 형식으로서 수권법률에 근거하여 발하여지는 행정입법이지만 법률적 효력을 가진다. 동 오르도낭스는 해안선 후퇴현상을 관리하기 위하여 「기후이변에 대처하고 그 영향에 직면하여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한 2021년 8월 22일 법률 제2021-1104호(Loi n°2021-1104 du 22 août 2021 portant lutte contre le dérèglement climatique et renforcement de la résilience face à ses effets)」제248조에 근거하여 발령되었으며 동법에서 규정한 조치들을 보완하는 성격을 갖는다(Vie Publique 2022). 동 오르도낭스의 규정들은 「도시계획법전」, 「공익수용법전(Code de l'expropriation pour cause d'utilité publique)」, 「환경법전」에 편제되었다.
한편 오르도낭스가 발령된 2022년 4월, 「도시계획 및 개발정책 측면에서 연안침식에 적응하여야 하는 꼬뮌 목록을 정한 2022년 4월 29일 데크레 제2022-750호(Décret n°2022-750 du 29 avril 2022 établissant la liste des communes dont l'action en matière d'urbanisme et la politique d'aménagement doivent être adaptées aux phénomènes hydrosédimentaires entraînant l'érosion du littoral)」가 공포되었다. 이 목록에 해당되는 꼬뮌은 총 126개이다.
연안침식지역 보호조치를 위한 수용
2022년 4월 6일자 오르도낭스 제4조(현재는 「도시계획법전」 제L221-1조 제2항에 편제되었다.)는 국가, 지방자치단체, 지방자치단체 그룹, 개발을 수행하는 공공시설법인(établissements publics, EP)이 해안선의 후퇴를 예방하고 보호조치를 취하기 위하여 연안침식에 노출된 지역에 위치한 재산(biens)을 수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다. ‘biens’은 재산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으나, 토지ㆍ건축물, 그 밖의 물건 및 광업권ㆍ어업권ㆍ양식업권 등의 권리를 포함하는 개념으로서 우리나라 「연안관리법」 규정을 고려하여 이하에서는 문맥에 따라 ‘토지등’으로 번역하기로 한다.
토지수용에 따른 부동산 가격은 동일한 지역의 동일한 자격을 가지는 토지 등의 가격을 참조하여 소유자와 우선 타협한다. 이때 동일한 지역 내에서 참조가 불충분한 경우에는 해안선 후퇴에 노출된 지역 밖의 동일한 자격을 가진 토지 등의 가격을 참조하여 연안침식구역 내 예측가능한 잔여 수명에 비례하여 가격을 정한다(오르도낭스 제1조). 이러한 가격 산정 방식은 공익을 위한 수용 보상 결정의 경우뿐만 아니라 우선매수청구권(préemption)을 행사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마지막까지 소유자와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공익수용법전」제3권 보상 규정(제L311-1조 내지 제L331-6조)에 따라 산정한다.
이렇게 30년 내 해안선 후퇴에 노출된 토지를 보호하기 위해 공권력이 취득한 토지등은 토지를 원래 자연상태로 되돌리기 위한 재자연화(renaturation)를 실행하기 전까지, 이하에서 검토할 물권임대차(bail réel)의 대상이 될 수 있다(「도시계획법전」 제L221-2-1조).
연안침식지역 내 물권임대차
프랑스는 연안침식에 적응하기 위하여 장기 ‘물권임대차(bail réel)’라는 새로운 유형의 임대차 개념을 도입하였다. ‘Bail réel’은 연안침식에 대응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새로운 유형의 임대차계약으로 우리나라에서 정확하게 대응되는 개념이 없다. 다만 프랑스에서 ‘droit réel’이 물권으로, ‘sûreté réelle’이 담보물권으로 이해되고 있는 것을 고려하여, 실질적이라는 뜻의 réel을 물권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bail réel을 실질적인 권리를 행사한다는 의미에서 물권임대차로 번역하기로 한다.
물권임대차는 공공임대인(국가, 지방자치단체, 지방자치단체 그룹, 공공시설법인)과 임차인이 연안침식으로 인한 해안선 후퇴에 노출된 지역에 위치한 건조물 등에 대하여 관광이나 연안경제와 관련된 특별한 활동을 위하여 체결하는 임대차계약으로 임대기간은 최단 12년에서 최장 99년이다(2022년 4월 6일 오르도낭스 제5조에 의해 신설된 「환경법전」 제L321-19조). 그러나 임대기간과 관계없이 연안침식 진행 속도에 따라 사람 및 시설의 안전이 더 이상 보장될 수 없는 경우에는 임대기간 전에 임대차계약의 해지가 가능하도록 규정하였다. 계약의 해지는 시장 또는 도지사가 해안선 후퇴에 필요한 조치를 규정하는 아레떼(arrêté)가 발령된 날에 자동으로 종료된다(「환경법전」 제L321-20조).
임차인은 임대차 계약서에 서명할 때 부여된 실제 권리에 대한 대가를 지불한다. 이때 임대료는 임대인이 토지 등을 취득한 조건 및 계약 종료 시 토지를 처음 자연상태로 되돌리기 위한 조치의 실현을 보장하기 위하여 예상되는 비용을 고려하여 결정한다(「환경법전」 제L321-21조).
연안침식 지역 철거의무
프랑스는 연안침식으로 해안선이 후퇴됨에 따라 3년을 기준으로 그 기간 내에 더 이상 사람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해당 지역에 설치된 건축물에 대한 철거의무가 부여된다. 모든 건물에 대하여 철거의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30년에서 100년 내 해안선 후퇴에 노출된 지역을 포함하는 지역도시계획(PLU)이 발효된 날 이후에 해당 지역 내에 새롭게 건축 또는 건축물을 확장한 소유자에 대하여 해체 또는 원상복구 의무가 발생한다. 이때 철거 및 원상복구 비용도 소유자가 부담한다(「도시계획법전」 제121-22-5조 제1항). 시장은 기간(최대 6개월)을 정하여 철거 및 원상복구할 것을 아레떼를 통해 명령하고, 정해진 기간내에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일정한 기간(최대 1개월)을 정하여 철거의무 이행을 최고하며, 그 기간 내에도 철거하지 않을 경우에는 대집행을 통해 해당 건축물을 철거하고 소유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한다(동조 제3항). 또한, 30년에서 100년 내 해안선 후퇴에 노출된 지역 내에서 건축 및 개설 허가, 거부결정을 내릴 수 없는 사전신고를 요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경우에는 해당 건축의 철거비용 및 원상복구비용에 해당하는 금액을 국고에 예치하고 예치증을 시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동조 제2항).
그러나 이러한 철거의무는 상기 물권임대의 범위내에서 이루어진 새로운 건축이나 확장의 경우는 적용되지 않는다(「도시계획법전」 제121-22-5조 제2항).
우선매수청구권
지역도시계획(PLU)의 그래픽문서에서 100년 내 해안선 후퇴에 노출된 지역으로 정하면, 그 지역의 지방자치단체는 해안선 후퇴에 따른 영토 적응을 위해 우선매수청구권(droit de préemption)을 갖는다(「도시계획법전」 제L219-1조).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통해 해안선 후퇴에 노출된 구역에 위치한 토지등(biens)을 해안선 후퇴의 영향으로부터 예방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선매수청구권은 공익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민간의 소유권이 공공부문으로 이관된다는 점에서 수용과 공통점이 있으나 재산권 소유주가 매각의사를 명시적으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국토연구원 2010).
우선매수청구권은 해안선 후퇴에 노출된 지역의 꼬뮌뿐만 아니라 해당 꼬뮌이 속한 꼬뮌상호협력체(coopération intercommunale)의 지역도시계획(PLU)에 관한 권한을 갖고 있는 공공시설법(EP)도 우선매수청권을 갖는다. 이 우선매수청구권을 갖는 공공주체가 100년 내 해안선 후퇴에 노출된 지역에 포함된 토지의 일부를 취득하기 위하여 행사되는 경우 소유자는 토지단위 전체를 취득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동법전 제L219-5조). 매수가격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토지수용 관할 법원에 의해 해안선 후퇴에 토지가 노출되었다는 점을 고려하여 매수가격이 정해진다(동법전 제L219-7조). 한편, 우선매수청구권의 대상이 되는 재산의 소유자는 우선매수청구권자에게 희망 가격을 표시하여 그 재산의 취득을 꼬뮌 또는 공공시설법인에 제안할 수 있으며, 재산 취득 제안을 받은 공공주체는 2개월 내에 이에 응하여야 한다. 제안을 받은 때로부터 2개월 내에 매수를 거부하거나 매수 여부를 답하지 않은 경우에는 국립통계경제연구소(Institut national de la statistique et des études économiques, INSEE)가 인정한 건축비용지수(Indice du coût de la construction) 변동에 따라 해당 재산을 매매할 수 있다(동법전 제L219-9조).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여 토지 등을 소유하게 된 공법인(personne publique)은 해안선 후퇴가 예견되는 상황을 고려하여 취득 재산을 관리하고 해당 토지 등이 초기 자연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동법전 제L219-11조). 다만 다른 공법인 또는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사법인에게 관리를 위임할 수 있다.
소결
프랑스는 도시계획 및 자연 리스크 관련 규정을 통해 국토 전체에 적용되는 일반적인 조치들과 연안지역에 고안된 특별 규정들, 특히 리스크 예방에 관한 연안법 규정들과 결합되어 연안침식에 대처한다.
연안법은 연안지역의 보존과 개발을 조화시키고자 하였는바, 연안 100 미터 존, 연안에서 가까운 지역, 연안 접경 꼬뮌 순으로 단계별로 건축금지, 제한된 개발, 밀집지역 및 마을과 연속성을 가진 도시화 확장과 같이 연안에서 가까운 지역일수록 환경보호의 가치를 경제적 개발보다 우위에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해안선을 중심으로 해안도로를 개설하고 친수공간을 조성하는 것과 달리 해안으로부터 2,000 미터 이내 도로 개설을 금지하는 등 개발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연안법이 연안지역의 보존과 개발의 조화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개발을 제한함으로써 연암침식에 따른 리스크를 예방하는 법률로 평가되고 있다(DIACT and SGMer 2007).
한편으로는 해안선의 후퇴로 지난 50년 동안 약 30 km²의 토지가 사라진 상황에 직면하여 2021년 기후법률 및 해안선 후퇴에 노출된 연안지역의 지속가능한 개발에 관한 2022년 오르도낭스를 제정함으로써 변화하는 해안 지역의 영토에 적응하고자 하였다. 적응이라는 것은 잠재적인 피해를 완화하고 기회를 활용하거나 결과에 대처하는 것을 의미한다. 위의 연안법이 리스크 예방을 위한 것이라면 동 법률 및 오르도낭스는 해안선 후퇴에 따른 인명 및 재산을 보호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그러다보니 연안침식에 노출된 재산이나 활동의 이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연안법상의 제한, 특히 100 미터 연안 내 건축금지 및 기존 밀집지역 및 마을과 연속성을 유지해야 하는 의무에 부합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해안선의 변화로 위협받는 건축이나 시설의 재배치가 기존의 도시화된 지역 내에서 연속성을 가질 수 없는 경우에는 도지사 또는 도시계획을 담당하는 장관의 동의 및 자연 ‧ 경관 ‧ 지형 데파르트망위원회의 의견 청취 후 엄격한 규제 하에 가능하다. 그러나 이러한 예외도 환경이나 경관에 과도한 침해가 있는 경우에는 승인될 수 없다(Vie Publique 2022).
4. 프랑스 연안침식관리 법제의 시사점
우리나라 연안관리법 제1조는 “연안의 효율적인 보전ㆍ이용 및 개발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연안환경을 보전하고 연안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도모하여 연안을 쾌적하고 풍요로운 삶의 터전으로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목적 하에 연안침식 피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연안침식관리구역을 지정하여 관리구역 내 연안의 보전ㆍ이용 및 개발 실태조사, 침식원인 및 피해조사, 침식방지 및 복구관리대책을 수립한다. 또한, 관리구역 내에 건축물 등 인공구조물의 신축 및 증축을 금지하는 등 연안침식을 유발하는 행위들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연안침식관리구역을 지정하고 관리구역 내 개발행위 등을 제한하는 것은 근접한 위험에 이르러서야 연안침식이 가속화되는 것을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엄격한 의미에서는 사전예방적 차원보다는 사후관리 방식에 가까운 접근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연안침식의 원인이 되는 개발행위를 제한하지 않는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연안침식구역 관리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한국해양수산개발원, 2013). 연안침식의 원인이 되는 개발행위를 제한하지 않고 연안침식을 예방하고자 하는 것은 근본적인 대책으로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연안침식관리구역제도가 연안침식을 예방하는 데 충분치 않다는 것이지 의미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그 밖에 연안침식을 방지하거나 침식된 해안을 복구하기 위하여 토지등을 매수할 수 있는 매수청구권을 해양수산부장관 및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부여한 것이나 연안정비사업시행자에게 토지를 수용하거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연안침식에 대응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효율적으로 취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연안침식 방지 및 침식된 해안복구를 위하여 취득 또는 수용된 토지등의 사용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이 없다. 이러한 문제는 우리법제가 연안침식이 가시화되었을 때 즉 연안침식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여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경우에 이르러서야 공권력이 개입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프랑스 연안관리법제에서 주목할 것은 첫째, 해안선 후퇴에 노출된 지역을 30년과 100년을 기준으로 하여 중장기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30년 이내에 해안선 후퇴에 노출된 지역에 대해서는 새로운 건축 등 개발행위를 제한하고, 30년에서 100년 이내에 해안선 후퇴에 노출된 지역에 대해서는 우선은 새로운 건축 등 개발행위를 허용하되, 연안침식으로 해안선이 후퇴됨에 따라 3년을 기준으로 그 기간 내에 더 이상 사람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해당 지역에 설치된 건축물에 대한 철거의무를 부과한다. 이때 새로운 건축등을 허가할 때에도 철거의무가 발생할 것을 대비하여 해당 건축의 철거비용 및 원상복구비용에 해당하는 금액을 국고에 예치하고 예치증을 시장에게 제출하도록 한다. 이러한 조치는 건축소유자에게 철거의무를 예견할 수 있도록 하여 철거 상황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수용을 바탕으로 관리지역에 새로운 건축을 개시할 수 있도록 유도함으로써 철거에 대한 반발이나 보상문제 등으로 행정력을 낭비하는 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
둘째, 관리지역 내 장기 물권임대차 규정 또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연안침식으로 인한 인명과 재산 그리고 자연에 대한 위험이 심각해지기 직전까지 바다를 터전으로 하는 경제활동과 해양관광에 대한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해안개발을 지속한다. 그러나 프랑스는 장기적으로 해안선 후퇴에 따른 위험에 노출된 지역을 지방자치단체 등이 수용하거나 우선매수청구권을 통해 취득함으로써 개발행위 등을 엄격히 규제하고 관리하면서 동시에 인명과 재산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해당 토지등을 임대하여 해당 수역을 토대로 활동하는 자들에게 실질적으로 경제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한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30년 또는 100년을 기준으로 해안선 후퇴에 대한 적응을 설계하였기 때문에 연안침식을 예방하고 피해를 완화하면서 동시에 물권임대차라는 새로운 유형의 장기 임대차를 통해서 관리지역에서 토지등을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연안침식과 같은 자연현상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해안지역 자연의 복원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해안 개발을 재고해야 한다. 프랑스는 해안선과의 거리를 기준으로 단계적으로 건축 및 시설을 제한하는 도시계획적인 접근을 통해 연안을 관리하고 있다. 상기 조치들이 해안선 후퇴에 따른 영토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것이라면, 연안법에 의해 도입된 도시계획 차원의 연안관리는 개발이익 보다 환경적 가치를 우선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해안관광에 대한 요구가 증대됨에 따라 해안에 근접할수록 높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 그러나 프랑스는 수역 근접성을 요하는 공공서비스에 필요한 건축이나 시설 또는 수역 근접성을 요하는 경제활동 등 공익을 위해 필요로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연안 100 미터 존 내에서는 건축의 신축 및 증축을 허가하지 않는다. 또한, 해안으로부터 2,000 미터 내에서는 대중교통을 위한 기존 도로의 연장 및 신규 도로의 건설도 허가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도 연안지역의 보호를 위하여 도시계획적 차원에서 개발행위를 제한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5. 결 론
기후변화는 연안침식, 해수면 상승, 자연재해 빈도 증가 등의 자연현상을 초래한다. 그리고 이러한 자연현상은 해안선이 육지쪽으로 후퇴하는 현상을 야기한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중장기적으로 해안선 후퇴에 노출된 지역의 연안침식 또는 침수 위험으로부터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자연유산을 보존할 책무를 진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도 빼어난 자연경관을 감상하기 위해 해안도로를 개설하고 해안가와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여가를 즐기기 위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다가 연안침식의 위험이 가시화되면 비로소 피해를 예방하고 복원하기 위해 공권력이 개입한다. 관광산업 외에도 연안의 경제적 가치는 상당하다. 때문에 연안침식 예방을 위해 경제발전을 도외시할 수도 없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개발과 자연환경의 보존 사이의 조화를 이루도록 법제를 정비하여야 한다.
경제발전과 연안환경의 보존 또는 보호를 조화시키기 위해서는 현재의 연안침식관리제도를 보다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우선 연안안침식관리구역 지정기준인 “연안침식이 빠르게 진행 중이거나 이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고 긴급한 조치가 필요가 있는 구역”을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프랑스가 30년 또는 100년을 기준으로 해안선 후퇴에 노출될 수 있는 지역을 정하고 있는 것처럼 중장기적 관점에서 연안을 관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는 연안관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 내 재산권 소유자에 대하여 경제활동의 예측가능성을 제시하고 피해위험이 도래할 경우 소유권 제한 가능성을 예견하게 한다.
또한, 연안침식 및 해안선 후퇴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처를 위해서 도시계획적 차원에서 연안지역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해안 근접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개발행위를 규제함으로써 난개발로 인한 자연이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는 한편 이미 해안가를 중심으로 도시화가 진행된 곳은 도시화가 확장되는 것을 규제할 필요가 있다. 세계적으로 이미 해안침수로 도시가 잠기는 곳이 발생하고 있다. 이렇듯 우리는 해안선 후퇴로 인해 재구성된 영토에 적응하도록 법제를 정비하여야 한다. 최근의 기후변화 속도를 고려하면 지금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연안침식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