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2. 국내·외 연구 동향
3. 실험 방법
4. 적용 사례
쇄설성 εNd 기반 북극 스발바르 북부 빙하 거동 복원
자생성 εNd 기반 북극해 융빙수 유출 사건 추적
성분별 εNd 차이를 활용한 스발바르 빙하 거동 복원
5. 결 언
1. 서 론
산업화 이후 인류활동 증가에 따른 대기 중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증가는 지구온난화를 유발하고 가속화하며, 오늘날 극지방 해빙(sea ice)과 육상빙하(continental glacier) 및 대륙 빙상(continental ice sheet)의 비가역적인 용융을 야기하고 있다(Howat and Eddy 2011; Zemp et al. 2019). 극지방 빙권(cryosphere)의 감소는 다량의 융빙수를 해양으로 유입시키며, 전지구적인 해수면 상승과 열염순환(thermohaline circulation)의 약화, 해양 생태계 교란 등의 다양한 환경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Kim et al. 2014; Rye et al. 2014; Fuentes et al. 2016; Williams et al. 2016). 특히, 여름철 북극 해빙 면적 감소는 한반도를 포함한 북반구 중위도 지역 내 기상 이변(한파/폭설, 폭염, 가뭄 등)의 원인으로 여겨지면서(e.g., Kim et al. 2014) 인류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어, 북극 기후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기후변화 대응 전략은 신뢰성 있는 다수의 데이터 수집을 바탕으로 한 정교한 기후 변화 예측을 기반으로 수립될 수 있다. 그러나 북극권 기후 및 환경 관측 자료는 1850년 이후 해양물리 관측과 1979년 이후 인공위성 관측 등 비교적 짧은 기간에 국한되어 있어 미래 예측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실제로 약 43년(1979~2021년) 동안 북극권에서 관측된 온도 상승 양상은 CMIP6 등 최신기후예측모델의 예상치를 40~50%이상 상외하고 있다(Rantanen et al. 2022).
제한된 기후 및 환경 관측 자료를 극복하고 기후환경 시스템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예측하기 위해서는 과거 기후 환경 기록 복원을 통해 방대한 자료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북극해 퇴적물은 시추 지역 선정 및 시추방법에 따라 수 백 년에서 수 천 만년 이상의 과거 기록을 보존하고 있는 자연 시료로서, 퇴적상, 입도, 광물조성, 안정 동위원소 및 방사성 동위원소 비, 유기분자생체지표 등 다양한 지시자(proxy) 분석을 통해 과거 기후 환경 복원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퇴적율이 낮아 상대적으로 오랜 과거 기록을 보존하고 있는 중앙 북극해 분지의 코어 퇴적물은 일반적으로 회색 및 갈색 퇴적층이 교호하는 양상을 보이는데, 이는 각각 빙하기와 간빙기 동안 퇴적물로 유입되는 망간 함량의 감소 및 증가로 해석되며 기후 변화를 반영하는 중요한 층서 기준으로 활용된다(Jakobsson et al. 2000). 또한, 북극해 퇴적물 내 입도 변화는 해빙, 빙산(iceberg), 해류, 융빙수 유출(meltwater discharge) 등 기후환경 변화에 따른 퇴적물 운반매체 변화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Darby et al. 2006), 광물 조성이나 네오디뮴 동위원소 비 등으로 추적이 가능한 퇴적물 기원지 변화는 북극해를 둘러싸고 있는 대륙 빙하 분포(ice configuration)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으로 활용된다(Vogt et al. 2001; Jang et al. 2021).
본 논문에서는 북극 퇴적물 내 네오디뮴 동위원소 비(143Nd/144Nd, εNd)를 활용하여 고(古)기후환경을 복원한 3가지 방법에 대해 논의하였다(Fig. 1 for locations). 북극 고환경 연구 분야에서는 전통적으로 2가지 관점에서 네오디뮴 동위원소 비를 활용해왔다. 하나는 쇄설성(detrital) 퇴적물 내 εNd 값을 바탕으로 과거 퇴적물의 기원지와 주변 빙하 분포 변화를 유추하는 방법이며(e.g., Horikawa et al. 2015; Jang et al. 2021), 다른 하나는 해수에서 침전되는 자생성(authigenic) 퇴적물 내 εNd 값을 토대로 과거 해수 순환 변화 양상을 복원하는 방법이다(e.g., Rutberg et al. 2000; Jang et al. 2013, 2017).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2가지 네오디뮴 동위원소 활용 사례와 함께 최근 제안된 성분별 네오디뮴 동위원소 비 차이(∆εNd = 자생성 εNd - 쇄설성 εNd)를 바탕으로 과거 빙하 거동 양상을 복원하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e.g., Jang et al. 2020).
2. 국내·외 연구 동향
네오디뮴은 원자번호 60을 갖는 희토류 원소로, 자연계에서 총 7가지의 동위원소(142Nd, 143Nd, 144Nd, 145Nd, 146Nd, 148Nd, 150Nd)가 존재한다. 고환경 복원 연구에는 143Nd/144Nd 비가 주로 활용되며 143Nd은 같은 희토류 원소인 사마리움(147Sm)의 알파붕괴로 형성되는 동위원소인 반면 144Nd은 네오디뮴에서 유래한다. 따라서 암석의 143Nd/144Nd 비는 마그마 분화단계에서 결정되는 Sm/Nd 비와 분화 이후 얼마나 오랜 시간이 경과 하였는지에 따라 주로 결정된다(Frank 2002). 자연 시료 내에서 143Nd/144Nd 비의 변화폭은 매우 작기 때문에 콘드라이트 운석(chondritic uniform reservoir, (143Nd/144Nd)CHUR = 0.512638 from Jacobsen and Wasserburg 1980)의 분석 값에 대한 상대적인 변화량에 1만을 곱한 εNd 값([(143Nd/144Nd)sample/(143Nd/144Nd)CHUR - 1] × 104)으로 표기한다. 일반적으로 맨틀 기원의 암석(mantle-derived rocks)은 암석 분화 과정에서 높은 초기 Sm/Nd 비로 인해 높은 εNd 값(~ +20)을 갖는 반면, 대륙순상지(continental shield)는 낮은 Sm/Nd 비로 인해 매우 낮은 εNd 값(~-40)을 보인다(Frank 2002).
암석들의 고유한 εNd 값은 강물이나 바람 등을 통해 해양으로 전달되며, 주변 퇴적물과 해수의 εNd 값을 결정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 이는 암석 풍화 과정에서 동위원소 분별과정(fractionation)이 일반적으로 크지 않고(e.g., Goldstein et al. 1984), 해수에서 네오디뮴의 체류 시간(residence time)이 해수의 혼합 시간에 비해 짧기 때문이다(Tachikawa et al. 1999). 실제로 전지구적 규모에서 퇴적 분지별 퇴적물 및 해수의 εNd 값은 주변 지괴의 고유한 εNd 값을 잘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Tachikawa et al. 2017; Robinson et al. 2021). 일례로 환태평양 조산대에 둘러싸인 태평양 지역에서 채취한 퇴적물과 해수는 오래된 대륙순상지의 영향을 받는 북대서양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εNd 값을 보인다(Tachikawa et al. 2017). 이러한 특징을 바탕으로 네오디뮴 동위원소 비는 고환경 연구에서 퇴적물과 해수의 기원을 추적하는 지시자로서 과거 대륙 풍화 양상 변화(e.g., Horikawa et al. 2015; Jang et al. 2021) 또는 과거 해수 순환 변화(e.g., Rutberg et al. 2000; Jang et al. 2013, 2017)등을 파악하는 데 널리 활용되고 있다.
앞서 기술 하였듯이, 네오디뮴 동위원소를 활용한 고환경 연구는 풍화과정에서 동위원소 분별과정이 매우 작은 것을 전제로 진행되었다(e.g., Goldstein et al. 1984). 하지만 풍화산물인 용질(solute)의 εNd 값이 지역 환경에 따라 모암(bedrock)의 εNd 값과 유의미하게 다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극지방 강물 및 토양 연구 등을 중심으로 보고되었다(Öhlander et al. 2000; Andersson et al. 2001; Hindshaw et al. 2018). 암석내 반응성이 큰 특정 광물이 선별적으로 용해되는 차별적 풍화(incongruent weathering)가 용질과 모암 간의 εNd 디커플링(decoupling)을 유발한다는 해석이다. 풍화 양상에 따른 동위원소 분별 가능성은 과거 해수의 네오디뮴 동위원소 자료를 해석할 때 당시 해수로 유입되는 용질의 εNd 값에 대한 추가적인 고찰이 요구된다(e.g., Hindshaw et al. 2018).
최근 Jang et al. (2020)은 빙하 침식 과정이 암석내 반응성이 큰 광물을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며 차별적 풍화 양상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e.g., Vance et al. 2009; Süfke et al. 2019), 극지방 피오르드에서 획득한 퇴적물 내 네오디뮴 동위원소 비 분석을 통해 과거 빙하 거동을 추적하는 방법을 제안하였다. 풍화산물이 직접적으로 다량 유입되는 피오르드의 특성을 바탕으로 용질과 모암 간 εNd 디커플링 정도를 퇴적물 내 성분별 네오디뮴 동위원소 비 차이(∆εNd = 자생성 εNd - 쇄설성 εNd) 로 추적하는 방법이다. ∆εNd 값을 활용한 빙하 거동 추적 연구는 북극 스발바르 중부 및 북부 피오르드에서 획득한 코어 퇴적물에 적용되어 과거 마지막 후빙기 이후 스발바르 빙하 확장 시기를 성공적으로 규명하며 해당 지시자의 가능성을 입증하였다(Jang et al. 2020, 2021).
3. 실험 방법
네오디뮴 동위원소 비를 활용한 고환경 연구는 해양 퇴적물 내 자생성분과 쇄설성분에서 분석된 결과를 바탕으로 수행되었다. 자생성분은 퇴적 이후 해수로부터 직접적으로 침전되는 철망간산화물(Fe-Mn oxide)기반의 물질로 자생성 εNd 값은 퇴적 당시 주변 해수의 εNd 값을 대변하는 수괴의 지시자로 활용된다. 대양의 심해 분지에서 시추된 퇴적물에서 분석된 자생성 네오디뮴 동위원소 비는 전지구적 열염순환 변화(e.g., Rutberg et al. 2000) 또는 중층수 및 심층수 형성 사건(event)(e.g., Jang et al. 2013, 2017) 등을 복원하는 데 활용된다. 극지방 피오르드 등 연안해역에서 획득한 퇴적물의 자생성 εNd 값은 육상으로부터 유입되는 용존성 풍화산물을 대변하며, 쇄설성 εNd 값과 비교함으로써 빙하 거동 양상을 복원할 수 있다(e.g., Jang et al. 2020, 2021). 반면, 퇴적물 내 쇄설성분은 육성 기원의 규산염 기반(silicate-bound) 물질로 퇴적물의 기원지 변화를 복원하는 데 널리 활용된다. 극지방 퇴적물 기원지 변화는 주로 빙하 거동과 높은 관련성이 있기 때문에 주변 빙하 분포를 추정하는데 활용성이 있다(e.g., Horikawa et al. 2015; Jang et al. 2021).
퇴적물에서 자생성분과 쇄설성분을 각각 추출하는 방법은 화학적 순차적 분리법(chemical sequential extraction)을 따른다(Fig. 2). 특정 성분을 획득하기 위하여 화학물질을 반응성이 낮은 순서로 첨가하는 방법으로 기존에는 각각 아세트산과 염화 마그네슘(MgCl2) 등을 첨가하여 탄산염과 이온교환(exchangeable) 성분을 제거한 후, 하이드록실아민수화염화물(hydroxylamine hydrochloride; 이하 HH 용액) 등 환원제가 가미된 중화된(buffered) 아세트산을 활용하여 자생성분을 추출하였다(e.g., Gutjahr et al. 2007). 초기 이러한 분리 과정을 통해 획득된 자생성 εNd 값은 해수의 εNd 값 또는 유공충이나 어류 이빨 등 생물기원 물질의 εNd 값과 분석 오차 범위 내에서 일치하며, 퇴적 당시 해수의 εNd 값을 잘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e.g., Rutberg et al. 2000; Horikawa et al. 2010). 하지만 다양한 지역에서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해당 연구방법 적용 시 자생성분 추출 과정에서 반응성이 높은 쇄설성 퇴적물(e.g., volcanic materials)이 용해되는 사례들이 꾸준히 보고되었다(e.g., Roberts et al. 2010; Wilson et al. 2013; Blaser et al. 2016; Jang et al. 2017). 이러한 침출 과정 중 오염 과정을 피하고자 최근에는 탄산염 제거(decarbonation) 과정을 생략하고 퇴적물에 소량의 HH 용액을 최소로 반응시키는 방식이 주로 활용되었다(e.g., Wilson et al. 2013; Blaser et al. 2016; Jang et al. 2017, 2018).
퇴적물 내 쇄설성분은 실험적으로 자생성분이 완전히 제거된 상태로 정의된다. 이를 위하여 자생성분이 추출되고 남은 잔여퇴적물에 다량의 HH 용액을 첨가하여 자생성분을 완전히 제거하는 과정을 거친다(e.g., Jang et al. 2018). 획득한 쇄설성 퇴적물은 크게 두가지 방법으로 용해할 수 있다. 불산이 첨가된 산혼합물을 고온·고압 환경에서 녹이는 방법(acid digestion)이 전통적으로 활용되며(e.g., Horikawa et al. 2015), 수산화나트륨(NaOH)과 과산화나트륨(Na2O2)을 초고온에서 반응시키는 알칼리 융해법(alkaline fusion)이 대체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다(Bayon et al. 2009)(Fig. 2).
확보된 자생 및 쇄설 성분들은 이후 컬럼 크로마토그래피(column chromatography) 방법을 통해 순수한 네오디뮴으로 걸러진다. 일반적으로 양이온 교환 레진(cation exchange resin), TRU 레진 및 Ln 레진 등을 순차적으로 활용하여 네오디뮴을 주변 매트릭스(matrix)로부터 분리하며, 시료와 실험 환경에 따라 특정 단계를 생략할 수도 있다(Pin and Zalduegui 1997). 컬럼분리가 완료된 네오디뮴은 열이온화질량분석기(Thermal Ionization Mass Spectrometer) 또는 다중검출 유도결합플라즈마 질량분석기(Multicollector-Inductively Coupled Plasma Mass Spectrometer) 등을 활용하여 동위원소 비를 분석한다. 전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정밀한 분석이 가능하지만, 후자에 비해 소요되는 시간과 경비가 상대적으로 큰 단점이 있다.
4. 적용 사례
쇄설성 εNd 기반 북극 스발바르 북부 빙하 거동 복원
퇴적물 내 쇄설성분에서 분석된 네오디뮴 동위원소 비는 퇴적물 기원지를 추적하는 지시자로서 북극해(e.g., Bazhenova et al. 2017)는 물론 태평양(e.g., Horikawa et al. 2015), 대서양(e.g., Grousset et al. 1988), 인도양(e.g., Khim et al. 2020; Seo et al. 2022) 그리고 남빙양(e.g., Wilson et al. 2018) 지역 등 전 대양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쇄설성 εNd은 잠재적인 기원암들 간 εNd 값들이 명확히 구분되는 경우 범용성이 크며, 북극해의 경우 북극해를 둘러싼 주요 대륙인 북미와 유라시아 지역 내 주요 암석이 각각 대륙 지각과 맨틀 기원 암석으로 대조적인 εNd 값을 갖기 때문에 쇄설성 εNd을 활용한 퇴적물 기원지 복원이 용이하다. Hillaire-Marcel et al. (2013)은 중앙 북극해 코어퇴적물에서 쇄설성 εNd 값을 분석하여 영거 드라이아스(Younger Dryas) 동안 εNd 값이 -13까지 감소하는 것을 관찰하였으며, 북미 대륙 주요 암석의 낮은 εNd 값 등을 토대로 해당 시기 북미 지역으로부터 다량의 융빙수가 북극해로 유입되었다고 제안하였다. Fagel et al. (2014)은 서북극해 지역에서 과거 25만년의 쇄설성 εNd 분석 등을 통해 빙하기에 비해 간빙기/해빙기(deglaciation) 동안 북미 대륙으로부터 퇴적물 유입이 증가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이후 수행된 쇄설성 εNd에 기반한 연구들은 대체적으로 해당 가설에 부합하는 결과를 보였지만(e.g., Bazhenova et al. 2017; Ye et al. 2022), 고해상도 연구 또는 긴 시간 범위의 연구에서는 예외 사항들도 관찰되었다(e.g., Dong et al. 2020; Xiao et al. 2021).
북극해 분지 연구에 더하여 본 절에서는 북극 스발바르 군도(Svalbard archipelago) 비데피오르드 북부 대륙붕 지역에서 시추된 중력코어퇴적물 HH17-1085-GC (80.274°N, 16.211°E, ~322 m 수심, 462 cm 길이)에서 분석한 쇄설성 εNd을 이용하여 과거 16,300년 동안 스발바르 북부 주변 빙하 거동을 복원한 연구를 보다 자세히 소개한다(Fig. 1b). 이 연구 결과는 Jang et al. (2021)에 의해 발표되었다. 북위 74도에서 81도에 위치한 북극 스발바르 군도는 빙하기/간빙기 주기에 따라 반복적으로 유라시아 빙상(Eurasian Ice Sheet)의 전진과 후퇴를 겪었다. 마지막 최대 빙하기(Last Glacial Maximum; 약 26,500~19,000년 전 from Clark et al. 2009)에는 스발바르군도와 주변 대륙붕은 빙하로 완전히 덮혀있었으나, 이후 해빙기를 거치면서 약 10,000년 전인 홀로세 전기(early Holocene)에는 스발바르 육지까지 빙하가 후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Hughes et al. 2016). 스발바르 군도에는 고원생대(Paleoproterozoic)부터 신생대(Cenozoic)에 이르는 연령의 화성암, 퇴적암 및 변성암 등 다양한 암석이 분포한다(Dallmann and Elvevold 2015). 스발바르 북부의 경우, 비데피오르드 서쪽의 데본기 구적색사암(Devonian Old Red Sandstone), 동쪽의 원생누대 변성암, 그리고 스발바르 북동쪽 노르아우스틀라네(Nordaustlandet) 섬의 신원생대, 페름기 및 석탄기 암석 등이 분포한다. 각 지역의 대표 암석들은 순서대로 -13~-14(Jang et al. 2020), -18~-25(Johansson et al. 1995; Johansson and Gee 1999) 그리고 -7~-13(Johansson et al. 2000, 2002)의 고유한 εNd 값으로 구분된다(Fig. 1b). 따라서, 스발바르 북부 대륙붕 퇴적물 내 쇄설성 εNd 값의 변화는 각 지역으로부터 유입되는 퇴적물의 상대적인 변화 양상과 함께 이와 관련된 해당 지역 내 빙하 거동 양상을 추적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
코어 HH17-1085-GC에서 분석된 쇄설성 εNd 값은 -14.5에서 -12.3 사이에서 변화한다(Fig. 3). 최저 -14.5까지 낮은 εNd 값들이 16,300~15,000년 전 사이에 퇴적된 엽리구조를 갖는 머드 퇴적상(laminated mud facies)에서 확인되고, 15,000~12,100년 전 사이 퇴적된 희미한 엽리구조를 갖는 머드 퇴적상(weakly laminated mud facies)에서 εNd 값이 최대 -12.8까지 증가한다. 이후 퇴적된 괴상질 머드(massive mud)와 생흔 사질머드 퇴적상(bioturbated sandy mud facies)에서 분석된 εNd 값은 평균 -13.4 ± 0.1(1 SD, n = 11)으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
코어 HH17-1085-GC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잠재적인 퇴적물 기원지가 3가지 이상이기 때문에 쇄설성 εNd 값만 활용하여 기원지를 유추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Jang et al. (2021)은 노르아우스틀라네 섬 암석에 돌로마이트(dolomite) 광물이 풍부한 것(Kunzmann et al. 2015)에 착안하여, 광물조성 분석을 병행하여 기원지 추적의 추가적인 수단으로 활용하였다. 엽리구조를 갖는 머드 퇴적상에서 돌로마이트 함량이 가장 낮고, 상부 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것을 고려하여(Fig. 3), Jang et al. (2021)은 16,300~15,000년 전 퇴적물이 스발바르 서북부 데본기 구적색사암층으로부터 주로 기원한 것으로 해석하였다. 퇴적물 내 쇄설성 εNd 값이 데본기 구적색사암에서 분석한 값과 매우 일치하며, 퇴적물의 붉은 색상도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한다. 빙하 후퇴 과정에서 빙하 인접부에 형성되는 융빙수 플룸(meltwater plume)으로부터 부유 물질(suspended material)이 침전(settling)되며 엽리(lamination) 구조를 형성한 것으로(Ó Cofaigh and Dowdeswell 2001), 해당 시기 스발바르 북서부 대륙붕 지역까지 분포했던 스발바르-바렌츠 해 빙상(Svalbard-Barents Sea Ice Sheet)이 서서히 후퇴한 결과로 해석되었다(c.f., Jang et al. 2023a)(Fig. 4). 반면, 15,000~12,100년 전 증가하는 쇄설성 εNd 값 돌로마이트 함량은 같은 시기에 스발바르 동북부 노르아우스틀라네 섬으로부터 퇴적물 유입량이 상대적으로 증가한 것을 반영하며, 점차 흐려지는 엽리구조는 빙상이 대륙붕 지역에서 피오르드 내부로 후퇴한 것을 지시한다(c.f., Jang et al. 2023a)(Fig. 4). 12,100년 전 이후, 퇴적물 기원지 변화는 거의 없고 엽리구조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홀로세 전기와 중기에 스발바르 피오르드는 물론 육상까지 빙하가 후퇴한 결과로 해석하였다(Hughes et al. 2016; Farnsworth et al. 2020)(Fig. 4).
쇄설성 εNd은 퇴적물 기원지를 추적하는 매우 유용한 수단으로써 극지방에서 빙하 거동을 파악하는 데 그 활용성이 높다. 그러나 해당 지시자를 적용하기에 앞서 주변 퇴적물 기원지의 εNd 값에 대한 사전 조사와 연구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3개 이상의 잠재적 기원지가 있는 경우 추가적인 지시자 활용이 필수적이다. 본 사례에서 소개한 것 같이 광물조성을 비롯하여 원소 농도, 탄산염 함량, 스트론튬(Sr) 또는 납(Pb) 동위원소 비 등이 활용될 수 있다(e.g., Ye et al. 2022).
자생성 εNd 기반 북극해 융빙수 유출 사건 추적
해수 기원지를 추적하는 지시자인 퇴적물 내 자생성 εNd 은 Rutberg et al. (2000)에 의해 그 유용성이 최초 보고된 이래 북극해(e.g., Haley et al. 2007; Jang et al. 2013)를 비롯하여 태평양(e.g., Horikawa et al. 2010), 대서양(e.g., Böhm et al. 2015), 인도양(e.g., Piotrowski et al. 2009) 그리고 남빙양(e.g., Scher and Martin 2004) 등 전 대양에서 활용되고 있다. 북극해에서는 중앙 로모노소프 해령(Lomonosov Ridge) 시추코어퇴적물 PS2185(87.532°N, 144.382°E, ~1,051 m 수심)에서 자생성 εNd 값을 분석하여 과거 1,500만년 동안의 북극해 중층수(Arctic Intermediate Water) 성분 변화를 복원한 연구가 최초 사례이다(Haley et al. 2007). Haley et al. (2007)은 분석한 자생성 εNd 값의 변화에 대하여 중앙 북극해로 유입되는 북대서양 해류와 유라시아 대륙의 풍화산물 간의 상대적인 유동량 변화로 해석하였다. 특히 과거 1,500~200만년 전 대부분 시기와 최근 200만년 동안 빙하기에 관찰된 높은 εNd 값에 대해 유라시아 빙상 발달 과정에서 유출된 현무암질 기원의 풍화산물이 염수형성(brine formation) 과정에서 북극해 중층수까지 도달한 결과로 해석하였다.
보다 자세한 연구 사례로서 서북극해 멘델레예프 해령(Mendeleev Ridge)에서 획득한 박스코어퇴적물 PS72/410-1(80.506°N, 175.740°W, ~1808 m 수심, 39 cm 길이)에서 분석한 지난 76,000년 동안의 자생성 εNd 변화를 통해 3차례의 융빙수 유출 사건을 밝힌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자 한다(Fig. 1). 이 연구 결과는 Jang et al. (2013)에 의해 발표되었다. 북극해는 북미와 유라시아 대륙 및 그린란드로 둘러싸인 지중해 형의 바다로, 베링해협과 프람해협을 통해 각각 북태평양 및 북대서양과의 해수 교환이 일어난다. 코어가 채취된 수심 1800 m의 해수는 오늘날 북극 심층수(Arctic Deep Water)로 구분되는데, 해당 수괴는 주로 프람해협으로부터 유입되는 북대서양 해수와 함께 해빙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높아진 밀도에 의하여 침강되는 염수(brine formation)가 일부 혼합되며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udels 2012). 오늘날 서북극해 캐나다 분지와 마카로프(Makarov) 분지의 심층수 εNd 값은 -11.0과 -10.5 사이로 측정되며(Porcelli et al. 2009), 이는 북극해로 유입되는 북대서양 해수의 εNd 값인 -10.8과 잘 일치한다(Andersson et al. 2008)(Fig. 1a) 반면, 베링해협을 통해 유입되는 북태평양 해수의 값은 -6에서 -4 사이의 범위를 보이며 북극 심층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값을 보인다(Dahlqvist et al. 2007)(Fig. 1a). 북태평양 해수는 상대적으로 수심이 얕은 베링해협(~50m)을 통해 유입되는 표층수로 오늘날 서북극해 심층수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그 밖에, 북미 지역의 메켄지(Mackenzie)강, 유라시아 지역의 콜리마(Kolymer)강, 레나(Lena)강, 예니세이(Yenisei)강 및 오비(Ob)강 등 여러 강을 통해 담수가 북극해로 유입되며 이들은 각각-13, -6, -14, -5 그리고 -6의 εNd 값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Porcelli et al. 2009; Zimmermann et al. 2009)(Fig. 1a).
과거 76,000년 동안 코어 PS72/410-1에서 분석된 자생성 εNd 값은 -12.5에서 -8.6 사이에서 분포하며 평균값은 -10.2 ± 1.7(1 SD, n = 39)로 계산된다(Fig. 5). 현생 퇴적물로 예상되는 코어 최상부에서 분석된 자생성 εNd 값(-10.6)은 서북극해 북극 심층수의 εNd 값과 일치하며 해수의 값을 잘 반영한다. 51,000~46,500년 전, 39,000~35,000년 전, 그리고 21,000~13,000년 전 등 총 3차례 동안 자생성 εNd 값의 특징적인 피크들이 관찰된다. 51,000~46,500년에는 자생성 εNd 값이 평균값에 비해 높은 반면, 다른 두 차례 시기에는 낮은 자생성 εNd 값을 보인다(Fig. 5).
51,000~46,500년 전 상승하는 자생성 εNd의 경우, 북태평양 해수, 콜리마강으로 대표되는 동시베리아 지역 융빙수 그리고 예니세이강과 오비강으로 대표되는 서시베리아 지역의 융빙수 등이 심해분지로 유입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한편 Jang et al. (2013)은 해당 시기에 해수면이 50 m 이상 하강하였기 때문에 북태평양 해수 유입 가능성을 배제하였다(Hu et al. 2010). 또한 오늘날 서시베리아로부터 북극해로 유출되는 네오디뮴 연간 유출량(annual flux)이 동시베리아에 비해 7배 이상 높은 것을 근거로(the PARTNERS project (http://arcticgreatrivers.org/date.php) for Nd concentrations; Milliman and Farnsworth 2011 for mean annual discharge), 서시베리아 지역의 융빙수 유출을 51,000~46,500년 전 자생성 εNd 값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제시하였다. 실제로 60,000~50,000년 전 서시베리아 지역은 유라시아 빙상에 의해 완전히 덮여 있었고(Svendsen et al. 2004), 그 과정에서 최소 50,000 km3 규모의 얼음댐 호수(ice dammed lake)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Mangerud et al. 2004). 오늘날 예니세이강과 오비강의 높은 εNd 값과 현무암질로 구성된 서시베리아 지역 지괴(Putorana Plateau; εNd ~2 from Sharma et al. 1992)를 고려할 때, 50,000년 전 거대 빙상의 후퇴와 함께 붕괴된 얼음댐 호수로부터 유출된 담수가 북극해 표층수의 높은 εNd 값을 야기하였을 것으로 유추된다(Jang et al. 2013). 염수형성(e.g., Haley et al. 2007) 과정 또는 퇴적물이 풍부한 밀도류(sediment-laden hyperpycnal flow; e.g., Aharon 2006) 등을 통해 표층수가 침강하면서 최종적으로 심층수의 담수화를 유발하였던 것으로 해석된다(Jang et al. 2023b). 함께 분석된 부유성 유공충의 낮은 산소 동위원소 비(Jang et al. 2013)와 이후 동일 코어에서 분석된 자생성 탄산염의 낮은 마그네슘 함량 역시 해당 시기 북극해 담수화 가능성을 뒷받침한다(Jang et al. 2023b)(Fig. 5).
낮은 자생성 εNd 값이 나타나는 39,000~35,000년 전과 21,000~13,000년 전에는 앞에서 설명한 사례와 다르게 메켄지강으로 대표되는 북미 지역과 레나강으로 대표되는 유라시아 지역으로부터 유출되는 융빙수가 기원지가 될 수 있다(Jang et al. 2013). Jang et al. (2013)은 39,000~35,000년 전 시기에 함께 관찰되는 급격한 무기탄소 함량 증가와 함께 육안으로 관찰되는 하얀색 돌로마이트 파편 등을 근거로(Fig. 5), 해당시기 북미 지역에 분포하였던 로렌타이드 빙상(Laurentide Ice Sheet)으로부터 다량의 융빙수가 북극해로 유출되었을 것으로 제안하였다. 북극해 코어 퇴적물에서 간헐적으로 관찰되는 하얀색이나 분홍색 돌로마이트는 주로 캐나다 북극 군도(Canadian Arctic Archipelago)의 뱅크섬과 빅토리아 섬(Banks and Victoria islands)으로부터 유래된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Stein et al. 2010). 반면 21,000~13,000년 전 사이에 관찰되는 낮은 자생성 εNd 값은 시기적으로 하인리히 사건(Heinrich event) 1 또는 영거 드라이아스 동안 북미 로렌타이드 빙상으로부터 유출된 담수에 의한 영향으로 해석될 수 있다(e.g., Hemming 2004; Murton et al. 2010; Not and Hillaire-Marcel 2012). 다만, 돌로마이트 파편이 발견되지 않고 탄산염 피크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Fig. 5).
융빙수 유출 사건 이외에도 자생성 εNd은 남빙양 또는 북대서양 해역에서 빙하기/간빙기 동안 전지구적 열염순환의 세기 변화를 추적하거나(e.g., Rutberg et al. 2000; Böhm et al. 2015), 베링해 해역에서 북태평양 중층수와 심층수 형성 시기를 규명하는(e.g., Horikawa et al. 2010; Jang et al. 2017, 2018) 등 고환경 연구에 있어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신뢰성 있는 자생성 εNd 값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시료에 적합한 실험 방법 정립이 필요하다(Jang et al. 2017). 또한 보다 정확한 해석을 위해서는 해수로 유입되는 용질의 εNd 값이 풍화 양상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는 점(Jang et al. 2020, 2021)과 본 논문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후기 속성 과정에 의해 자생성 εNd 값이 변질될 가능성(Jang et al. 2018)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성분별 εNd 차이를 활용한 스발바르 빙하 거동 복원
고환경 연구 분야에서 네오디뮴 동위원소 비 활용 연구는, 일반적으로 암석의 풍화산물인 용존성 퇴적물이 모암의 값을 대변한다는 것을 전제하에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스발바르 강물 내 용존성 퇴적물과 모암 사이에 최대 5.5까지 εNd 값의 차이가 관찰된 것처럼(Hindshaw et al. 2018), 해당 전제에 대한 반대 사례가 실험실 및 현장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꾸준히 제기되어왔다(Öhlander et al. 2000; Andersson et al. 2001; von Blanckenburg and Nägler 2001; Dausmann et al. 2019). 이러한 상황에서 Jang et al. (2020)은 스발바르 암석(n = 18)과 피오르드 표층 퇴적물(n = 45) 내 성분별 네오디뮴 동위원소 비 분석을 통해 극지 환경의 풍화 과정이 네오디뮴 동위원소 거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 고찰하고 피오르드에서 획득한 코어 퇴적물 분석을 병행하여 시간별 네오디뮴 동위원소 거동 변화를 통해 과거 빙하 거동을 예측하였다(Fig. 1b).
활용된 암석 시료는 데본기에서 백악기에 고화된 사암, 셰일, 석회암, 고회암(dolostone) 등 퇴적암 16점과 원생누대 규암(quartzite)과 천매암(phyllite) 등 변성암 2점이다. 퇴적물 성분 추출 실험 방법과 동일하게 HH 용액으로 추출한 침출물(leached Fe-Mn oxide fraction)과 잔여물(silicate-bound residual fraction) 내 네오디뮴 동위원소 비를 분석하였다. Jang et al. (2020)은 HH 용액으로부터 획득된 암석의 침출물이 화학적 반응성이 큰(labile) 성분이라는 점을 토대로 이들을 자연환경에서의 쉽게 풍화되는(weatherable) 풍화성분이라 명명한 반면, 풍화에 대해 상대적으로 저항력이 있는(refractory) 규산염 광물 기반의 잔여물을 쇄설성분으로 명명하였다. 실험결과에 따르면 2개의 암석시료를 제외한 모든 경우에서 암석 내 풍화성분과 쇄설성분의 εNd 값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관찰되었다(Fig. 6). 이를 바탕으로 Jang et al. (2020)은 스발바르 지역에서 차별적 풍화과정이 일어날 때 모암과 용존성 풍화 산물 간에 동위원소 적인 분별과정이 발생할 수 있음을 제안하였다.
Jang et al. (2020)은 오늘날 스발바르 지역 내 차별적 풍화과정 발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딕슨피오르드(Dicksonfjorden, n = 8), 우드피오르드(Woodfjorden, n = 4), 이스피오르드(Isfjorden, n = 1), 템펠피오르드(Tempelfjorden, n = 1), 반미엔피오르드(Van Mijenfjorden, n = 2), 비데피오르드(n = 8), 그리고 호르준드(Hornsund, n = 21) 등 스발바르 피오르드 전역에서 확보한 표층 퇴적물에서 성분별 네오디뮴 동위원소 비를 분석하였다(Fig. 1b). 암석 분석 결과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경우에서 자생성 εNd 값이 쇄설성 εNd 값에 비해 높았으며 성분별 εNd 사이에 디커플링이 발생하였다(Fig. 6). 이러한 결과에 대해 저자들은 퇴적물 내 자생성 εNd 값이 육상으로부터 유입되는 용존성 풍화산물 이외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εNd 을 갖는 해수의 유입으로 1차적으로 해석하였다. 그러나, 일부 자생성 εNd 값이 해당 해수의 εNd 값(-11.6 < εNd < -10.6 from Laukert et al. 2017)에 비해서도 높게 나타나는 것을 근거로 스발바르 내 차별적 풍화과정이 발생하고 있음을 제안하였다. 스발바르 빙하침식이 암석 표면을 깎으며 반응성이 큰 광물을 공급해 차별적 풍화과정이 유발하였을 것이라는 해석이다(e.g., Vance et al. 2009; Süfke et al. 2019).
빙하침식이 차별적 풍화과정을 유발한다는 것은 퇴적물 내 성분별 네오디뮴 동위원소 비 차이(∆εNd) 변화를 통해 빙하거동을 추정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Jang et al. (2020)은 딕슨과 우드 피오르드에서 획득한 중력코어퇴적물 HH16-1202-GC (78.727°N, 15.310°E, ~87 m 수심, 274 cm 길이)와 HH12-964-GC (79.651°N, 13.755°W, ~173 m 수심, 334 cm 길이)에서 성분별 네오디뮴 동위원소 비를 분석하여, 과거 8,000년 동안 ∆εNd 값의 변동이 주변 빙하 거동을 잘 모사하는 것을 제시하였다(Fig. 7). 두 점의 코어퇴적물 모두에서 약 4,500년 전과 최근 1,000년 동안 ∆εNd 값이 증가하는 양상이 관찰되었는데, 이는 해당 시기 빙하확장으로 빙하침식 활동이 증가하면서 암석 표면을 깎아 반응성이 큰 광물이 풍부하게 공급되며 차별적 풍화가 강화된 결과로 해석되었다(Fig. 7)(Jang et al. 2020).
성분별 네오디뮴 동위원소 비 차이를 활용한 빙하 거동 복원 기술은 범용적으로 적용이 가능하고 추가적인 자료 없이도 빙하 거동의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여전히 성분별 네오디뮴 동위원소 비의 독립적인 활용을 통해 과거 해수 순환과 대륙 풍화 양상 등의 추가 정보를 확보할 수 있어 극지 고기후환경 연구 분야에서 활용성이 매우 크다. 비데피오르드 북부 대륙붕 코어퇴적물을 활용한 후속 연구에서도, 16,000년 전 북부 스발바르에 존재하였던 빙상이 후빙기 동안 최소 2번 이상 전진했던 증거를 최초로 제시하며 그 유용성을 증명하였다(Jang et al. 2021). 그러나 ∆εNd 지시자의 경우 자생성 εNd 내 육상 기원 물질의 높은 영향력을 기반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피오르드 등 연안 지역에서 보다 활용성이 있고, 육상에서 멀리 떨어진 심해분지와 같은 해역에서는 추가적인 지시자를 바탕으로 주변으로부터 유입되는 해수의 영향력을 최대한 배제할 필요가 있다.
5. 결 언
고기후학자들은 퇴적물, 빙하, 뢰스, 동굴 생성물, 산호, 그리고 나이테 등 지구역사와 함께한 자연시료에 내재된 다양한 기록을 물리, 생물, 화학 및 지질학적인 시각으로 해석하여 신뢰성을 획득하고 과거 기후환경을 복원한다. 과학적인 시각으로 해석된 자연시료 내 흔적들은 지시자로 불리우며, 과거 지구 현상을 복원하고 이해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활용되고 있다. 복잡하고 다양한 과거 기후환경변화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복원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지시자를 개발하고 검증할 필요가 있다. 본 리뷰논문에서 소개된 퇴적물 내 자생성분 네오디뮴 동위원소 비 역시 그 활용법이 소개된 이후(Rutberg et al. 2000), 해수순환의 지시자로서 많은 관심과 함께 널리 활용되면서 고해양 연구 분야에 많은 기여를 하였다(Böhm et al. 2015). 하지만 해당 지시자를 활용한 연구가 발전됨에 따라 실험과정 중 오염 가능성(Roberts et al. 2010), 후기 속성과정 중 초기 기록 변질 가능성(Jang et al. 2018), 그리고 풍화과정 중 동위원소적 분별과정 발생 가능성(Hindshaw et al. 2018) 등 다수의 예외 사례가 보고되면서 지시자로서의 완벽성이 훼손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속연구자들에 의해 실험 방법이 개선되고(Wilson et al. 2013), 보조 지시자를 함께 활용하는 방법이(Jang et al. 2018) 소개되며 해수순환의 지시자로서 자생성 네오디뮴 동위원소 비는 여전히 널리 활용되고 있다. 한편 내재하고 있는 단점을 반대로 활용하며 극지해역에서 빙하 거동을 추적하는 새로운 지시자로서의 활용법이 소개된 것처럼(Jang et al. 2020), 지시자 기반 고환경 복원 연구는 예외 사항과 함께 끝없는 도전을 받으며 개선되며 발전하고 있다. 본 리뷰논문에서 소개한 퇴적물 내 성분별 네오디뮴 동위원소 비의 활용법이 다양한 환경에서 적용되고 검증되어 보다 정확한 과거 기후환경 복원에 기여될 수 있길 바란다.