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전갱이(Trachurus japonicus)는 농어목(Perciformes) 전갱이과(Carangidae)에 속하는 어종으로 일본과 우리나라 연안, 동남아시아 해역에서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Froese and Pauly 2026). 전갱이는 중・표층성 회유 어종으로, 한반도 주변해를 중심으로 연근해 어업에서 지속적으로 어획되어 온 주요 대상종이다. 주로 표층에 서식하며 수온을 비롯한 해양 환경 조건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성장과 성숙이 변화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Sassa et al. 2006; Takahashi et al. 2022). 이러한 특성으로 전갱이는 해양 환경 변화에 따라 분포 이동과 회유 경로 조정이 비교적 빠르게 나타날 수 있는 어종으로 평가된다.
한반도 주변해는 쿠로시오 해류와 분지류의 영향을 받는 동시에 계절풍의 영향이 강한 해역으로, 해양 환경 변동이 큰 것이 특징이다(Isobe et al. 1994; Kim et al., 2014; Kim et al. 2025). 이러한 환경 특성으로 인해 전갱이의 분포와 어획량 변동 또한 크게 나타난다(Zhang and Lee 2001). 어업생산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35년(1990–2024년) 동안 전갱이 어획량의 변동계수, 즉 표준편차가 평균의 약 40%에 달하였다(국가데이터처 2025).
최근 기후변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해수온이 빠르게 상승하고, 해류 변동을 포함한 해양 환경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전 2008; 김 등 2024). 이러한 변화는 미래로 갈수록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며(정 등 2021; Jin et al. 2023), 특히 북서태평양 해면수온이 전지구 평균보다 약 2배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정 등 2024). 이에 따라 전갱이의 출현 시기와 주요 어장 위치의 변화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전갱이 분포 변화에 대한 기존 연구는 주로 중국 연안을 대상으로 수행되어 왔으며(Xiong et al. 2024; Wang et al. 2025) 한반도 주변해를 대상으로 한 중・장기적 서식지 변화 전망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다.
본 연구에서는 종분포모형(species distribution model)을 적용하여 전갱이의 과거 서식지 분포를 재현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후변화 시나리오 하에서 한반도 주변해 전갱이 서식지 분포의 잠재적 변화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기후변화에 따른 전갱이 분포 변화의 공간적 특징과 계절적 차이를 파악하고, 향후 전갱이 자원 관리 및 어업 대응 전략 수립을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2. 자료 및 방법
모형 입력자료
종분포모형 구축을 위해 전갱이의 출현 자료는 11년 (2010–2020년) 동안 수집된 국립수산과학원 어획자료를 활용하였다. 어획자료는 수평 해상도 0.5°의 대해구 단위로 구성되어 있으며, 월별로 제공된다. 본 자료에는 대형선망, 대형쌍끌이어업, 대형트롤어업을 포함한 8개 업종의 어획 기록이 포함되어 있으며, 종분포모형에는 대상 어종의 출현 유무 정보만을 활용하므로, 업종 간 구분 없이 모든 업종의 자료를 통합하여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전갱이 어획량이 0보다 큰 경우를 출현(presence)으로 정의하였다.
종분포모형에는 출현 자료와 함께 부재(absence) 자료가 요구되나, 본 연구에서 사용한 어획자료의 특성상 실제 부재 자료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를 대체하기 위해 위부재(pseudo-absence) 자료를 생성하여 활용하였다. 실제 부재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 인위적으로 생성한 부재 자료, 즉 위부재 자료를 사용하는 것이 권장되며(Elith et al. 2006; Barbet-Massin et al. 2012), 이는 종분포모형 연구에서 널리 사용되는 기법이다(예, Hazen et al. 2017; Abrahms et al. 2019). 위부재 자료는 출현이 격자를 제외한 나머지 격자 중에서 무작위로 추출하였으며, 출현 자료 수의 3배에 해당하는 개수를 생성하였다. 또한, 위부재 자료 생성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무작위성에 따른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위부재 자료 생성 과정을 30회 반복하였고, 생성된 각각의 결과를 이용하여 종분포모형을 구축하였다.
출현과 위부재 자료와 함께 전갱이 서식지 분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환경변수로 해면수온, 해면염분, 해면유속, 혼합층깊이, 해수면높이, 엽록소를 활용하였다. 환경변수는 북서태평양을 대상으로 구축된 고해상도 해양기후모형인 한국해기후모형(Korea Regional ocean Climate Model, KRCM)의 모형 결과를 활용하였다. KRCM은 지역해 모형인 Regional Ocean Modeling System을 기반으로 구축되었으며, 수평 해상도 약 6 km 및 41개의 연직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국립수산과학원 2023, 2024). 모든 환경변수는 출현 자료와 공간적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이중선형 보간법(bilinear interpolation)을 적용하여 수평 해상도 0.5°로 재격자화하였다.
미래 기후 시나리오
기후변화에 따른 전갱이 서식지 변화를 전망하고자, 전지구기후모형인 CMIP6 (Coupled Model Intercomparison Project Phase 6) 중 한반도 주변해 모사 성능이 우수한 3개 모형(ACCESS-ESM1.5, CanESM5, NorESM2-MM)의 결과를 KRCM으로 역학규모축소(downscaling)하여 활용하였다(국립수산과학원 2023, 2024). 미래 기후 조건에 따른 전갱이 서식적합도 변화를 평가하기 위해, 공통사회경제경로(shared socioeconomic pathway, SSP) 중 SSP1-2.6과 SSP5-8.5를 적용하였다. SSP1-2.6은 온실기체 감축과 친환경적인 경제 성장을 가정한 시나리오이며, SSP5-8.5는 화석 연료 의존도가 높고 도시 중심의 개발 확대가 지속되는 경우를 가정한 시나리오를 대표한다. 이는 양 극단의 시나리오를 비교함으로써, 기후변화 세기 차이에 따른 전갱이 서식적합도 변화의 민감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향후 기후변화 대응 및 수산자원 관리 전략 수립에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분석기간은 2050년대(2050–2059년)로 설정하였다. 또한, 전지구기후모형 간 불확실성을 고려하여 각 규모축소 자료에 대해 독립적으로 예측을 수행하고, 이를 앙상블 평균하여 최종 결과를 도출하였다.
종분포모형 구축과 평가
종분포모형의 대상 영역은 한반도 주변해로, 서해, 남해(동중국해 북부)와 동해 남서부를 포함하는 117–137°E, 30–44°N 로 설정하였다(Fig. 1). 종분포모형은 월 단위로 독립적으로 구축하였다. 모형 훈련에는 2010–2017년(8년) 자료를 활용하였으며, 모형 검증에는 2018–2020년(3년) 자료를 활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총 세 가지 종분포모형을 사용하였다: MaxEnt (Maximum Entropy) 모형, BRT (Boosted Regression Trees), GAM (Generalized Additive Model)이다. 이 모형은 종의 출현/부재 정보와 환경자료를 사용하여 서식적합도 또는 종의 출현확률을 예측하는 데 널리 활용되고 있다(Phillips et al. 2006; Elith and Leathwick 2009). MaxEnt와 BRT는 기계학습 기반 모형이며, GAM은 통계기반의 회귀 모형이다. 모든 종분포모형 구축 및 분석은 통계 소프트웨어 R에서 수행되었으며, MaxEnt는 dismo (Hijmans et al. 2021), BRT는 gbm (Greenwell et al. 2020), GAM은 mgcv (Wood 2011) 패키지를 사용하였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제한된 출현 자료로 인한 과적합을 방지하고 모형의 일반화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 5겹 교차검증(5-fold cross validation) 기법을 적용하였다.
구축한 종분포모형의 예측 성능을 평가하기 위하여 수신자 조작 특성 곡선(receiver operating characteristic curve)의 곡선 아래 면적(area under the curve, AUC)을 사용하였다. AUC는 구축된 종분포모형이 출현과 부재 지점을 구분하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0.5–1.0 범위의 값으로 표현된다. AUC가 0.5인 경우는 무작위 예측과 유사한 수준을 의미하며, 1.0에 근접할수록 완벽한 모형임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AUC가 0.7이상인 경우, 해당 모형은 신뢰할 수 있는 예측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3. 결과와 토론
종분포모형의 검증 AUC는 11월 GAM 1개 사례를 제외하고 모두 0.7이상으로 나타나, 구축한 모형들이 신뢰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Fig. 2). 또한, 모든 모형에서 훈련 AUC와 검증 AUC 간의 차이가 0.1 미만으로 나타나 과적합(overfitting)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본 모형이 전갱이의 서식 환경을 안정적으로 재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Fig. 2
Performance metrics of the species distribution models (MaxEnt, BRT, and GAM): (a) training AUC and (b) testing AUC. Boxes indicate the interquartile range (25th to 75th percentiles), the horizontal line within each box indicates the median, whiskers indicate the minimum and maximum values within 1.5 × the interquartile range, and points indicate individual cases
모형으로 재현한 과거(2010–2020년) 전갱이 서식적합도는 뚜렷한 계절 변동성을 나타냈다(Fig. 3). 남해 연안은 연중 상대적으로 높은 서식적합도를 유지하여, 해당 해역이 전갱이의 핵심 서식지임을 나타낸다. 서식적합도는 여름 이후에는 서해와 동해 남부에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겨울에는 다시 남해 연안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0세 전갱이가 여름에 동중국해 남부에서 북상하여 동중국해 북부와 서해로 분포 범위를 넓혔다가 겨울에는 다시 남하한다는 계절 회유 특성(Sassa et al. 2009)과 부합하며, 본 모형이 전갱이의 계절 회유 패턴을 적절히 재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모형으로 전망한 미래(2050년대) 전갱이 서식적합도는 해역별로 상이한 변화 양상이 나타났다(Fig. 4, 5 and 6). 과거 핵심 서식지였던 남해 연안에서는 연중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난 반면, 서해와 동해에서는 전반적인 증가 경향이 나타났다(Fig. 4 and Fig. 5). 서해에서는 6월과 9월을 제외한 대부분 월에서 전갱이 서식적합도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었다(Fig. 6b). 증가 폭은 SSP1-2.6시나리오에서 최대 0.19, SSP5-8.5시나리오에서 최대 0.27로 나타났다. 반면, 9월에는 두 시나리오 모두에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었으며, 그 폭은 시나리오에 따라 각각 0.10–0.18 (SSP1-2.6), 0.15–0.28 (SSP5-8.5) 수준으로 전망되었다. 남해에서는 서식적합도가 1월부터 4월 사이에 전반적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SSP1-2.6: 최대 0.09, SSP5-8.5: 최대 0.11)(Fig. 6c). 특히 4월에는 SSP1-2.6에서는 증가하나 SSP5-8.5에서는 오히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며 시나리오별로 상반된 전망결과가 도출되었다. 5–12월에는 모든 시나리오에서 뚜렷한 감소가 나타났으며, 감소 폭은 SSP1-2.6에서 최대 0.2, SSP5-8.5에서 최대 0.24로 전망되었다. 동해에서는 서식적합도가 연중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SSP5-8.5시나리오의 9월은 예외적으로 감소하였다(Fig. 6d). 증가 폭은 SSP1-2.6에서 최대 0.16, SSP5-8.5에서 최대 0.19로 전망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향후 전갱이의 주 서식지가 점진적으로 북상할 것임을 시사하며, 이는 기존 선행연구결과와도 일치한다. 일례로 남중국해 하이난 인근 해역에서도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전갱이 서식지가 북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보고된 바 있다(Xiong et al. 2024).
특히 주목할 점은 현재 전갱이의 주요 서식해역인 남해에서 서식적합도가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를 해석하기 위해, 모형 구축에 활용한 환경변수 중 변동 폭이 가장 두드러진 수온 변화를 중점적으로 분석하였다. 전갱이의 적정 서식 수온은 해역 및 생활사 단계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약 15–25°C 범위로 알려져 있으며(Sassa et al. 2008), 분포 범위 내 상대적으로 저위도 해역에서는 약 25–30.5°C의 고수온에서도 어장이 형성된다고 보고된 바 있다(Feng et al. 2021). 종분포모형 중 MaxEnt 모형의 반응곡선(response curve)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월에서 서식적합도가 약 15–25°C 구간에서 최댓값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Fig. 7). 이는 본 모형이 전갱이의 수온 선호 범위를 적절히 반영하고 있음을 뒷받침하며, 종분포모형을 활용한 전갱이 서식지 분포 예측이 현실 생태 조건에 부합하는 유의미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래 전망에서 남해 연안의 전갱이 서식적합도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은 해당 해역이 이미 상대적으로 높은 수온 환경에 놓여 있다는 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KRCM으로 재현한 남해 8월 평균 수온은 28°C로, 종분포모형의 반응곡선과 비교했을 때 적정 서식 수온의 상한선에 인접해 있다. 그러나 2050년대 남해의 8월 평균 수온은 SSP1-2.6에서는 29.9°C, SSP5-8.5에서는 30.7°C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이는 반응곡선상에서 서식적합도가 급격히 하락하는 구간에 해당한다. 즉, 향후 기후 변화에 따른 고수온 환경이 남해를 전갱이 서식에 부적합한 환경으로 변화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해양열파와 같은 극한 기후 현상이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Lee et al. 2020; Choi et al. 2022). 이는 단순한 평균 수온의 상승을 넘어, 단기간 내 급격한 수온 변화와 같은 환경 변동성이 증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해양 환경의 불안정성은 전갱이를 포함한 표층종의 서식적합도에 추가적인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향후 전갱이의 시・공간적 분포는 이러한 급격한 환경 변화에 대한 종의 적응 능력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는 서식적합도 변화의 주요 원인을 수온 중심으로 해석하였으나, 종분포모형에 포함된 해면염분, 해면유속, 엽록소 등 기타 환경 요인 역시 전갱이의 서식지 분포 변화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향후에는 이러한 다각적인 변수들에 대한 통합적 분석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본 연구는 환경변수 기반의 종분포모형을 활용하였기에 산란 습성, 먹이 생물의 분포, 종간 상호작용 등 생물학적 요인을 직접적으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향후 연구에서는 생태적 요인과 어업 활동 등을 통합하여 전갱이 서식지 변화에 대하여 보다 종합적이고 현실성 있는 분석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의 주요 상업 어종인 전갱이의 서식지 분포 변화를 전망하였다. 전갱이의 출현・위부재 자료와 6개 환경변수(해면수온, 해면염분, 해면유속, 혼합층깊이, 해수면높이, 엽록소)를 MaxEnt, BRT, GAM의 세 가지 종분포모형에 적용하여 현재의 서식적합도를 재현하고, 두 가지 기후 시나리오(SSP1-2.6과 SSP5-8.5)에 따른 2050년대의 변화를 전망하였다. 그 결과, 미래 전갱이 서식적합도는 해역에 따라 상이한 반응을 보였다. 남해 연안에서는 감소하는 반면, 서해와 동해에서는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남해에서의 서식적합도 감소는 해당 해역이 이미 전갱이 서식 수온의 상한에 근접해 있으며, 향후 기후변화로 인한 추가적인 수온 상승이 서식적합도를 저하시킬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전갱이의 미래 서식지는 현재의 남해 중심에서 서해와 동해로 공간적 재편이 일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 다만, 본 연구의 환경 변수 기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생물학적 요인과 인간 활동을 통합한 다각적인 분석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