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연구배경 및 목적
유라시아와 한반도의 동쪽이면서 일본열도의 서쪽에 위치한 동해는 러시아, 중국 등 여러 국가와 인접하고 있는 지정학적 특징으로 인하여 해양 경계와 관련된 정치적 이슈와 경제적 경쟁의 중심에 놓여 있다. 더불어 동해는 풍부한 해양자원, 어업자원, 해저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자원 개발과 관리에 대한 관심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동해는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대양의 축소판' 또는 ‘작은 대양(miniature ocean)으로 불리며(Kim 2013), 해류 순환, 수괴분포, 심해 특성 등 대양과 유사한 특성을 보인다(Kim et al. 2007). 이러한 이유로 동해는 해양학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연구 대상이며, 다양한 생태계와 풍부한 생물종으로 인해 생물학적 연구의 핵심 해역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해양 오염, 해양 생태계 보전, 심해 자원 개발 등 글로벌 이슈와 관련된 다수의 연구에서 지속적으로 다루어 지고 있다.
최근 수십 년 동안 동해 관련 연구는 다양한 분야에서 양적으로 큰 성장을 이루었으나, 연구동향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국가별 연구 생산성과 연구협력 구조, 핵심 연구주제에 대한 분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며, 이에 동해 연구의 질적 향상과 연구협력의 다변화를 위한 심층적인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동해 관련 연구의 현황을 계량정보학적으로 분석하여, 국가별, 기관별 연구 생산성과 주제동향을 파악하고, 연구협력 네트워크의 구조를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1930년대 이후 꾸준히 발전해 온 동해 연구의 성장 추이를 분석하고, 일본, 러시아, 한국 등 주요 국가들의 연구 생산성과 협력관계를 고찰하였다. 아울러, 동해 연구에서 주요 연구주제가 어떻게 다뤄졌는지 종합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선행연구
동해 연구에 대한 동향 분석은 주로 동해 표기에 대한 서지적 분석에 국한되어 왔다(Kang et al. 2009; Han 2015; Byun and Choi 2018). 대표적으로 Han (2015)이 SCIE 학술지에 출판된 동해 관련 논문을 대상으로 동해 표기 유형에 따른 국가 분포, 연구협력 및 공저 네트워크, 주제 분야를 일부 분석하였으나, 동해 자체에 대한 포괄적인 연구동향 분석은 여전히 미미하다. 반면, 황해에 대한 연구동향 분석은 Hwang et al. (2023)이 텍스트 마이닝 기법(토픽 모델링)을 사용하여 연구기간별 핵심 주제를 도출하고, 저자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연구자 및 연구기관의 영향력을 분석한 바 있다. 또한 Jang et al. (2016)은 남극 지역을 대상으로 국가별 연구생산성을 살펴보고,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연구협력 관계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바 있다.
그동안 해양과학 분야의 연구동향 분석은 특정 해역이 아닌 연구주제를 중심으로 수행되어 왔다. 해양물리 분야에서는 Zhang et al. (2009)이 해양 순환 관련 논문을 대상으로 국가 및 기관별 논문 생산성, 학술지별 논문 분포, 논문당 피인용수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미국과 우즈홀 해양연구소가 연구의 핵심 주체임을 밝힌 바 있다. 해양생물 분야에서는 Wang et al. (2015)이 식물성 플랑크톤 연구에서 국제 협력과 대규모 연구의 증가를 확인하였고, Kim et al. (2016)은 동아시아 해역의 해양 생물다양성 연구동향을 계량적으로 분석하여 국가 간 연구협력 관계와 핵심 연구분야를 도출하고, 네트워크 분석 도구(VOSviewer, Gephi)를 통해 이를 시각화하였다. 해양화학 분야에서는 Pauna et al. (2019)이 해양 미세플라스틱 연구를 중심으로 네트워크 분석을 실시하여 키워드, 저자, 국가, 학술지 간의 관계를 시각화하였다. 이를 통해 대부분의 미세플라스틱 연구가 독성학 및 환경화학에 집중되어 있고, 생태학적 영향에 대한 연구는 미비함을 지적하였다. 또한, Sahoo and Pandey (2020)는 해양 산성화 연구의 성장 추이를 분석하여, 최근 10년간 연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독일의 GEOMAR와 미국 해양대기청(NOAA) 등의 기관들이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 밖에도 블루 카본(Wang et al. 2024), 해양 지질재해(Camargo et al. 2019), 해수 관입(Cao et al. 2021) 등 다양한 주제에서 연구동향 분석이 진행되었다. 또한 Kang (2019)은 특정 학술지, 즉 한국해양학회지에 출판된 논문을 대상으로 연구생산성, 연구대상, 연구기관 등을 분석한 바 있다.
이와 같이 해양물리, 해양화학, 해양생물, 해양지질 등 다양한 해양학 분야에서 연구동향 분석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주로 논문 생산성, 질적 수준, 연구협력, 연구주제 등을 네트워크 분석이나 계량정보학적 기법을 통해 고찰하고 있다. 동해 연구 역시 이러한 접근을 통해 보다 포괄적인 연구동향 분석이 필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국제적 연구협력 관계와 주요 연구주제의 변화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2. 연구방법
자료수집 및 처리
동해 관련 학술논문은 Web of Science DB에 등재된 SCIE 논문 전체를 대상으로 제목, 초록, 저자키워드 필드를 검색하여 수집하였다. 논문 검색어는 East Sea, Sea of Japan, Japan Sea, Japan (East) Sea, East/Japan Sea, Japan/East Sea 등 동해와 관련된 다양한 표기법을 모두 포함하고, 논문유형은 Article과 Review로 제한하였다. 검색 결과, 1930년 이후부터 2023년까지 총 7,956편의 논문이 검색되었으며, 제목 및 초록을 모두 검토하여 동해와 무관한 논문을 제외하고, 총 6,800편을 최종 분석대상으로 확정하였다.
수집된 논문의 서지정보는 계량정보학적 분석을 위해 자료 전처리를 실시하였다. 우선 저자 소속 필드에서 동일한 국가와 기관이 상이하게 표현된 경우 통일된 명칭으로 수정하였다. 다음으로 저자키워드가 대소문자, 약어, 이음동의어, 복수형 등과 같이 서로 다르게 표현된 경우 이를 대표단어로 치환하였다. 예를 들어 NW Pacific, North-Western Pacific, Northwestern Pacific, North-West Pacific, Northwest Pacific, NW Pacific 등의 표현들은 모두 Northwest Pacific로 통일하였다.
분석방법
동해 연구의 국가, 기관별 논문 생산성과 시계열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연도 및 연대별로 시각화하였다. 연구의 질적수준 평가는 논문영향력지수(Category Normalized Citation Impact, CNCI)와 논문당 피인용수(Citations per Paper, CPP)를 활용하였다. 논문영향력지수(CNCI)는 citation impact, 즉 논문 당 평균 피인용 수를 동일한 학문분야, 출판연도, 논문 형태로 정규화한 값이다. 1.0을 평균으로 하는 상대적 지수이며, 논문영향력지수(CNCI)가 1.25인 경우 해당 논문이 평균 대비 25% 이상 인용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논문당 피인용수는 총 피인용 수를 전체 논문수로 나눈 값으로 인용이 발생되는 물리적 시간으로 인하여 일반적으로 출판년도가 오래될수록 높은 값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
다음으로 국가, 기관 간 연구협력 관계와 주제 간 상호작용을 분석하기 위해 네트워크 분석을 실시하였다. 네트워크 분석에 사용되는 지표는 대표적으로 연결 중심성(degree centrality), 근접 중심성(closeness centrality), 매개 중심성(betweenness centrality)이 있다. 연결 중심성은 특정 노드가 다른 노드와 얼마나 많이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며(Kim 2011), 직접적인 연결이 많을수록 네트워크 내에서 중심축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근접 중심성은 네트워크에서 특정노드가 다른 모드 노드들과 얼마나 가까운지 측정하는 것으로, 노드 간 직접적인 연결 뿐 아니라 간접적으로 연결된 모든 노드와의 거리를 계산한다. 근접 중심성이 높은 노드는 네트워크 내의 다른 모든 노드들과 비교적 짧은 경로로 연결되어 있어, 정보나 자원 전달에서 중심 역할을 나타낸다(Son 2002). 매개 중심성은 네트워크에서 특정 노드가 다른 노드들 간의 경로에서 얼마나 중요한 중개 역할을 하는지를 측정하는 지표이다(Son 2002). 매개 중심성이 높은 노드는 네트워크에서 다른 노드들 간의 연결을 중개하거나 경로의 중간에 위치함으로써, 정보확산 과정에서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 본 연구의 네트워크 분석을 위해 동일 논문 내 출현한 국가, 기관, 저자키워드를 ‘노드(node)×노드(node)’ 형태의 일원 모드 행렬표로 생성하였고, 결과분석과 시각화는 R과 Gephi를 활용하였다.
마지막으로, 동해 연구의 핵심그룹과 주요 주제분야를 도출하기 위해 기관, 저자키워드에 대한 군집 분석을 실시하였다. 군집 분석은 Gephi의 Louvain 알고리즘(Blondel et al. 2008)을 활용하였다.
3. 연구결과
기초분석
동해 관련 SCIE 논문은 총 6,800편으로 193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Fig. 1). 동해 연구는 총 79개 국가와 608개 기관에서 논문을 출판하였으며, 871종의 학술지에 게재되었다. 논문당 피인용수는 평균 18.5회로 나타났고, 논문영향력지수는 0.581로 분석되어 평균값 1.0 대비 약 42% 낮은 인용률을 보이고 있다. 전체 6,800편의 논문 중 피인용 수 기준 상위 1%에 속하는 논문은 21편, 상위 10%에 속한 논문은 260편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동해 연구의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음을 시사한다.
국가 분석
동해 연구의 국가별 논문수를 분석한 결과, 주저자 기준으로는 일본이 2,315편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서 러시아(1,677편), 한국(1,139편), 중국(428편), 미국(287편) 순으로 나타났다. 교신저자 기준으로는 일본이 2,480편으로 가장 많았고, 러시아(1,836편), 한국(1,152편), 중국(417편), 미국(292편)이 뒤를 이었다. 전체 저자 기준으로는 일본이 2,607편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러시아(1,807편), 한국(1,289편), 미국(560편), 중국(540편) 순이다. 국가별 논문수를 분석한 결과, 모든 저자 유형에서 동해와 인접한 일본, 러시아, 한국이 가장 많은 논문을 게재하였다(Table 1).
Table 1.
다음으로 국가별 누적 논문수 추이를 살펴보면, 1990년대 중반까지 주저자 및 공저자의 소속국가는 러시아의 논문수가 가장 많았으나, 이후 일본의 논문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누적 논문수 1위를 기록하게 되었다. 한국의 경우, 2001년부터 논문수가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중국은 2007년 이후 매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Fig. 2a and b).
주저자의 소속국가를 기준으로 최근 10년 간(2013년–2023년) 국가별 연평균 성장률(Compound Annual Growth Rate, CAGR)을 분석한 결과, 중국이 14.5%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그 뒤로 한국(9.6%), 러시아(6.3%), 일본(4.8%), 미국(2.8%)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중국의 논문 성장세가 매우 두드러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논문수 상위 10개국을 대상으로 논문의 질적 수준을 비교한 결과(Fig. 3), 논문당 피인용수(CPP)는 캐나다가 49.3회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미국(42.5회), 프랑스(34.7회), 호주(32.0회), 독일(29.7회), 영국(29.2회) 순으로 나타났다. 논문영향력지수(CNCI)는 캐나다가 1.20으로 가장 높았으며, 미국(1.09), 영국(1.05), 호주(0.98), 독일(0.97) 등도 세계 평균인 1.0에 근접한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일본(0.67), 한국(0.61), 러시아(0.34)의 논문영향력지수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일본, 러시아, 한국의 논문 생산량은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논문의 질적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마지막으로 국가 간 연구협력 현황을 살펴본 결과(Table 2), 미국과 한국 간 공저 논문수가 156편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미국-일본(139편), 러시아-일본(130편), 한국-일본(124편), 중국-일본(120편), 미국-중국(82편), 한국-러시아(72편)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논문수 상위 5개국 간에 공동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Table 2.
국가 간 연구협력 네트워크 분석결과(Table 2), 연결 중심성(degree centrality)은 일본이 가장 높고, 총 53개국과 공동 연구를 수행하였다. 다음으로 미국(45개국), 한국(38개국), 러시아(35개국), 중국(35개국), 영국(30개국) 순으로 연결 중심성이 높았다. 근접 중심성(closeness centrality)도 일본이 0.783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어 네트워크에서 매우 중심적인 위치에 있고, 연구적으로 타국가들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나타낸다. 다음으로 미국(0.720), 한국(0.673)도 비교적 높은 근접 중심성을 나타내고 있다. 매개 중심성(betweenness centrality) 또한 일본이 0.304로 가장 높게 나타나, 일본이 여러 국가 간 연구협력의 중개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다음으로 미국(0.147), 한국(0.102) 등이 대체로 높았다. 이를 종합하여 국가간 연구협력 관계를 도식화하면 Fig. 4와 같다. 단, 노드(node)의 크기는 각 국가의 논문수에 비례하고, 연결선(edge)의 굵기는 공동연구 횟수에 비례한다.
연구기관 분석
동해 연구에 대한 연구기관별 논문수를 분석한 결과, 주저자 기준으로는 러시아과학아카데미(Russian Academy of Sciences, RAS)가 1,122편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뒤로 일본수산연구·교육기구(Japan Fisheries Research and Education Agency, FRA; 245편), 도쿄대학(213편), 한국해양과학기술원(Korea Institute of Ocean Science & Technology, KIOST; 184편), 홋카이도대학(175편)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저자 기준 논문수는 러시아과학아카데미가 1,507편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러시아 AV 지르문스키 국립해양생물센터(A.V. Zhirmunsky National Scientific Center of Marine Biology, NSCMB FEB RAS; 667편), 도쿄대학(424편), 일본수산연구·교육기구(378편), 한국해양과학기술원(359편)이 뒤를 이었다(Table 3). 기관별 논문수는 대체로 기관이 위치한 국가의 전체 논문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Table 3.
주저자 기준으로 논문생산량이 높은 상위 연구기관들의 논문 출판수 추이를 분석한 결과(Fig. 5), 모든 시기에서 러시아과학아카데미가 압도적으로 많은 논문을 출판하였다. 일본수산연구·교육기구는 2000년대 이전까지 총 23편으로 상위 5위에 머물렀으나, 2000년대와 2010년대에는 2위로 도약하였고, 2020년대에는 3위에 위치하고 있다. 도쿄대학은 2000년대 이전에 2위에 있었으나, 2000년대 이후로는 꾸준히 4위에 머무르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2000년대 이전 7편으로 13위에 불과했으나, 2000년대에 7위로 상승한 후, 2010년대에는 3위, 2020년대에는 2위로 급성장하였다. 홋카이도대학은 2000년대 이전에 4위에 있었고, 2000년대에는 3위로 상승했으나, 2010년대에는 7위, 2020년대에는 8위로 하락세를 보였다. 또한, 서울대학교는 2000년대 이전에 6편으로 15위에 위치했으나, 2000년대에 5위, 2010년대에 6위, 2020년대에 다시 5위에 올랐다. 특히 2000년 이후로 한국 주요 연구기관들의 논문 출판수가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주요 연구기관의 연구협력 네트워크 분석 결과(Table 4), 연결 중심성(degree centrality)은 러시아과학아카데미가 329로 가장 높게 나타나, 다른 기관들과의 직접적인 연구협력이 가장 활발하였다. 일본은 도쿄대학이 300으로 가장 높은 연결 중심성을 나타내고, 한국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가장 높은 연결 중심성을 나타내고 있어, 각 국의 연구 네트워크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근접 중심성(closeness centrality)은 러시아과학아카데미와 도쿄대학이 각각 0.537과 0.536으로 높은 값을 기록하여, 다른 기관들과 비교적 짧은 경로를 통해 연구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이들 기관이 연구 결과의 확산에 있어 매우 효율적인 위치에 있음을 의미한다. 매개 중심성(betweenness centrality)은 러시아과학아카데미가 0.185로 가장 높게 나타나, 다른 기관 간의 연구협력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며 네트워크 내에서 핵심적인 연결 고리임을 나타낸다. 또한 중국과학원도 0.122의 높은 매개 중심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러시아과학아카데미는 연결, 매개, 근접 중심성 모두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하며, 연구 네트워크 내에서 중심축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Table 4.
주요 연구기관의 연구협력 네트워크 분석 결과를 종합적으로 도식화하였다(Fig. 6). 단, 각 노드(node)는 기관을 나타내며 논문수가 10편 이상인 기관만 노출하였다. 노드의 크기는 해당 기관의 논문수에 비례하고, 연결선(edge)의 굵기는 기관 간 공저 논문수에 비례한다. 또한, 노드의 색상은 군집 분석 결과 도출된 공동의 연구집단을 의미한다. 연구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군집 분석을 실시한 결과, 총 11개의 군집이 형성되었으며, 그 중 상위 5개의 군집이 전체 기관의 80.1%를 차지하였다. 군집 1(Cluster 1)은 전체의 24.3%를 차지하며, 일본수산연구·교육기구, 홋카이도대학, 도쿄대학, 교토대학 등 주로 일본의 기관들로 구성되었다. 두 번째로 큰 군집은 군집 2(Cluster 2)로, 전체의 17.9%를 차지하며, 중국과학원, 중국자연자원부(Ministry of Natural Resources, MNR) 등 중국의 기관들이 포함되었다. 다음으로 군집 3(Cluster 3)은 전체의 15.5%를 차지하며,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서울대학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부경대학교, 부산대학교 등 한국의 주요 기관들로 구성되었고, 군집 4(Cluster 4)는 전체의 14.3%를 차지하며, 러시아과학아카데미, 러시아 AV 지르문스키 국립해양생물센터 등 러시아의 주요기관들로 구성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군집 5(Cluster 5)은 전체의 11.9%를 차지하며, 미국 해양대기청(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 NOAA)와 캘리포니아대학교 등 미국의 연구기관들로 구성되어 있다. 군집 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기관 간 연구협력은 대체로 소속기관이 속한 국가 내에서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다음으로 논문수 기준 상위 15개 기관을 대상으로 논문의 질적 수준을 비교하면(Fig. 7), 논문당 피인용수(CPP)는 도호쿠대학이 34.8회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도쿄대학(25.8회), 중국과학원(24.6회), 홋카이도대학(24.3회), 일본해양연구개발기구(Japan Agency for Marine-Earth Science and Technology, JAMSTEC; 24.1회), 서울대학교(23.3회) 순으로 나타났다. 논문영향력지수(CNCI)도 도호쿠대학이 0.94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중국과학원(0.87), 도쿄대학(0.83), 한국지질자원연구원(0.73), 홋카이도대학(0.73), 서울대학교(0.71), 교토대학(0.70) 순으로 나타났다. 일본 연구기관들의 연구 질적 수준이 대체로 높았고, 러시아 연구기관들은 논문 생산성은 매우 높은 반면 연구 질적수준은 타 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연구주제
동해 논문의 연구주제 분석을 위해 저자키워드의 출현 빈도를 분석한 결과, Ulleung Basin이 148회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Peter the Great Bay (115회), taxonomy (102회), Tsushima warm current (100회), distribution (92회), Northwest Pacific (88회), Sea of Okhotsk (78회), morphology (77회)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주로 해역과 지리적 위치와 관련된 키워드의 빈도가 많았다(Table 5).
Table 5.
저자키워드의 네트워크 분석 결과, 연결정도 중심성(degree centrality)은 Ulleung Basin이 452로 나타나, 동일 논문 내에서 다른 저자키워드와 가장 많이 연결되었고, 다음으로 Peter the Great Bay (428), taxonomy (364), Northwest Pacific (344), Sea of Okhotsk (339)가 높았다. 대체로 연결정도 중심성은 출현 빈도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근접 중심성(closeness centrality)은 Northwest Pacific이 0.389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Sea of Okhotsk (0.386), Ulleung Basin (0.382), Tsushima warm current (0.381), East China Sea (0.376)가 높은 값을 나타내어, 이 키워드들이 네트워크 내에서 다른 키워드들과 매우 가까운 경로로 연결되어 있다. 이는 주로 해역과 지역명이 네트워크의 중심에 위치하며 다양한 주제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매개 중심성(betweenness centrality)은 Ulleung Basin이 0.082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Northwest Pacific (0.049), Peter the Great Bay (0.049), Sea of Okhotsk (0.047), Tsushima warm current (0.038), climate change (0.032), distribution (0.032) 등의 순으로 높았다. 이들 키워드는 네트워크 내에서 키워드 간 중요한 중개자 역할을 하고 있다.
다음으로 저자키워드를 대상으로 연구분야 도출을 위해 군집분석을 실시하였다(Table 6). 단, 논문에서 10회 이상 사용된 저자키워드로 제한하였으며, 그 결과 총 8개의 군집으로 구분되었다.
Table 6.
군집 1(Cluster 1)은 Tsushima warm current (100회), climate change (65회), East China Sea (62), sea surface temperature (61회), sea level (59회)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로 해양 기후 변화와 관련된 연구가 집중된 군집이다. 해류, 해수면 및 온도 변화 및 동중국해와 관련된 주제들이 포함되어 있다. 군집 2(Cluster 2)는 Peter the Great Bay (115회), distribution (92회), northwest Pacific (88회), larva (46회), deep sea (40)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로 북서태평양 및 러시아 연해 지역의 해양 생태계를 다루고 있다. 이 군집은 특정 지역(표트르 대제만, 북서태평양)과 해양 생물(유생, 이매패류, 갑각류, 저서생물 등)의 분포 및 생태학적 특성을 포함한다. 군집 3(Cluster 3)은 Ulleung basin (148회), gas hydrate (62회), sediment (53회), miocene (49회), numerical model (38)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울릉분지와 동해 주변 지역의 지질학 및 지구물리학적 연구 주제를 포함한다. 특히 울릉분지의 지형, 가스 하이드레이트, 퇴적물, 마이오세 등의 연구와 수치 모델링을 통한 해저 구조 및 지진활동 분석 등을 포함한다. 군집 4(Cluster 4)는 taxonomy (102회), morphology (77회), new species (62회), mitochondrial DNA (55회), diatom (47회)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생물 분류학과 형태학적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다. 신종 발견, 유전 표지자를 활용한 계통학적 분석 등이 포함된다. 군집 5 (Cluster 5)는 seasonal variability (59회), phytoplankton (48회), satellite observation (32회), typhoon (31회), primary production (29회)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해양 및 대기 환경 변화와 해양 생태계에 관한 연구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주로 계절적인 변동성에 따른 해양 생태계와 관련된 연구가 많고, 식물성 플랑크톤과 위성 관측을 통한 생태계 변화 등이 포함된다. 군집 6(Cluster 6)은 bottom sediments (29회), heavy metal (29회), pollutant (26회), Mytilus coruscus (21회), sea urchin (19회)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해양 오염과 생물학적 영향에 대한 연구가 중심을 이룬다. 주로 해저퇴적물 중 중금속 오염물질 분포와 재난상황(기름 유출 등)에 따른 생물학적 영향에 대한 연구를 포함한다. 군집 7(Cluster 7)은 seawater (26회), Fukushima accident (25회), Cs-137(23회), PAH (22회), vertical distribution (14회)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로 방사능 오염과 그 영향에 관한 연구가 중심이 되고 있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해수의 세슘 동위원소(Cs-137, Cs-134) 및 플루토늄 동위원소(Pu-239+240)와 같은 방사성 물질의 거동과 분포를 분석하는 연구를 포함한다. 또한 PAH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와 같은 화학적 오염 물질의 해양 환경 변화도 다루고 있다. 마지막으로 군집 8(Cluster 8)은 fatty acid (28회), sargassum (24회), feeding (19회), organic matter (10회), Japanese flounder (10회)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해양 생물의 영양학적 구성과 먹이망에 대한 연구를 포함한다.
저자키워드의 네트워크 분석과 군집분석 결과를 토대로 저자키워드 간 관계를 도식화 하였다(Fig. 8). 단, 10회 이상 사용된 키워드로 제한하였으며, 연결선(edge)은 저자키워드 간 동시출현횟수가 3회 이상인 경우만 표시하였다. 각 노드(node)는 저자키워드를 나타내며, 노드 및 텍스트의 크기는 해당 저자키워드의 출현 빈도에 비례한다. 노드의 색상은 군집 분석을 통해 구분된 군집을 나타내며, 연결선의 굵기는 저자키워드 간의 동시출현횟수에 비례한다.
다음으로 동해 연구를 가장 활발하게 수행한 국가를 중심으로 저자키워드의 출현빈도를 분석하였다(Table 7). 그 결과 해당국가와 인접한 특정 해역 및 관련 주제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은 Tsushima warm current가 76회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며, 일본 해역을 통과하는 주요 해류인 대마난류에 대한 연구가 활발함을 시사한다. 이 해류는 동해와 동중국해, 일본해를 잇는 중요한 해양 현상으로, Northwest Pacific (44회), Kuroshio (23회)와 같은 키워드들도 자주 등장한다. 일본은 sea surface temperature (23회), seasonal variability (30회), climate change (29회)와 같은 키워드를 통해 기후변화와 해양환경 간의 상호작용을 연구하고 있다. 또한, Miocene (36회), Pleistocene (30회) 등의 빈도가 높아 고지질학적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러시아는 Peter the Great Bay (114회)가 가장 빈번하게 나타났으며, 이는 러시아 동부 연해의 표트르 대제만과 그 주변 해양 생태계에 대한 연구가 중심이 되고 있다. 또한 distribution (63회), morphology (56회), taxonomy (54회) 등 해양 생물학적 연구, 특히 생물의 분포와 분류학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sea of Okhotsk (53회), Sakhalin (21회)등의 키워드는 러시아의 극동 해역에 대한 연구를 반영하며, bottom sediments (28회), heavy metal (20회) 등과 같이 해양오염 및 퇴적물 관련 연구도 중요한 주제로 다루어지고 있다. 한국은 Ulleung Basin (137회)이 가장 자주 사용되고 있어, 이는 울릉분지와 관련된 연구가 중심임을 알 수 있다. 특히 gas hydrate (42회), Dokdo (26회) 등의 키워드와 동시에 나타난 것을 볼 때, 이 지역의 해저자원 및 지질학적 특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Korea Strait (25회)과 Tsushima warm current (22회)과 같이 동해와 서해를 잇는 해류 및 해양환경 변화에 관한 연구와, climate change (18회), phytoplankton (24회), primary production (19회) 등 기후변화와 해양 생태계 간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도 수행되고 있다.
Table 7.
마지막으로 동해 연구가 가장 많이 출판된 학술지는 Russian Journal of Marine Biology로 총 299편의 논문이 게재되었고, 다음으로 Biologiya Morya-marine Biology (226편), IJSEM (139편), Nippon Suisan Gakkaishi (135편), Zoologichesky Zhurnal (112편), Oceanology (109편), Fisheries Science (101편)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출판이 많은 순으로 학술지의 주제분야(Web of Science Categories)를 살펴보면, Marine & Freshwater Biology 분야가 1,377편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Oceanography (1,189편), Geosciences, Multidisciplinary (1,094편), Meteorology & Atmospheric Sciences (665편), Environmental Sciences (639편), Geochemistry & Geophysics (552편), Zoology (520편)의 순으로 나타났다(Table 8).
Table 8.
논문수 기준 상위 10개 주제 분야에 대한 연대별 추이를 분석한 결과(Fig. 9), 2000년 이전에는 Marine & Freshwater Biology 분야가 전체 연구의 25.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00년 이후로 들어서면서 Marine & Freshwater Biology, Oceanography, Geosciences, Multidisciplinary의 세 분야가 대체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특히 Environmental Sciences의 경우, 2000년 이전에는 3.6%에 불과했으나, 2000년대에 6.9%, 2010년대에 9.0%, 2020년대에는 17.9%로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4. 결 론
이 연구는 1934년부터 2023년까지 발표된 동해 관련 SCIE 논문 6,800편을 대상으로, 계량정보학적 분석을 통해 국가, 기관, 연구주제 및 연구 질적수준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주요 결과와 시사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동해 연구는 양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으나, 연구 영향력을 나타내는 논문당 피인용수 및 논문영향력지수는 세계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해 연구가 양적 확장에 비해 질적 향상이 미흡한 점을 시사하며, 질적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국가별 논문수는 일본, 러시아, 한국에 편중된 경향이 있으며, 최근 중국과 한국의 논문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연구의 질적 수준은 일본, 러시아, 한국이 세계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미국과 캐나다는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둘째, 연구기관은 러시아과학아카데미가 가장 많은 논문을 출판하였고, 다음으로 일본의 도쿄대학과 일본수산연구·교육기구, 한국의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연구생산성이 높았다. 특히 2000년 이후부터 한국 연구기관의 논문수가 급격히 성장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연구생산성이 높은 연구기관들은 연구협력 네트워크에서도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나, 연구협력 방식이 국제적 공동연구 보다는 소속국가 내에서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셋째, 연구주제는 특정 해역과 지리적 키워드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특히 울릉분지, 표트르 대제만, 대마난류, 북서태평양과 같은 키워드가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었으며, 저자키워드 네트워크에서 중요한 역할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연구주제 군집분석 결과, 해양 기후변화 및 해류, 북서태평양과 러시아 연해 생태계, 울릉분지의 지질학적 연구, 생물 분류학 및 신종 발견, 해양생태계의 계절적 변동성, 해양 오염 및 생물학적 영향, 방사능 오염과 영향, 해양 생물의 영양구조와 먹이망 연구 등이 주요 연구분야로 구분되었다. 최초 동해 연구는 주로 해양생물학, 해양학, 지구과학 분야에 집중되어 있었으나, 최근 환경학 분야의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동해의 해양오염, 기후변화, 생태계 변동에 대한 연구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한국은 울릉분지와 가스 하이드레이트 등 지질학적 연구에 주력하며 해양자원 관련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일본은 대마난류와 해류 및 기후변화의 상호작용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표트르 대제만을 중심으로 해양생태계와 생물분포 및 분류학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이 연구는 동해 연구의 전반적인 동향과 질적 수준을 분석함으로써, 동해 연구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기초자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동안 동해 연구는 양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었으나, 특정 국가와 인접 해역에 편중된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연구의 질적수준 향상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동해 연구는 단순히 지역적 문제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이슈인 기후변화와 해양자원의 지속 가능한 이용 및 관리를 위한 다학제적 연구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특히 논문의 영향력을 나타내는 피인용지수는 일반적으로 국제협력을 통해 출판된 논문에서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므로 동해 연구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연구협력의 국제화를 촉진하여 글로벌 차원의 연구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