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전 지구 평균 해수면은 기후변화의 주요 지시자로 인위적인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Cazenave et al. 2014; World Climate Research Programme global sea level budget group (WCRP), 2018), 이로 인해 도서 지역 및 저지대 해안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지속적인 온난화에도 불구하고 지역적인 해수면 상승은 전 지구 평균과는 다르게 지역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는데, 위성관측이 시작된 1993년부터 2017년까지 전 지구 평균 해수면 상승률은 약 3.1±0.3 mm/yr로 나타났으나 같은 기간 일부지역은 전 지구 평균보다 몇배 빠르게 상승했고 일부 지역은 상승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Zhang and Church 2012; Moon et al. 2013; Hamlington et al. 2016; Cha et al. 2018; WCRP 2018). 한반도 연안의 평균 해수면 상승은 전 지구 평균과 유사하게 나타났지만 지역적으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해양수산부 2021).
전 지구 평균 해수면 상승과 다르게 지역적인 해수면 상승은 시·공간적으로 차이를 보이는 다양한 프로세스에 영향을 받아서 나타난다(Gregory et al. 2019; Harvey et al. 2021; Cha et al. 2023). 상대해수면 변화(Relative sea-level change)는 해저면(sea floor)에 대한 해수면 변화를 의미하며, 지면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지구 중심으로부터 해수면까지 거리변화를 나타내는 지심 해수면 변화(Geocentric sea-level change)와 구분된다. 지역적인 상대 해수면 변화는 (1) 해양순환과 밀도변화에 의한 sterodynamic (SD) 효과, (2) 해양과 육지의 질량 교환에 따른 질량 재배치(Contemporary Mass Redistribution, CMR), (3) 후빙기 조륙 운동(Glacial Isostatic Adjustment, GIA) 등 다양한 물리적 과정(physical process)에 영향을 받는다(Gregory et al. 2019; Frederikse et al. 2020).
SD 효과는 해양순환과 밀도변화에 의한 해수면 변화로 열과 염분변화에 의한 부피변화 뿐만 아니라 해양순환에 의한 질량 재분배(ocean mass redistribution)효과도 포함한다. CMR은 대륙 빙하(glacier)와 빙상(Ice-sheet)의 용융, 육지 저수량(Land water storage) 변화에 의한 해수면 변화를 의미하며, 질량변화에 따른 중력장 변화 및 지각 변위(Solid-Earth deformation) 효과를 포함하기 때문에 균일하지 않고 지역적으로 차이를 보인다(Frederikse et al. 2019). GIA는 빙하기 종료 후 빙하 소멸로 인한 중력변화와 변동하는 지각의 영향을 의미하며 장기간의 해수면 변동에 영향을 준다. 각각의 물리적 과정에 대한 해수면 상승은 시·공간적으로 차이를 보이며 SD 효과와 CMR은 해수면 상승에 가장 높은 기여도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Wang et al. 2021; Cha et al. 2023). 최근 들어, 지역적인 해수면 상승에 있어 위에 언급된 물리적 과정들의 기여도를 분석하기 위한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시도되고 있지만(Royston et al. 2020; Yang et al. 2022; Camargo et al. 2023), 이들 과정들은 시간-공간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물리적 과정에 기반한 지역 해수면 상승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연직 지반 운동(Vertical Land Motion, VLM)은 지반의 수직 움직임을 의미하며, CMR, GIA와 같은 자연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지역적인 요인(Local Process, LP)에 의한 지반 움직임에도 영향을 받는다(Chen et al. 2018; Frederikse et al. 2019). GIA와 CMR은 VLM에 영향을 주는 주요 요인으로 질량 손실이 발생하는 지역에서 국지적으로 지각이 융기하여 해수면 하강을 야기하고 질량 손실 지역에서 멀어지면 지각이 하강하여 해수면이 상승한다(Frederikse et al. 2019; Harvey et al. 2021). 지하수 개발, 건설 활동, 지각 변동, 퇴적물 압축 등과 같은 LP는 지역적인 VLM를 발생시키고, 이는 연안 해수면 변화에 영향을 주어 조위관측 해수면 상승과 물리적 과정들의 합 사이에 차이를 발생시킨다(Harvey et al. 2021; Wang et al. 2021). 이러한 다양한 요인에 의한 VLM은 지역적인 차이를 야기하고 연안지역의 해수면 상승 원인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준다. 전 세계 연안 지역의 VLM을 추정하기 위한 많은 연구들이 있었지만(Han et al. 2015; Chen et al. 2018; Watson and Lim 2020; Harvey et al. 2021; Wang et al. 2021), 동아시아 주변해역의 VLM에 대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Chen et al. (2018)은 조위관측자료와 위성관측자료를 활용하여 남중국해와 황-동중국해 연안의 VLM을 추정하였다. 해당 연구는 VLM으로부터 GIA의 효과를 분리하여 지역적 요인의 영향을 확인하였으나 CMR에 의한 지각 변위 효과는 고려되지 않았다. VLM은 연안 지역의 해수면 상승 또는 하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중요성이 대두되지만, 그 기여도는 여전히 불분명한 상황이다. 따라서, 해수면 상승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서는 연안 지역에서 VLM을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본 연구에서는 한반도 연안의 해수면 상승을 평가하기 위해 19개 조위관측소 자료를 사용하여 상대해수면의 상승과 그에 영향을 미치는 각 물리적 과정의 기여도를 분석하였고, 수지 분석을 통해 물리적 과정이 연안 해수면 상승을 설명할 수 있는지 확인하였다. 추가적으로 연안지역의 VLM을 추정하기 위해 위성관측해수면과 조위관측해수면 차를 통해 총 VLM을 추정하였으며(Han et al. 2015), GIA, CMR, LP가 VLM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평가하였다.
2. 자료 및 방법
자료
한반도 연안의 상대 해수면 변화를 파악하기위해 국립해양조사원 바다누리 해양정보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조위관측자료를 이용하였다(http://www.khoa.go.kr/oceangrid/gis/category/reference/distribution.do). 조위 관측 정점은 동해, 서해, 남해, 제주연안에서 총 19개 지점으로 위성고도계 관측과 비교를 위해 1993년부터 이용가능한 지점을 사용하였다(Table 1). 조위관측 자료는 관측소의 이설, 장비교체, 운영 등에 의해 기준점이 변하는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조위자료의 기준점 오차를 보정하기 위해 해양수산부 (2021)는 Rodionov (2004)에서 제시한 기후 변동의 체제전환(regime shift)을 찾는 통계적 방법을 사용하여 조위 자료의 기준점 변동을 추정하였다. 해당 방법은 군집 기간(cutoff window) 평균과 편차를 계산하여 다음 군집 평균이 편차 범위를 벗어나는지 판단하여 기준점 변동을 산출하는 방법이다. 보고서에서 제시한 수직기준 변동결과를 활용하여 1시간 조위관측자료에 보정하였고 월 평균하여 해수면 변화를 확인하였다. 또한, 조위관측 해수면 변화는 기압 변화에 따른 해수면 압축효과인 역기압 효과(Inverted barometer)가 포함되어 있다. 이를 보정하기위해 ECMWF ERA5 해면기압 자료를 사용하여 기압 변화에 따른 해수면 변동 효과를 제거하였다.
조위관측소의 상대 해수면 변화는 해저면에 대한 해수면 변화를 의미하므로, VLM의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물리적 과정에 의한 상대 해수면 변화의 합(식 (1))은 CMR, GIA에 의한 VLM효과는 포함하지만 LP로 인한 VLM ()을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조위관측소의 상대 해수면 변화는 다음과 같은 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Harvey et al. 2021; Wang et al. 2021).
Table 1.
는 해양순환 및 밀도변화에 따른 해수면 변화를 의미하며, 역학적 해수면 변화(Dynamic sea-level change)와 전 지구 열염팽창 해수면(global-mean steric sea-level, GMSSL) 상승을 더하여 계산한다(Gregory et al. 2019). 역학고도 자료는 Copernicus Marine Service에서 제공하는 CEMES global ocean eddy-resolving reanalysis 12v1 (GLORYS 12v1)의 해수면 높이 자료를 사용하였다(https://data.marine.copernicus.eu/product/GLOBAL_MULTIYEAR_PHY_001_030/description). GLORYS 12v1는 약 8km의 수평 해상도를 갖는 월평균 자료로 1993년부터 현재까지 자료를 제공한다. GMSSL 변화를 계산하기 위해 Institute of Atmospheric Physics (IAP, Cheng et al. 2017), Met Office Hadley Centre (EN4, Good et al. 2013), Japan Meteorological Agency(JMA, Ishii et al. 2017) 세 기관의 현장 관측자료를 사용하였다. 각 기관의 수온-염분 프로파일 자료를 활용하여 GMSSL을 계산하였고, 이를 역학고도에 더하여 SD 효과를 계산하였다.
은 얼음의 용융과 육지 저수량에 의한 영향으로 Frederikse et al. (2020)에서 사용한 1/2° 해상도를 갖는 연평균 해수면 변화 자료를 사용하였다. 해당 자료는 2003년을 기점으로, 그 이전의 경우 현장관측과 모델결과를 사용하여 CMR에 의한 해수면 변화를 재구성하였고, 그 이후는 중력관측 위성 GRACE (2003–2016)와 GRACE- FO (2018–)의 결과를 활용하여 재구성하였다. GIA에 의한 해수면 변화를 추정하기 위해 Caron et al. (2018)의 모델 결과를 사용하였다. Caron et al. (2018)은 128,000개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앙상블 평균하여 후빙기 조륙운동에 의한 효과를 추정하였으며 GPS와 조위관측 자료를 사용하여 모델의 정확성을 높였다. CMR과 GIA는 상대해수면 변화와 VLM을 포함하기 때문에 다음의 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여기서 GSL은 지심 해수면(Geocentric Sea-Level, GSL) 변화를 의미하고, RSL은 상대해수면 변화, VLM은 수직 지반 운동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각 물리적 과정(SD, CMR, GIA)에 의한 상대 해수면 합이 한반도 연안에서 조위관측소의 해수면 상승을 잘 재현하는지 확인하였고, 물리적 과정에 의한 상대 해수면 변화의 합과 조위관측 해수면 상승 차를 통해 LP에 의한 VLM의 영향을 추정하였다.
지심 해수면 변화는 지구 중심으로부터 해수면까지 거리 변화를 의미하며, 세 물리적 과정(SD, CMR, GIA)에 의한 지심 해수면 변화의 합으로 표현할 수 있다.
한반도 주변해역의 지심 해수면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Copernicus Climate Change Service (C3S)에서 제공하는 월평균 인공위성 해수면관측 자료를 사용하였다(https://cds.climate.copernicus.eu/cdsapp#!/dataset/satellite-sea-level-global?tab=overview). 이 자료는 여러 위성의 궤도자료를 통합하여 1/4° 해상도로 격자화 한 자료로 역기압 효과, 조석 등에 대한 보정이 이루어졌다. 위 자료를 사용하여 1993년부터 2018년까지 한반도 주변의 지심 해수면 상승을 확인하였고 조위관측자료와 비교를 통해 조위관측 지점에서 VLM을 추정하였다. 각 데이터의 상승률은 최소 제곱법(least square)으로 계산하였고, 상승률의 95% 신뢰구간은 표준오차(standard error)를 사용하여 계산하였다. 프로세스의 합의 불확실성은 각 프로세스의 제곱합(Root Sum Square)을 통해서 평가하였다.
연직 지반 운동(VLM) 추정
인공위성 관측은 지구의 질량 중심으로부터 해수면까지의 거리변화를 관측하기 때문에 VLM의 영향을 받지 않는 반면, 조위관측 해수면 변화는 상대 해수면으로 해저면(sea-floor)에 대한 높이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VLM의 영향을 받는다(Han et al. 2014; Gregory et al. 2019). 따라서, 위성관측 지심 해수면 변화()와 조위관측 상대 해수면 변화()의 차이를 통해 연직 지반운동의 영향을 평가할 수 있다(Ostanciaux et al. 2012; Han et al. 2014; Chen et al. 2018; Watson and Lim 2020). 본 연구에서는 조위 정점과 가장 인접한 격자의 위성 해수면 변화와 조위 관측의 차(, ATG: altimetry minus tide gauge)를 통해 한반도 연안의 총 VLM을 추정하였다.
총 VLM은 GIA와 CMR에 따른 자연적인 지반 운동뿐만 아니라 LP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다음의 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 은 GIA, CMR에 의한 지반 운동을 나타내고 은 LP에 의한 지반 운동을 의미한다(Frederikse et al. 2019). 은 Caron et al. (2018), 은 Frederikse et al. (2020)의 연직 지반 운동 자료를 사용하였고, 은 식 (2)에서 계산된 값을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서 위성과 조위관측 해수면 상승차이()를 통해 한반도 연안에서 총 VLM을 추정하였고, 을 , , 의 합()과 비교하여 각 요소가 한반도 연안의 연직 지반 운동을 설명할 수 있는지 확인하였다.
3. 결 과
상대 해수면 상승 수지분석
1993년부터 2018년까지 한반도 연안의 해수면 상승을 확인하기 위해 조위관측과 위성관측의 해수면 상승률을 Fig. 1에 나타냈다. 조위관측 자료를 사용하여 한반도 연안의 해수면 상승을 확인한 결과 평균 3.22±0.33 mm/yr로 전 지구 평균 해수면 상승률(3.1±0.4 mm/yr, WCRP 2018)과 비교해서 약간 빠른 상승률을 보였다(Table 2). 해역 별 평균 상승률은 제주 부근이 2.54±0.30 mm/yr로 낮고 남해안 3.02±0.31 mm/yr, 서해안 3.39±0.34 mm/yr, 동해 3.79±0.36 mm/yr 순으로 나타났다. 해수면 상승 속도가 가장 느리게 나타난 지역은 서귀포로 약 2.45±0.30 mm/yr의 상승률이 나타났고, 가장 빠르게 나타난 지역은 울릉도(6.83±0.63 mm/yr)로 전 지구 평균과 비교해서 두배 이상 빠르게 상승했다. 지역 해양순환과 관련된 해양 열용량(ocean heat content) 변화는 울릉도인근 해역의 해수면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Choi et al. 2009; Yoon et al. 2016). 예를 들어, 동해 남쪽의 따뜻한 해수와 북쪽의 차가운 해수가 만나 형성되는 극전선은 37–41°N 범위에 분포하며, 그 위치는 경년 주기 이상의 변동성을 가지는데, 울릉도가 극 전선의 남쪽에 위치할 때 더 많은 열의 유입으로 인해 울릉도 주변 해역에서 높은 해수면 상승이 나타난다고 보고된 바 있다(Yoon et al. 2016; Lee et al. 2022).
Table 2.
상대 해수면은 SD, CMR, GIA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물리적 과정이 조위관측 지점에서 해수면 상승을 잘 재현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각 물리적 과정에 의한 해수면 상승률의 합과 조위관측 해수면 상승률을 비교했다(Fig. 2). 분석 결과 각 과정의 합은 울릉도, 보령 위도를 제외한 16개 지점에서 불확실성 범위 내에서 조위관측 해수면 상승을 대체로 잘 재현한다(Table 2). 물리적 과정에 의한 해수면 상승률의 합은 서해 연안에서 평균 2.95±0.30 mm/yr로 낮고, 제주 부근 3.01±0.31 mm/yr, 남해안 3.04±0.31 mm/yr, 동해 3.40±0.36 mm/yr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느리게 나타나는 지역은 속초로 2.60±0.31 mm/yr의 상승률을 보였고, 울릉도는 5.33±0.55 mm/yr로 가장 빠르게 나타났으나 조위관측과 비교해서 상승률이 낮았다. 해양순환변화와 관련한 SD 효과는 평균 2.03±0.27 mm/yr로 각 지점에서 60–78%의 기여도를 나타냈다. 이중, 묵호에서 가장 낮은 상승률(1.58±0.52 mm/yr)이 관측되었고, 울릉도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4.19±0.52 mm/yr)로 지역에 따라 큰 편차를 보였다. 빙하의 용융(ice-melting) 및 육지 저수량(land water storage) 변화와 관련한 CMR은 평균 1.31±0.05 mm/yr로 약 25–40%의 기여도를 보였으나, 지역에 따라 상승률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반면, GIA는 -0.32–-0.20 mm/yr로 영향이 크진 않지만 SD, CMR과 다르게 연안 해수면 하강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GIA에 의한 지각 변형 효과는 북아메리카, 북유럽, 남극 등 빙하기이후 빙하 소실 지역에서 크게 융기하고, 맨틀이 융기 지역으로 이동함에 따라 인근 지역의 지각은 크게 하강하는 경향이 나타난다(Tamisiea and Mitrovica 2011). 한반도의 경우 빙하 소실의 중심지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 그 세기가 약하고 지각이 약하게 상승하는데, 이러한 효과는 한반도 주변에서 GIA에 의한 상대해수면 하강을 야기한다. 각 물리적 과정이 한반도 연안 해수면 상승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공간분포를 확인하였다(Fig. 3). 그림은 SD 효과에 의한 지역적 해수면 상승의 차이가 비균질한 변화 패턴을 형성하는 데에 중대하게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Wang et al. 2021; Cha et al. 2023). 특히, 울릉도 주변해역에서 SD 효과에 의한 해수면 상승이 높게 나타나는데(Fig. 3b), 이는 해양순환 변화에 의한 열용량 변화가 울릉도의 해수면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릉도 지역에서 각 물리적 과정의 합은 조위관측 및 위성관측과 비교해서 낮은 상승률을 보인다(Fig 3a, Table 2). 해양모델의 해상도, 수심 지형, 수평 수직 혼합 파라미터 등은 해류의 속도와 위치의 재현성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는데, GLORYS 모델은 울릉도 주변해역에서 해양순환을 재현하는데 부족함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CMR과 GIA는 SD과 비교해서 한반도 연안에서 공간적으로 거의 균일한 분포를 보인다. 북아메리카, 북유럽, 그린란드, 남극 등과 같이 빙하 용융에 의한 질량 소실이 큰 지역에 인접한 지역일수록 중력 변화 및 지각 변위 효과에 영향을 받아 상대 해수면 상승이 공간적으로 큰 차이가 나타난다(Caron et al. 2018; Peltier et al. 2018; Frederikse et al. 2019). 하지만, 한반도 주변해역은 빙하 용융지역과 멀리 떨어져 있어 공간적으로 거의 균일한 상승 패턴을 보인다(Cha et al. 2023). 한반도 연안 상대 해수면 수지분석 결과, SD, CMR이 해수면 상승에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으며, GIA는 해수면 하강에 기여했다. 특히, SD 효과는 해수면 상승의 비균질한 패턴에 주로 영향을 주었고, CMR과 GIA는 공간적으로 거의 균일하게 나타났다.
조위관측소의 상대해수면 변화는 물리적 과정(SD, CMR, GIA)에 의한 해수면 변화뿐만 아니라 에 영향을 받는다(Frederikse et al. 2019; Gregory et al. 2019; Harvey et al. 2021; Wang et al. 2021). 따라서, 식 (2)를 기반으로 각 물리적 과정의 합과 조위관측 해수면 상승률의 차를 로 가정하여 한반도 연안의 지역적인 지반 운동을 간접적으로 추정하였다(Table 2, Fig. 2). 은 각 조위관측 지점에서 -1.61–0.58 mm/yr로 지역적으로 큰 편차를 갖는다. 19개의 조위관측 지점 중 11개 지점에서 은 자료의 불확실성 범위 내에 위치하기 때문에 연직 지반 운동을 평가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동해의 속초와 울릉도, 서해의 보령, 군산, 위도 지역에서 은 유의미하게 하강하는 경향을 보였고, 남해의 통영, 제주 부근의 서귀포와 거문도 지점에서는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즉, 동해와 서해 연안에서 지반이 침하하면서 해당 지역 해수면 상승에 기여했고, 반대로 남해와 제주 부근에서는 지반이 융기하면서 해수면 하강에 기여했다. Jeen et al. (2021)은 서해안에서 지형적 특성 및 농업 관개를 위해 지하수의 과도한 사용이 발생한다고 보고했는데, 이는 서해안에서 하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결과는 이 연안지역 해수면 상승 및 하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위도와 같이 하강이 강하게 나타나는 지역의 경우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한반도 연안 VLM 평가
VLM은 지역적으로 상대 해수면의 큰 편차를 야기하기 때문에 연안지역의 해수면 상승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Han et al. 2014). GPS를 포함하는 정밀 위성항법 시스템(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 GNSS)은 지반의 위치 변화를 직접 관측할 수 있지만, 한반도 연안에서 GNSS 자료는 조위관측 및 위성관측과 비교하기에 관측 기간이 짧고 일부 조위관측소에만 설치되어 장기간의 VLM을 평가하는데 어려움이 있다(Kim et al. 2011). 따라서, 이번 장에서는 한반도 연안의 VLM을 평가하기 위해, 조위관측 지점의 해수면 상승률과 관측소와 인접한 격자의 위성 해수면 상승률을 비교하였고, 식 (5)에 따라 두 상승률의 차이를 통해 을 계산하였다. 추가적으로, 을 식 (6)으로 계산된 과 비교하여 각 요소가 한반도 연안의 VLM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 확인하였다.
1993년부터 2018년까지 조위관측 지점에서 해수면 상승률과 인접한 격자의 위성관측 해수면 상승률을 비교한 결과(Table 2, Fig. 2), 위성관측은 평균 4.08±0.31 mm/yr로 같은 기간 19개 조위관측 지점 평균 해수면 상승률(3.22±0.33 mm/yr)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위도의 경우 다른 지점과 다르게 조위관측 해수면 상승률이 4.97 ±0.39 mm/yr로, 위성관측 상승률(4.07±0.33 mm/yr)과 비교해서 가파른 상승률을 보였다. 두 상승률의 차()를 통해 조위관측 지점에서 VLM을 확인한 결과, 19개 지점에서 평균 0.94±0.45 mm/yr로 대부분의 지역에서 지반이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났다(Table 3, Fig. 4). VLM이 가장 빠르게 나타난 지역은 안흥으로 관측 기간동안 약 2.51±0.48 mm/yr의 상승률로 융기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위도는 -0.37±0.48 mm/yr의 상승률로 다른 지점과 반대로 지반이 침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대부분의 조위관측 지점에서 지반은 융기하면서 상대 해수면 하강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위도 지역은 반대로 해수면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결과는 한반도 연안의 VLM을 평가한 기존 선행연구들(Chen et al. 2018; Watson 2019; Watson and Lim 2020)과 비교했을 때 차이를 보인다. 선행연구와 차이는, 선행연구에서 VLM 추정 시 위성관측 기간 보다 더 긴 기간의 조위관측 자료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기인할 수 있다. 또한, 본 연구는 해양수산부 (2021) 보고서에서 제시한 조위관측 자료의 기준점 변동을 보정했기 때문에, 이는 선행연구의 결과와 차이를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Table 3.
한반도 연안에서 연직 지반 운동의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과 를 비교하였다(Fig. 4, Table 3). 19개 조위관측 지점에서 은 평균 0.94±0.45 mm/yr로 나타났으며, 은 평균 0.46±0.49 mm/yr의 상승률로 한반도 연안에서 지반이 융기하고 있음을 보였다. CMR에 의한 VLM은 평균 0.17±0.05 mm/yr로 관측되었고, GIA는 평균 0.35±0.15 mm/yr로 CMR과 비교해서 약 2배 빠른 상승률을 나타냈다. 은 평균적으로 -0.07±0.46 mm/yr로 나타났고, 위도에서 -1.61±0.49 mm/yr로 가장 낮고, 거문도에서 0.58±0.44 mm/yr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며, 지역에 따라 큰 편차를 보였다. 은 19개 지점 중 속초, 울릉도, 안흥, 보령을 제외한 15개 정점에서 과 오차범위 내에서 잘 일치하며 같은 경향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동해의 속초와 울릉도, 서해의 안흥과 보령 지역은 과 이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울릉도에서 는 0.60±0.87 mm/yr로 지반이 융기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은 -1.05±0.86 mm/yr로 침강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이는 GLORYS 모델이 해양순환을 적절하게 재현하지 못해 sterodynamic에 의한 해수면 상승을 낮게 추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을 과대 평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서해의 안흥과 보령 지역에서 는 각각 2.51±0.48 mm/yr, 1.37±0.46 mm/yr로 관측되었는데, 이는 0.84±0.49 mm/yr, -0.17±0.46 mm/yr로 나타난 과 비교해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서해안 주변에서 위성관측 해수면 상승률이 조위관측 해수면 상승률보다 높게 나타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Fig. 1). Lee et al. (2022)는 위성관측의 보정을 위해 사용되는 FES2014모델이 서해안에서 조석 진폭을 과소모의 하여, 위성관측 해수면 상승이 경기만 인근에서 크게 나타난다고 보고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안흥, 보령 지역의 가 실제 연직 지반 운동에 비해 과대평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4. 결론 및 토의
본 연구에서는 재분석 자료와 관측자료를 사용하여 1993년부터 2018년까지 한반도 연안의 해수면 상승을 평가하였다. Sterodynamic, 질량 재배치, 후빙기 조륙운동에 의한 해수면 변화의 합과 조위관측 해수면을 비교한 결과, 물리적 과정의 합은 19개 지역 중 16개에서 불확실성 범위 내에서 해수면 상승을 대체로 잘 재현하였다. 기여도 분석 결과 해양순환변화와 관련된 sterodynamic 효과의 기여도는 60–78%로 연안 해수면 상승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비균질한 해수면 상승 패턴에 주로 영향을 주었다. 질량 재배치에 의한 해수면 변화는 연안 해수면 상승에 높은 기여도(25–40%)를 보였지만, 공간적으로 거의 균일하게 나타났다. 반면, 후빙기 조륙운동은 sterodynamic, 질량 재배치와 다르게 한반도 연안 해수면 하강에 기여했다. 추가적으로, 물리적 과정의 합과 조위관측 해수면 상승률의 차를 통해 지역적 요인에 의한 수직 지반 운동을 추정한 결과 -1.61–0.58 mm/yr의 범위로 지역적으로 큰 편차를 보였다. 동해의 속초와 울릉도, 서해의 보령, 군산, 위도 지역에서 지역적 요인에 의한 수직 지반 운동이 하강하는 경향으로 해수면 상승에 기여했으며, 남해의 통영 제주 부근의 서귀포와 거문도 지점에서 수직 지반 운동이 해수면 하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반도 연안의 수직 지반 운동을 평가하기 위해, 위성과 조위관측 해수면 상승률 차를 활용하여 조위 관측지점에서 수직 지반 운동을 추정하였고 지반 운동에 기여하는 과정들의 합과 비교하였다. 위성과 조위관측 해수면 상승률 차를 확인한 결과, 한반도 연안 대부분 지역에서 지반이 융기하는 경향을 보였고, 위도 지역은 침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적인 요인, 후빙기 조륙운동, 질량 재배치에 의한 수직 지반 운동의 합은 속초, 울릉도, 안흥, 보령을 제외한 15개 지역에서 위성과 조위관측 해수면 상승률 차와 잘 일치하며 같은 경향을 보였다. 후빙기 조륙운동, 질량 재배치에 의한 수직 지반 운동은 한반도 연안에서 지반 융기에 기여했으며, 후빙기 조륙운동에 의한 수직 지반 운동은 질량 재배치와 비교해서 약 2배 빠르게 나타났다. 지역적 요인에 의한 수직 지반 운동은 후빙기 조륙운동, 질량 재배치와 비교해서 지역적으로 큰 편차를 보였다. 결과적으로, 1993년부터 2018년까지 한반도 연안의 수직 지반운동은 지반에 대한 상대적 해수면(즉, 우리가 느끼는 실제 해수면 변화)이 하강하는데 기여하고 있었다. 하지만, 서해안에 위치한 섬인 위도 지역의 경우, 전반적인 양상과 달리 지반이 급격히 하강하고 있어, 향후 해수면 상승에 대한 위험이 상대적으로 증폭될 것이라 예상된다.
본 연구에서는 한반도 연안의 조위관측 지점에서 해수면 상승과 수직 지반 운동을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는 연안지역 상대 해수면 상승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물리적 과정에 기반한 평가가 유용하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여전히 몇몇 지역에서 조위관측 해수면 상승과 물리적 과정의 합 사이에 불일치를 보여준다. 전 지구 해양순환모델은 주변 해역(marginal seas)에서 해류와 지형의 상호작용(flow topography interaction)과 해협 역학(strait dynamic)과 같은 복잡한 순환을 재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지역해양의 모의성능이 저하될 수 있다(Gan et al. 2022). 이러한 문제는 울릉도 지역에서 sterodynamic 효과에 의한 해수면 상승을 낮게 모의할 수 있다. 향후 해양모델의 고도화 및 지역적인 순환 개선을 통해 주변 해역의 해수면 상승 예측 정확성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연구 결과는 위성과 조위관측 해수면 상승률의 차와 수직 지반운동에 관여하는 요인의 비교를 통해 한반도 연안에서 신뢰할 수 있는 수직 지반 운동 추정치를 제공한다. 이러한 방법은 GNSS가 위치하지 않은 지역에서도 간접적으로 수직 지반 움직임을 추정할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위성자료는 해안에서 육상 신호, 지구 물리 보정에 영향을 받을 뿐만 아니라 조석에 의한 편향보정이 발생할 수 있어 정확도가 저하될 수 있다(Valle-Rodríguez and Trasviña-Castro 2020). 그러므로, 한반도 연안의 해수면 상승과 수직 지반운동의 정확한 추정을 위해서 조위관측소와 GNSS가 함께 위치하는 관측 시스템이 보다 확대될 필요성이 있다. 향후, 해수면 관측이 지속되고 이러한 관측 시스템 확대됨에 따라 해수면 변화 평가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