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2. 재료 및 방법
채집 및 실험
자료분석
3. 결과 및 고찰
저서 환경
저서다모류 출현종수, 서식밀도 분포
저서다모류 우점종 분포
정점군 분포
저서환경요인과 저서다모류군집간의 관계
저서다모류 군집 건강도 평가
4. 결 론
1. 서 론
해양의 저서생태계를 구성하는 저서동물은 유기물 분해, 생지화학적 순환, 먹이사슬을 통한 유기물의 전달 등 생태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Constable 1999; Carvalho et al. 2007). 또한 저서동물은 서식처에서의 제한된 이동과 높은 적응 능력, 그리고 긴 생활사로 해양 저서환경의 변화에 따라 생태계 변화 및 환경의 특성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수단으로 이용된다(Pearson and Rosenberg 1978; Bamber and Spencer 1984). 특히 저서 내서동물은 전반적인 생태계 구조와 기능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군집단계에서의 영향을 효과적으로 나타내는 지표이다(Bilyard 1987).
저서동물 중 다모류는 모래, 펄 등에서 서식하며, 종수나 개체수가 가장 우점하는 분류군이다(Jung et al. 2014; Kwon et al. 2017; Lee et al. 2014; Park and Shin 2022). 또한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생활사가 진행되고 번식력이 강하여 해양에서 풍부한 2차 생산자 역할을 담당하며, 저질에 굴을 뚫어 해수를 순환시킴으로서 저질 환경을 정화시킨다(Clark 1977). 이 외에도 퇴적물과 해수면의 경계면에 서식하므로 시간에 따른 스트레스의 기원을 잘 반영하여 환경 변화나 교란 정도를 파악하는 자료로 활용된다(Pearson and Rosenberg 1978; Gray 1981). 그러므로 저서다모류군집 연구는 저서생태계의 변화를 빠르게 파악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Kwon et al. 2017).
연구해역인 제주도 인근 대륙붕 해역은 대만 북부(25°N), 한국 제주도(33°N), 중국 본토와 일본의 류큐 제도에 둘러싸인 수심 200 m 미만의 해역이다. 황해 남부와 동중국해 북부해역에 위치한 연구해역의 표층은 제4기말 동안 해수면 변동에 의한 잔류퇴적물(relict sediment)과 현세의 중국대륙 및 주변 육지에서 유입된 현생 니질퇴적물이 혼합되어 분포한다(Emery 1968; Milliman and Meade 1983). 그리고 계절에 따라 서측에서 유출되는 양쯔강(장강) 희석수(Yangtze River or Changiang Diluted Water), 동측의 쿠로시오수(Kuroshio Water), 남측의 대만난류수(Taiwan Current Warm Water), 북측의 황해저층냉수(Yellow Sea Cold Water)의 영향으로 복잡한 수문학적 특성을 보인다(Ko et al. 2018). 하계에는 표층의 가열과 혼합으로 동계 쿠로시오 기원의 해류에 비해 고온저염화된 수괴로 나뉘고, 황해표층수가 동중국해 북부해역에 분포하며, 표층은 장강희석수의 영향을 받는다고 보고된다(Hur et al. 1999; Gong et al. 1996). 이러한 복잡한 수문학적 특성은 표영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초미소플랑크톤 군집구조(Park et al. 2019), 동물플랑크톤의 생체량의 분포 및 특성(Choi et al. 2011), 자치어의 군집 구조(Yoo et al. 2013) 등 표영생태계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본 연구지역과 유사한 동중국해 주변 해역(Yu et al. 2008), 남해 대륙붕(Jo 2016), 동해 대륙붕(Choi and Koh 1986, 1990; Lee et al. 2014) 등 한반도 주변 대륙붕 해역의 저서동물군집에 관한 연구가 그렇게 많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최근에 중국에서는 황해를 포함한 동중국해 대륙붕에 대한 조사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동중국해의 중국측 대륙붕 해역 저서동물군집에 대한 Liu et al. (1986)의 조사, 보고 이후로 대형저서무척추동물과 환경과의 관계 파악(Xu et al. 2019), 60년간 황해남부와 동중국해의 대형저서동물 대상분포의 시간적 변동(Xu et al. 2020) 등의 연구가 있다.
본 연구는 제주도 인근 대륙붕 해역의 저서환경요인과 저서다모류군집 구조를 분석하고, 이들 저서다모류군집의 종조성과 분포에 영향을 미치는 저서환경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저서다모류 출현종 자료를 대상으로 저서 생태계 건강지수인 AMBI와 BPI 지수를 산출하여 연구 해역의 저서생태계의 건강도를 평가하고자 하였다.
2. 재료 및 방법
채집 및 실험
2020년 7월과 8월 제주도 인근 대륙붕상의 31개 정점에 대하여 전남대학교 새동백호 실습선(2,996 ton)으로 현장조사를 실시하였다(Fig. 1). 저서환경 요인으로 수심은 Wokhorse Mariner ADCP를 사용하여 측정하였고, 저층 수온 및 염분은 CTD (SBE 19, Sea-bird Electronic, USA)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표층 퇴적물의 입도는 Ingram (1971)의 절차에 따라 분석 후 Folk and Ward (1957)의 방법에 따라 계산하였다. 강열감량은 퇴적물 내 유기물을 회화시켜 건중량에 대한 백분율로 계산하였다.
저서동물 채집은 각 정점에서 Smith-McIntyre Grab 채니기(입구면적: 0.1 m2)를 사용하여 2회씩 반복 채취 후 망목 크기 1.0 mm 체를 사용하여 선상에서 퇴적물을 씻어냈다. 이후 10% 중성 포르말린으로 고정 후 다시 80% 에탄올로 치환하여 실험실로 운반하였다. 선별된 저서동물 중 저서다모류는 광학현미경(Nikon, Eclipse 50i)과 실체현미경(Car Zeiss Stemi 508)을 이용하여 가능한 한 종 수준까지 동정 및 계수하였다. 종 동정은 관련문헌(Banse and Hobson 1974; Choi 2016; Fauchald 1977; Hobson and Banse 1981; Paik 1989)을 참고하였다.
자료분석
저서다모류군집의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종 다양도 지수(H’)(Shannon and Weaver 1963), 종 풍부도 지수(R) (Margalef 1958), 종 균등도 지수(J)(Pielou 1966), 우점도 지수(D)(McNaughton 1968)를 정점별로 계산하였다. 정점간 종조성의 유사성을 알아보기 위해 다모류 전체 출현종을 대상으로 집괴분석(Cluster Analysis, CA) 및 비계량형 다차원 척도법(non-metric Multidimensional Scaling, nMDS)을 실시하였다. 이때 자료의 편중을 피하기 위하여 대수변환(log10(x+1), x =개체수)을 하였고, 유사도지수는 Bray-Curtis Similarity (Bray and Curtis 1957), 정점간 결합법은 Group- average mode를 사용하였다. 생태지수 및 군집분석을 위한 자료 분석은 모두 PRIMER 6을 이용하였다. 또한 저서다모류군집과 저서환경요인 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정규성 검정 후 Spearman 순위상관분석(Spearman rank correlation)을 하였고, 저서다모류군집 분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저서환경요인을 파악하기 위하여 주성분 분석(Principal Component Analysis, PCA)을 수행하였다. 상관분석 및 주성분 분석은 IMS SPSS Statistics 26을 이용하였다. 2020년 하계 제주도 인근 대륙붕 해역의 저서생태계 건강도를 평가하기 위해 저서생물지수를 구하였고, 지수산출에 필요한 기능군 분류에서 AMBI는 Borja et al. (2000)의 부록표를, BPI의 경우에는 Choi and Seo (2007), Seo (2016)의 자료를 참조하였다. 군집건강도 기준은 Table 1과 같이 5단계로 구분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저서 환경
2020년 하절기의 제주도 인근 대륙붕 해역의 저서환경은 Table 2, Fig. 2와 같다. 수심은 34.0~113.0 m (평균 74.6 m)으로 서측에서 동측으로 갈수록 수심이 깊어졌다. 저층 수온은 11.4~21.2°C (평균 15.1°C)로 일부 정점을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12~16°C이었다. 그리고 저층 염분은 31.2~34.6 psu (평균 33.2 psu)으로 서측에서 동측으로 가면서 염도가 상승하였다. 본 연구 해역과 유사한 해역에서 조사한 Kim et al. (2008)의 연구에서도 하계 저층 수온은 11.40~25.60°C (평균 19.59°C), 저층 염분은 31.10~34.52 psu (평균 32.85 psu)의 범위로 나타나 본 조사 결과와 거의 유사한 분포를 보였다.
Table 2.
조사해역에서 대부분의 정점들에서 저층수온은 12~16°C 정도이었으나 조사해역의 남서쪽 끝단 정점들(25, 26)에서 20°C 이상의 고수온대가 형성되어 있었다. 이러한 고수온대는 본 조사해역과 유사한 해역에서 조사한 Kim et al. (2008)에서도 이를 언급하고 있다. 이렇듯 연구 해역에서 북서쪽에서 동남쪽으로 이동할수록 수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는데 Kim (2020)은 이러한 차이에 대하여 제주난류수와 대마난류수와 같은 수괴의 특성에 의한 것이라 하였다. 연구 해역에 인접한 동중국해 북부해역에서는 하계에 양쯔강 희석수의 영향이 확대되어 염도는 31 psu 이하의 저염수가 형성된다(Yoon et al. 2015).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 조사해역의 서측에서 염도가 낮은 값을 보이는 것은 저층에서도 양쯔강 희석수의 영향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표층 퇴적물의 입도조성을 살펴보면, 일부 정점에서만 0.7~1.1%의 Gravel 함량을 보였다. Sand 함량은 1.7~81.3% (평균 43.9%)이었으며, 최소는 정점 29(1.7%)에서 나타났고, 최대는 정점 25(81.3%)에서 나타났다. Mud는 18.7~ 98.3(평균 56.1%)으로, 최소는 정점 25(18.7%)에서 나타났으며, 최대는 정점29(98.3%)에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sand 함량이 50%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나, 제주도 남쪽 해역에서는 특이하게 니질 함량이 매우 높았다. 평균입도는 3.6~9.9ϕ(평균 6.5ϕ), 분급도는 2.3~4.5(평균 3.5ϕ)로 매우 불량한 분급도를 보였다. 퇴적상은 니질(M), 점토질(C), 점토사질(cS), 니사질(mS), 사점토질(sC), 사니질(sM) 등 다양한 퇴적상을 보였으며, 전체적으로는 니사질(mS), 사니질(sM) 퇴적상이 가장 많이 나타났다. 연구 지역의 퇴적상은 해역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퇴적상이 분포하였다. 표층 퇴적물의 유기물 함량은 2.6~10.6%(평균 5.4%)으로 대체적으로 니질함량이 높은 정점에서 높은 유기물 함량을 보였다.
Yu et al. (2008)의 본 연구 해역과 인접한 동중국해 주변해역에 대한 연구 결과 표층 퇴적물의 함유량은 실트와 점토가 95% 이상으로 매우 세립한 상태를 보였으며, 평균입도가 6ϕ 이상으로 세립하며, 퇴적물의 분급도 또한 2ϕ 이상으로 낮아 본 연구와는 차이를 보였다. 퇴적상 역시 실트질모래, 사니질, 니질의 분포를 보이는 등 세립질 퇴적물이 우세하다고 보고하였다. 반면 동중국해 북부해역(Koo et al. 2020), 제주도 남서측 해역(Ko 1999)은 사질이 우세한 해역으로 보고되었다. 즉 제주도 인근 해역을 포함한 동중국해 대륙붕은 조사해역의 위치에 따라서 퇴적물 입도 조성 등 퇴적환경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고 볼 수 있다. 특히 Ko (1999)에 의하면 제주도 남서쪽 외대륙붕에서는 모래 0.83%, 실트 35.07%, 점토 63.94%, 평균입도 8.72ϕ로 니질 퇴적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하였는데, 이는 본 조사해역 남측에 위치한 정점 29, 30의 점토 퇴적상 지역과 일치하는 결과로써 제주남서니질대(South West Cheju Island Mud, SWCIM)에 해당되는 지역으로 사료된다.
연구해역을 포함한 동중국해 북부해역의 퇴적물은 최후빙기 극대기 시기에 해수면 하강으로 대륙붕이 노출되었고(Saito et al. 1998; Xu et al. 2014), 이 시기에 황하와 양쯔강의 고하구는 동중국해 북부에 위치하였으며, 해수면이 상승함에 따라 빠르게 해퇴하며 사질 퇴적체를 형성시켰다(Yoo et al. 2016). 그러므로 연구해역에서 사질함량이 비교적 높은 것은 현생 이전 빙하기의 잔존 퇴적물이 퇴적물 표층에 분포한 결과로 보인다(Niino and Emery 1961; Choi et al. 2005).
저서다모류 출현종수, 서식밀도 분포
제주도 인근 대륙붕 해역에 서식하는 대형저서동물은 총 118종이었고, 평균 서식밀도는 888 ind./m2이었다. 분규군별로 살펴보면 환형동물이 73종(61.9%), 절지동물이 20종(16.9%), 연체동물이 12종(10.2%)으로 다모류가 주요 우점분류군으로 출현하였다. 2020년 하계 제주도 인근 대륙붕 해역에서 채집된 저서다모류의 출현종수 및 서식밀도는 다음과 같다(Table 3, Fig. 3). 총 73종(정점당 평균 15 spp./0.2 m2)의 저서다모류가 채집되었으며 정점 29에서 2종으로 최소를, 정점 26에서 29종으로 최대로 나타났다. 평균 서식밀도는 242 ind./m2으로, 정점 29에서 15 ind./ m2으로 최소를, 정점 25에서 610 ind./m2으로 최대로 나타났다. 출현종수와 서식밀도는 비교적 수심이 낮고 다양한 퇴적상을 보이는 서측 해역에서 높은 출현종수와 서식밀도를 보였다. 일반적으로 니질 혹은 사질의 균질 퇴적상에서는 혼합퇴적상에 비해 적은 출현종수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Paik et al. 2005), 본 연구 결과에서도 다른 정점들에 비해 mud 함량이 97% 이상으로 우세한 정점 29에서 최소 출현종수를 보였고, 혼합 퇴적상을 보이는 제주도의 서측에서 높은 출현종수와 서식밀도를 보였다. 저서동물-퇴적상 관계에 대해서는 상호간에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들이 많이 있다(Sanders 1958; Snelgrove et al. 1994).
Table 3.
한국 주변 대륙붕 해역에서 조사된 저서다모류 출현종수 및 서식밀도를 살펴보면, 동해 대륙붕에서는 1985년 95종(Choi and Koh 1986), 1985년과 1987년에 112종, 서식밀도 300 ind./m2(Choi and Koh 1990), 2012년 76종, 서식밀도 372 ind./m2(Lee et al. 2014)이었고, 남해 남동 대륙붕에서는 71종, 159 ind./m2(Jo 2016) 이었다. 본 연구에서는 73종, 평균 서식밀도 242 ind./m2으로 한국 주변 대륙붕에서 보고된 출현종수, 서식밀도와 비슷하였다. 본 연구해역 인근의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황해저층냉수대에서의 저서다모류 출현종수는 130종, 평균 서식밀도는 275 ind./m2 이었고, 진도 해역은 61종, 167 ind./m2, 제주도 해역에서는 62종, 295 ind./m2이었다(Kim et al. 2021). 황해 및 동중국해의 국외 연구를 살펴보면 황해 남부에서 58종(Zhang et al. 2012), 160종(Shou et al. 2018)이었고, 동중국해 대륙붕에서 194종(Shou et al. 2018), 8종, 평균 서식밀도 116 ind./m2(Xu et al. 2019) 이었다. 이렇듯 연구 지역에 따라 출현종수와 개체수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은 물리적 특성의 차이도 있으나 조사 시기와 채집 면적, 채집 횟수, 채집 기구와 같은 생물 채집 특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Jung et al. 2014).
2020년 조사해역의 생태지수를 살펴보면 Table 3과 같다. 종다양도지수(H’)는 평균 2.19, 종풍부도지수(R)는 평균 3.61, 종균등도지수(J)는 평균 0.85, 우점도지수(D)는 평균 0.45를 보였다. 제주도 인근 대륙붕 해역은 몇몇 정점을 제외하고 다양한 종들이 균등하게 분포하며, 특정 종의 우점이 심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연구해역 인근 대륙붕 해역의 생태지수를 살펴보면, 한국 남해 남동 대륙붕에서는 본 연구보다 종 다양도 지수, 종 풍부도 지수, 종 균등도 지수는 낮았으며, 우점도는 높았다(Jo 2016). 반면에 진도와 제주도 사이 해역에서는 본 연구의 종다양도지수와 종균등도지수가 유사하였다(Kim et al. 2021).
저서다모류 우점종 분포
2020년 제주도 인근 대륙붕 해역의 최우점종은 Notomastus latericeus (29 ind./m2, 11.9%)이며, 차우점종은 Ampharete arctica (22 ind./m2, 9.3%), Onuphis shirikishinaiensis (17 ind./m2, 7.1%), Scoletoma longifolia (16 ind./m2, 6.7%), Heteromastus filiformis (15 ind./m2, 6.2%) 순이었다(Table 4). 2020년 상위 우점종 3종의 분포는 Fig. 4와 같다. 최우점종인 Notomastus latericeus는 가장 많은 정점에서 출현하였으며, 특히 제주도 남서측 정점들에서 높은 서식밀도를 보였다. Notomastus latericeus는 조간대에서 심해까지 세립, 중립, 실트질의 모래, 펄 등 다양한 퇴적물 유형에서 서식하는 종이며(Dean 2001), Choi and Koh (1992)의 연구에서는 퇴적물이 거칠고 muddy-sand로 대표되는 정점에서 매우 높은 밀도를 보였다. 본 연구에서 Notomastus latericeus는 대부분의 정점에서 출현하나 특히 muddy sand, sandy mud 퇴적물에서 높은 서식밀도를 보였다. 차우점종인 Ampharete arctica는 조립한 퇴적물과 관련 있으며, 국내 연안의 외해역에 주로 분포하는 종으로, 오염이나 교란이 심하게 진행되지 않는 해역에 주로 출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Choi and Koh 1990; Paik et al. 2007). 본 연구 결과에서도 Ampharete arctica는 대체적으로 제주도 서측에서 높게 출현하나 퇴적상이 muddy sand인 정점에서 높은 서식밀도를 보였다. 제 3우점종인 Onuphis shirikishinaiensis는 대체적으로 수심이 깊은 정점에서 높은 서식밀도를 보였다. Onuphidae는 연성저질에서 지배적인 다모류 중 하나이며 Onuphis 속은 대체적으로 온대 지역의 조간대 및 비교적 얕은 수심에서 서식하나 종에 따라 사질퇴적물(수심 90 m)과 니질퇴적물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종으로 알려져 있으며(Arias and Paxton 2014), 본 연구에서는 제주도 주변 수심이 깊은 정점에서 높은 서식밀도를 보였다. 제 4우점종인 Scoletoma longifolia는 제주도 남측에서는 거의 출현하지 않았고, 상대적으로 제주도 서측에서 높은 서식밀도를 보였다. 국내 연안에서 S. longifolia는 니질함량 및 유기물에 대한 선호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Paik et al. 2007), 본 연구에서는 니질함량, 유기물, 퇴적상의 영향이 크지 않았다. 그러므로 제주도 주변 대륙붕 해역에 출현하는 S. longifolia에 영향을 미치는 제반 환경요인에 대하여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Table 4.
본 조사해역 인근인 진도 해역의 주요 우점종은 Heteromastus filiformis (32 ind./m2), Ampharet arctica (15 ind./ m2), Prionospio sp. (9 ind./m2) 이었으며, 제주도 해역의 주요 우점종은 Amphicteis gunneri (69 ind./m2), Ampharete arctica (28 ind./m2), Prionospio sp. (11 ind./m2) 이었다(Kim et al. 2021). 한국 남해 남동 대륙붕의 주요 우점종은 Ammotrypane aulogaster (25 ind./m2, 16%), Nothria sp. (16 ind./m2, 10%), Ampharete arctica (12 ind./m2, 7.7%)이었다(Jo 2016). 국외 연구 중 황해 및 동중국해의 우점종을 살펴보면 Shou et al. (2018)의 연구 결과에서는 Melinna cristata, Heteromastus filiformis, Notomastus latericeus, Capitella capitata가 우점종이었고, Xu et al. (2020)의 동일 지역에 대한 2014년~2016년 연구 결과에서는 Glycera chirori, Ninoe palmata, Sternaspis scutata, Lumbrineris sinensis, Nephtys oligobranchia, Scoletoma longifolia, Notomastus latericeus 등 다양한 종들이 우점종으로 출현하였다. 이들 우점종들은 해역의 위치, 수심에 따라 주요 서식, 분포 지역이 다른 것으로 보고되었다. 본 연구 해역을 포함한 제주도 인근 해역과 동중국해 연안의 주요 우점종들을 살펴 보면 연구 해역별로 우점종 조성에서 차이를 보이기는 하나 Ampharete arctica를 포함하여 동일종이 우점종으로 출현하고 있었다.
정점군 분포
제주도 인근 대륙붕 해역의 저서다모류군집의 종조성을 기반으로 집괴분석 및 nMDS 분석을 수행한 결과 2020년 조사해역은 크게 정점군 A, B, C 세 개의 그룹으로 나뉘었고, 정점군 C는 CI과 CII로 다시 세분되었다(Fig. 5). 이를 해도상에서 살펴보면, 조사 해역의 동쪽에서 서쪽 방향으로 가면서 순차적으로 정점군 B, A, C가 배열되고, 정점군 C는 CI, CII가 남북으로 배열되었다.
각 정점군의 저서환경 및 생물학적 특성을 살펴보면 Table 5과 같다. 정점군 A는 수심이 비교적 깊고, 니질 함량이 80% 정도로 세립질 퇴적물이 매우 우세한 환경이었으며, 출현종수와 서식밀도는 가장 낮은 정점군이었다. 우점종으로는 Ophelina acuminata, Prionospio sp., Heteromastus filifromis, Notomastus latericeus, Onuphis shirikishinaiensis가 출현하였다. 정점군 B는 가장 수심이 깊은 지역에 위치하며, 출현종수가 63종으로 가장 많았다. 우점종은 Onuphis shirikishinaeinsis, Euchone sp., Marphysa sanguinea., Scoletoma longifolia, Notomastus latericeus이었다. 정점군 CI은 조사해역에서 북서쪽 해역에 위치하며, 수심이 가장 얕은 지역이었다. 출현종수도 51종으로 비교적 높으며, 평균 서식밀도가 300 ind./m2으로 가장 높았다. 우점종은 Notomastus latericeus, Ampharete arctica, Heteromastus filiformis, Magelona japonica, Scoletoma longifolia, Aricidea spp., Idanthyrsus sp.이었다. 정점군 CII는 조사해역에서 남서쪽 해역에 위치하며, 정점군 CI보다 수심이 깊고, 저층 수온이 낮으며. 니질 함량이 우세한 지역에 위치하였다. 우점종으로 Scoletoma longifolia, Terebellides horikoshii, Praxillella pacifica, Ampharete arctica, Onuphis shirkishinaiensis, Chaetozone setosa, Clymenella koellikeri, Heteromastus filiformis, Marphysa sanguinea 등 가장 다양하게 우점종이 출현하였다. 그리고 모든 정점군에서 균등도지수가 0.85 이상으로 매우 높고, 우점도지수는 0.47 이하로 낮았다.
Table 5.
저서환경요인과 저서다모류군집간의 관계
2020년 제주도 인근 대륙붕 해역의 저서환경요인과 저서다모류군집의 변수 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 출현종수는 sand와 강한 정 상관관계를(r = 0.570), 평균입도와 mud와는 각각 강한 역 상관관계를 보였다(r = -0.547 및 r = -0.570)(Table 6). 서식밀도 또한 sand와 강한 정 상관관계를(r = 0.599), 평균입도, mud와 강한 역 상관관계를 보였다(r = -0.560 및 r = -0.599). 그리고 출현종수와 서식밀도는 강한 정상관관계를 보였다(r = 0.700). 우점 다모류 중 O. shirikishinaiensis는 수심과 강한 정 상관관계를 보였고(r = 0.607), 종다양성지수는 출현종수와 강한 정 상관관계를 보였다(r = 0.771). 종풍부도지수는 출현종수, 서식밀도, 종다양도지수와 강한 정 상관관계를 보였다(r = 0.893, r = 0.463, r = 0.869).
Table 6.
Depth | Temp | Sal | M(Ø) | Sand | Mud | LOI | SN | DS | Nl | Aa | Os | H' | R | J | D | |
Depth | ||||||||||||||||
Temp | -0.018 | |||||||||||||||
Sal |
0.868 ** | -0.144 | ||||||||||||||
M(Ø) | 0.220 |
-0.434 * | 0.287 | |||||||||||||
Sand | -0.238 |
0.409 * | -0.309 |
-0.968 ** | ||||||||||||
Mud | 0.238 |
-0.409 * | 0.309 |
0.968 ** |
-1.000 ** | |||||||||||
LOI |
0.372 * | -0.223 |
0.519 * |
0.696 ** |
-0.653 ** |
0.653 ** | ||||||||||
SN | -0.107 | 0.232 | -0.097 |
-0.547 ** |
0.570 ** |
-0.570 ** |
-0.443 * | |||||||||
DS | -0.248 | 0.129 | -0.260 |
-0.560 ** |
0.599 ** |
-0.599 ** |
-0.417 * |
0.700 ** | ||||||||
Nl |
-0.377 * | 0.322 |
-0.418 * |
-0.484 * |
0.485 * |
-0.485 * |
-0.398 * | 0.262 |
0.514 ** | |||||||
Aa |
-0.783 ** | -0.118 |
-0.636 ** | -0.200 | 0.278 | -0.278 | -0.141 | 0.172 | 0.399* | 0.229 | ||||||
Os |
0.607 ** | -0.012 |
0.585 ** | -0.084 | 0.080 | -0.080 | 0.084 | 0.261 | 0.054 | -0.261 |
-0.501 ** | |||||
H' | -0.073 | 0.145 | -0.025 |
-0.448 * |
0.428 * |
-0.428 * |
-0.392 * |
0.771 ** |
0.395 * | 0.044 | 0.082 | 0.220 | ||||
R | -0.010 | 0.155 | 0.051 |
-0.444 * |
0.442 * |
-0.442 * |
-0.394 * |
0.893 ** |
0.463 ** | 0.127 | 0.018 | 0.302 |
0.869 ** | |||
J | 0.172 | -0.002 | 0.197 | 0.053 | -0.128 | 0.128 | 0.003 | -0.074 |
-0.402 * |
-0.386 * | -0.328 | 0.157 |
0.413 * | 0.153 | ||
D | 0.028 | -0.212 | -0.002 |
0.418 * |
-0.363 * |
0.363 * | 0.341 |
-0.524 ** | -0.207 | 0.029 | 0.060 | -0.237 |
-0.883 ** |
-0.651 ** |
-0.630 ** |
저서환경요인과 저서다모류 간의 연관관계를 살펴보기 위하여 주성분분석을 실시하였다(Fig. 6). 그 결과 제 1주성분은 전체 분산에 대해 31.9%의 기여율을 보이며, sand는 서식밀도와 강한 정 상관관계를 보이고, 평균입도, mud, LOI는 강한 역 상관관계로 제1주성분은 퇴적상과 높은 연관성을 보인다. 제 2주성분은 전체 분산에 대해 27.0%의 기여율을 보이며, 수심과 염분은 강한 정 상관관계를 보였다. 따라서 제1주성분은 퇴적상과 높은 연관성을 보이고, 제2주성분은 수심과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 본 연구해역과 위치가 유사한 황해 남부 해역의 연구(Zhang et al. 2012)에서 수심, 수온, 평균입도는 대형저서동물 분포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며, 그 중 수심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보고하였는데 본 연구 결과에서도 제 2주성분에서 수심과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 또한 황해 및 동중국해의 일부 연구에서는 수심, 수온, 용존산소, 용존무기질소(Shou et al. 2018), 위도와 수심의 구배(Xu et al. 2020)는 대형저서동물 군집 분포에 중요한 변수라고 하였다. 일반적으로 다모류를 포함한 저서동물은 퇴적물의 입도, 분급도와 같은 퇴적환경, 그리고 수심, 수온 등 물리화학적 환경요인에 따라 종 조성과 분포가 다르게 나타난다(Gray 1981; Weston 1988). 본 연구 결과에서도 제1주성분은 퇴적환경, 제2주성분은 수심과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
저서다모류 군집 건강도 평가
2020년 하계 제주도 인근 대륙붕 해역의 저서생태계 건강도를 평가하기 위하여 AMBI와 BPI 지수 값을 이용하여 정점군 분포를 살펴보았다(Fig. 7). AMBI 분석 결과 0.50~3.77(평균 2.3) 로 정점 21에서 최대를 보였고, 정점 28에서 최소를 보였다. BPI 분석은 채집한 저서다모류 종들을 섭식 유형에 따라 정점별 4개의 그룹으로 분류하여 기능군에 따라 BPI 지수를 분석한 결과 44.44~75.00(평균 59.7)이었다. 따라서 2020년 AMBI, BPI 분석 결과 전체적으로 “Good” 상태로 나타났다. AMBI 분석 결과에서 일부 2차 기회종이 출현하나 전 정점 1차 기회종은 출현하지 않았고, BPI 분석 결과 또한 오염지시종과 기회종이 적게 출현하여 “Moderate” 이상의 상태를 보여 전체적으로 “Good” 등급을 보인 것으로 사료된다.
연안보다 외해인 진도와 제주도 해역에서의 저서생태계 건강도는 AMBI 분석 결과 1.2~3.4의 범위로 나타났고(Kim et al. 2021), 한국 주변 대륙붕 해역에서 남해 남동 대륙붕의 저서생태계 건강도는 AMBI 분석 결과 1.61±0.82 이었고, BPI 분석 결과 59.53±25.6으로 전체적으로 “Good” 등급의 상태를 보였다(Jo 2016). 본 연구 해역은 연안역에 비해 오염 요인이 거의 없기 때문에 건강한 상태를 보였고, 한국 남해 남동 대륙붕과 동일하게 “Good” 상태이었다. 따라서 제주도 인근 대륙붕 해역의 저서생태계 건강도는 전체적으로 건강한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는 AMBI와 BPI 지수만 활용하여 저서생태계를 평가하였으나, 이 지수들 이외에 국내 연안 어장의 유기물 농도에 반응하는 저서 다모류의 개체수로 저서생태계의 건강도를 평가하는 BHI 지수가 있다. 어장환경평가는 BHI 지수 값과 총유기탄소량을 합하여 지수를 산정하며 1등급에서 4등급까지 구분된다(NIFS 2020). BHI 지수는 연구 해역에 출현한 저서다모류를 유기물 농도에 따른 밀도와 출현 빈도에 따라 4개의 기능군으로 분류한다(어장환경평가의 방법 및 절차 등에 관한 규정, 별지 3호). 최근 국내 연안의 BHI 지수 결과에서 서해역은 22.4±9.4, 남해역은 27.4±4.7, 동해역은 22.2±8.3이었으며, 특히 남해안은 반폐쇄성 내만의 해저 지형과 매립 등으로 유기물 오염지표종의 출현밀도가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Han et al. 2020). 또한 Youn et al. (2021)의 연구에서 AMBI와 M-AMBI 지수는 교란이나 불량한 상태를 나타낸 정점이 BHI 지수에서는 적게 나타나는 등 차이를 보여 BHI 지수는 개발 목적에 부합하도록 어류양식장에 한정하여 적용되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그러므로 저서생태계 건강도지수는 연구해역의 환경에 따라 고려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4. 결 론
제주도 인근 대륙붕 해역에서 Smith-McIntyre Grab (0.1 m2)을 사용하여 2020년 7월과 8월에 걸쳐 31개 정점에서 다모류 군집에 대하여 조사하였다. 표층 퇴적물의 입도조성은 대체적으로 니사질(mS), 사니질(sM)로 분포하였다. 연구 해역의 저서다모류는 총 73종(15spp./0.2m2), 평균 서식밀도는 242 ind./m2이었다. 출현종수와 평균 서식밀도는 상대적으로 수심이 낮고, 비교적 Sand의 함량이 높은 제주도 서측에서 높은 출현종수와 평균 서식밀도를 보였다. 상위 우점종 3종은 Notomastus latericeus (29 ind./ m2, 11.9%), Ampharete arctica (22 ind./m2, 9.3%), Onuphis shirikishinaiensis (17 ind./m2, 7.1%) 순이었다. 집괴분석 및 nMDS 배열법의 분석 결과 조사해역은 수심과 퇴적상에 따라 크게 동과 서로 나뉘었고, 제주도 서쪽에 위치한 정점군은 다시 남과 북으로 구분되었다. AMBI, BPI 지수로 평가한 조사해역의 저서생태계 건강도는 전체적으로 “Good” 상태를 보여 제주도 인근 대륙붕 해역은 퇴적물에 유기물 축적이 없는 건강한 다모류군집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